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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앞의 Tistory 백일장 응모 포스팅의 후속 포스팅이다. 혹시 이 포스팅을 먼저 읽게 되었다면 앞의 포스팅을 읽어 보길 바란다)

2007/09/21 - [킬크로그] - 나와 Tistory와의 인연을 더듬어 보면...

언젠가 한번 정리해서 올리고 싶었는데, 마침 Tistory의 이벤트를 핑계로 적어본다. 편의상 Tistory 서비스를 블로그라고 지칭하겠다. Tistory사 블로그를 대변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내게 있어서 블로그는 Tistory와 동격이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내 생활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블로그를 시작한지 만으로 1년 6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그 시간동안 블로그에 열중한 시간이 많았고, 블로그를 위해 많은 공부를 했었다. 또한 블로그를 통해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고, 많은 경험을 하게 되었다.

블로그를 하면서 가장 먼저 바뀐 내 생활은 디카의 활용이다. 이젠 어딜 움직여도 항상 디지털 카메라를 가지고 다닌다. 그리고 익숙하게 카메라를 들이대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나, 신기한 것을 보거나, 뭔가 주제를 생각해 두었던 대상을 보면 어김없이 내 손엔 디카가 쥐어져 있었다.

처음엔 어색했던 피사체를 향한 카메라 렌즈의 방향이 점점 대담해지고 있는 것을 느끼게 된다. 특히나 몇번의 해외출장에서 카메라 없이 어딜 다닌다는 것은 생각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많은 사진을 찍었고, 블로그에 소개했다.

또 하나의 변화라면, 주위에 있는 많은 것들에 관심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내가 모르면 남들도 모를 것이라는 생각이 어느 순간부터 자리잡았다. 그렇다보니, 내가 찾고 싶은 것에 집중하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조리있게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을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여러번하게 되고, 남들이 몰랐던 부분을 어떻게 설명하면 잘 이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Tistory를 사용하면서 주변 사람들과의 약속을 한 적이 있었다. 1년간 한번도 빠지지 않고 하루에 적어도 한개 이상의 포스팅을 하겠노라고 말이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해외출장 중에도 어렵게 연결된 인터넷으로 포스팅을 하곤 했었다. 그래서 마침내 올 4월 30일에는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

2007/05/02 - [킬크로그] - Mission Complete!

그리고, 연속 포스팅에 대한 부담이 사라지고 지난 8월말에 해외출장을 가면서 연속 포스팅은 중단이 되었다. 그것 또한 내게 의미있었다. 약속을 위해 1년간 포스팅을 진행했지만, 거꾸로 일종의 강박관념으로 자리잡기도 했었던 연속 포스팅에 대한 집착을 끊을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으니까.

내가 블로깅을 시작한지 이제 1년 6개월이 넘었지만, 그 사이에 블로그에 대한 열풍이 분것 같다. 이곳 저곳에서 블로거를 위한 행사들이 열리고 있고, 블로거들을 인정해 주는 곳들이 많이 생겼다.

올블로그나 블로그코리아 등 메타블로그 서비스들이 인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스타블로거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이야기와 논쟁으로 많은 이슈를 만들어 냈었다.

그런 블로거들의 움직임을 기존 언론이 합세하여 여론을 만든 일도 자주 있었고, 이젠 네티즌들을 대변하는 존재로서 블로거를 인정하기에 이른다.

나 또한 가끔 혼자 오해를 하면서도 주목받는 블로거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었다. 블로거에 순위가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나름대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의견에 동조해 주니 으쓱한 기분은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런 인기만으로 글을 쓴다는 것과 남을 비판한다는 것, 그리고 이를 이용하여 내 생각이 아닌 내 블로그의 이름으로 나가는 포스팅에 대한 부담 역시 적지 않았다.

그래서 나름대로 큰 사회적 이슈들에 대한 포스팅은 줄이기로 마음 먹었었다. 나 아니더라도 많은 블로거들이 포스팅을 하기 때문이다. 내가 원래 마음 먹었던 분야에 집중하는 것, 그리고 내가 정말 느끼고 있던 생각들을 계속 포스팅하는 길이 내겐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남들이 알아주는 블로거라는 것이 특별한 것은 아니다. 그것이 지위도 아니고, 특권도 없어야 한다.

올 2월달에 해외 전시회를 다녀오면서 적은 해외에 있는 한국식당에 대한 포스팅을 올린 적이 있었다. 그 글이 알려지고 약 1개월 뒤, 글과 관련한 논쟁이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내 주관적인 블로깅이 어떤 사람에게는 아주 진지하고 객관적으로 받아들여졌었던 것일까.

2007/03/15 - [킬크로그] - 신뢰할 수 없는 어떤 댓글

비난을 했던 음식점을 옹호하는 댓글이 있었고, 대응을 하지 않을 수 밖에 없었던 내 입장 때문에 개인적인 소감이나 느낌을 적었던 글이 이렇게 다른 파문을 가져올지 몰랐기 때문이다.

2007/07/19 - [기술 & 트랜드] - 음식점 리뷰와 블로그 그리고 권력

나중에 이와 관련되어 포스팅도 하고 생각도 많이 해 보았다. 내가 원치는 않았지만, 어느 순간 내 글이 권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신중해야 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물론 개인적인 블로그가 권력이 될 수는 없지만, 관련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내 포스팅은 그들에게 진실로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나도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다만, 지금도 음식이나 맛에 대한 평가나 음식점에 대한 이야기는 내 주관이라는 관점하에서 계속 포스팅으로 남기고 있다.

요즘같은 때에는 블로그를 운영하면 그와 관련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다. 행사에 초청을 받는다거나, 글과 관련되어 주목을 받거나, 비난을 받거나 하는 일 등 여러가지 일들이 있다.

나도 그 예외는 아니어서 몇 번의 초대에 응하여 행사도 참석해 보았고, 블로그를 매개하여 다른 블로거들과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다. 나이가 조금씩 먹어가면 인맥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기 때문에 이런 모임에는 가급적 꼭 나가려는 내 입장도 있었다.

애드센스를 비롯한 블로그와 광고수익에 대한 내 입장도 나름대로 결정했다.

처음에 블로깅을 시작했을 때 생각이 변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광고를 붙이지 않겠다는 결심을 했다. 광고를 블로그에 붙이는 것이 나쁘다는 생각은 절대 아니다. 그리고 나쁘지 않게 본다.

다만, 광고를 붙이게 되면 수익에 신경을 쓰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광고를 위한 포스팅이 자연스레 생길까 하는 기우에서 아예 그 원천을 차단하겠다는 것이 내 결심의 핵심이다.

지금이라도 이 블로그에도 광고를 붙인다면 얼마나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수익이 조금이라도 생길 것이다. 하지만, 광고를 위해 내 블로그를 방문하게 만들 일말의 이유라도 제공하면, 자유로운 블로깅이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 다른 한가지 이유는 광고로 인해 내 블로그가 복잡해 보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언젠가 마음이 바뀌어 나도 광고를 붙일 날이 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블로그에 수익을 위해 광고를 붙이고 싶지는 않다.

쓰다보니, 마치 블로그에 대한 넋두리를 한 것처럼 되었는데, 어찌 되었거나 한번은 정리했어야 할 티스토리와 내 생활에 대해 되돌아 보게 되어 의미가 있다.

혹, 지금이라도 블로깅에 대해 시작해보려는 사람이 있다면 권하고 싶은 것이 있다.

누구나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정리하는 것에 흥미를 가지고 있으며, 그런 능력은 자신도 잘 모르는 사이에 발전한다. 문제는 시작하느냐 그렇지 않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블로그로 남들과 아니면 자신 스스로와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망설이고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시작해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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