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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구 공평동 노보텔(옛 밀리오레) 오른쪽 골목에는 1969년 문을 연39년 업력의 유명한 냉면집이 하나 있다. 대구사람들에게 '강산면옥'만큼 유명한 집이 '부산안면옥'이다. 특히 나이드신 분들은 이 가게를 잘 알고 계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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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로 들어가는 길은 흡사 가정집으로 들어가는 뜰같다. 왼쪽엔 게시판 같은 시설이 있고, 오른쪽엔 대기 손님을 위한 간이 의자가 마련되어 있다. 손님이 많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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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은 제대로 활용되고 있다. 손으로 직접쓴 글씨와 사진을 오려붙여 만든 순수 손제작물이다. 각종 상식들과 재밋거리들이 적혀 있다. 옛날 분위기 물씬 풍기는데, 이 게시판은 기다리는 손님들이 덜 지루하라고 만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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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입구쪽엔 방탄막을 한 것같은 시설이 하나 있는데, 이 가게의 자랑인 육수를 만드는 육수통이 보인다. 소고기, 돼지고기의 사태 양지와 각종 잡뼈와 5년근 풍기인삼이 들어가서 계속 끓이고 있다고.

이 집의 중요한 포인트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온육수인데, 5년근 풍기인삼을 강조한다. 적절하게 간이 되어 있는 온육수가 이 집만의 자랑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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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게의 대표음식을 모형으로 전시해둔 것이다. 물냉면과 회비빔면(함흥식)이 주류이고, 수육과 만두국, 쟁반, 불고기 등이 같이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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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판 일명 차림표다. 가격이 올랐다. 냉면이 작년에 5,500원 하던것이 6,000원으로 올랐다. 돼지 제육과 소고기 수육도 있고, 만두국도 있다. 소주를 2,500원 받는 점은 다른 음식점과 다르다. 대부분 3천원 받는데 여긴 2,500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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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안면옥의 자랑이며, 이 가게만의 자랑이 바로 온육수다. 주전자에 담겨 나오는 온육수는 주로 여름철에 먹는 냉면과 함께 이상하리만큼 잘 어울린다.

5년근 풍기인삼과 각종 고기와 잡뼈, 채소를 넣어 끓인 것인데, 삼계탕 육수 국물같은 느낌도 들고, 약한 인삼향과 함께 걸쭉하면서도 한편으로 담백하다. 주전자에 담겨나오는 육수는 이미 간이 되어 있어서, 짠것을 싫어하는 분들에겐 약간의 부담이 된다. 대구 특유의 짠 맛이 좀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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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육이다. 제육은 살코기를 위주로 아주 담백한 맛을 낸다. 또 양 또한 푸짐하게 나오는 편이다. 이 정도 안주엔 술이 곁들여지기 마련인데, 술을 시키지 않았다. 냉면만 먹기엔 출출할 수 있으므로 제육이나 수육, 쟁반이나 불고기도 괜찮겠다.

밑반찬은 사진에 보이듯이 단촐하다. 그나마 제육때문에 새우젓, 양파와 간장, 김치가 더 나왔을뿐이지 무절임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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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비빔면(비빔냉명)이다. 면과 함께 뻘건 고추장과 오이 그리고 무, 계란을 올려 먹음직스럽게 가져왔다. 이 가게의 회비빔면은 함흥식이다. 따뜻한 온육수와 먹는 음식이 바로 회비빔면이다. 들어간 회는 홍어인것으로 추정되는데 정확하게는 모르겠다.

다른 냉면집에 비해 전반적으로 양은 많아 보인다. 늘 고기구워먹고 마지막에 나오는 냉면만 먹어봐서 그런지 냉면의 양은 상당히 많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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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물냉면이다. 회비빔면과 거의 다를바 없지만, 회비빔면에 들어가는 회가 빠지고 냉면육수와 고기 완자가 더 들어있다. 국물맛은 우리가 너무 인스턴트에 길들여 있는지, 약간 밋밋하다.

면발은 대체적으로 질기지 않다. 싸구려 빨래줄 냉면에 비하면 이 집은 아주 고급이다. 냉면집에 면발이 맛있어야 하는건 당연한 법. 가위로 자르지 않아도 먹을만하다.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아서 그런 것 같이 느껴지는데, 어른들은 이 국물을 좋아하신다고들 한다. 난 맛있는줄 잘 모르겠다. 사람에 따라서는 호불호가 가려질만하다. 사실, 온육수가 더 맛있다. 밥 말아먹고 싶은 충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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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홀은 2층으로 되어 있다. 1층과 2층이 계단으로 이어져 있다. 예전 오래된 건물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옛정취도 약간 느낄 수 있다. 2층엔 약 80석 정도의 자리가 준비되어 있고, 음식주문시 돈을 지불하는 선불제이다. 1층은 식사후 계산대에서 낸다.

주문하면 일층 주방에서 2층으로 음식운반 엘리베이터가 있다. 근데, 기계식이 아니라 종업원이 그냥 줄로 당겨서 올리고 내린다. 음식 올라가는 신호도, 그냥 퉁하고 한번 치면 올리고 내린다. 일하는 아주머니 운동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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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 가까이 되자 자리는 순식간에 차 버렸다. 일층엔 자리가 이미 다 차서 이층으로 손님들이 몰려왔다. 연령대룰 보면 젊은 사람도 꽤나 많이 오지만, 나이드신 어른들이 많이 찾아오신다. 조미료를 넣지 않은 옛 맛과 온육수 때문이라는 이야길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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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날 어른들 모시고 가면 좋을만한 냉면집이다. 입맛이 어른들에게 잘 맞다는 사실을 알면 된다.

입구 간판이 작기때문에 찾기가 혹 어려울 수 있지만, 2.28 공원 맞은편 노보텔(구 밀리오레)을 정면으로 보면 바로 오른쪽 골목 전봇대 옆이 입구이다.

PS. 모든 사진은 2048x1536 사이즈(3백만 화소)의 비키니폰으로 촬영하였다. 블로그에는 800x600 사이즈로 리사이징해서 올렸다. 참고로, 블로깅을 할 때 사용할 디카로서 손색이 없을 정도로 비니키폰의 카메라는 우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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