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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엔 돼지국밥이 흔하다. 전문점을 표방한 국밥집들은 어디서든 찾아보기 쉽다. 그만큼 이곳 사람들이 즐겨하는 음식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경상도를 벗어나면 돼지국밥을 찾기 힘들 것이다. 대신 순대국밥이 있을 것인데, 대구엔 순대국밥과 돼지국밥을 같이 취급한다. 즉, 돼지국밥을 하는 집이라면 순대국밥도 한다.

대구에서 돼지국밥집이 몰려있는 곳을 찾으라면 이젠 마땅히 알려줄 곳이 없다. 그나마 서문시장 근처 서성로에 '한때' 유명했던 돼지골목만 있을 뿐인데 이젠 이모식당, 8번식당, 밀양식당의 대표적인 3개 음식점만 남고 사라졌다. 그렇지만 이름난 돼지국밥집들은 대구 곳곳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다.

국밥집이 몰려있는 곳을 빼면 유명한 음식점이라고 알려진 곳은 달서구 용산동에 고령국밥, 남구 대명동 파크국밥이 있다. 그리고, 수성구 만촌동에 만촌 소문난 국밥이 있다.

원래 남부정류장 근처에 있다가 현재의 동원초등학교 근처로 옮겼다고 한다. 깔끔하게 새로 건물을 올려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음식점이 아닌 흔하디 흔한 보통의 음식점처럼 주차장을 갖춘 현대식 건물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

유명한 음식점들이 자리를 옮기는 일은 흔치않다. 특히 요리를 하는 부엌의 위치가 바뀌면 음식맛도 달라진다는 속설도 있고, 단골손님들을 위해서라도 위치는 잘 바꾸지 않는 편인데, 남의 집에 세들어 유명해지면 거꾸로 그 건물을 사거나 아니면 인근 다른 지역으로 가서 땅을 사고 건물을 새로 짓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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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15대 정도는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며 주차요원이 있다)

만촌 소문난 국밥은 후자의 경우에 든다고 볼 수 있겠다. 주택가가 밀집해 있는 지역 도로가에 있고, 너른 주차장과 음식점 내부는 개업한지 얼마되지 않은 것처럼 깔끔하다.

금요일, 점심보다 약간 이른 시간에 음식점을 찾았다. 12시 직전에 도착했는데, 12시를 조금 넘긴 시간이 되니 음식점 내부는 손님으로 가득찼다. 약 80석 정도의 비교적 넓은 편인데도 불구하고 어디서 알고 찾아오는지 손님들이 계속 밀어닥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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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맞을 준비가 되어 있었던지 자리에 앉기도 전에 반찬들이 나왔다. 이미 소문을 듣고 왔는데, 이집의 자랑으로 이야기 하는 부추김치(정구지김치)가 눈에 먼저 들어온다. 그외에 양념장, 새우, 고추, 마늘, 깍두기 김치는 어느 식당에도 기본 제공되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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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에서는 부추라는 표준어보다 '정구지'라는 말이 더 일반적이다. 정구지와 겉절이한 배추가 버무려져 있는 정구지김치는 어느 정도 숙성이 되어 있어서 약간은 시큼한 맛을 내는데, 돼지국밥과 곁들이면 돼지잡냄새를 없애주는 역할을 한다. 수육과 함께 쌈을 싸서 먹어도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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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육은 잘 삶아져서 비계가 있어도 노린내없이 구수한 맛이 괜찮았다. 암뽕도 처음 먹어 보았는데, 나름대로 오돌오돌한 맛이 괜찮았다. 상추에 수육을 얹고 새우와 정구지를 함께 하면 나름 괜찮은 맛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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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후 국밥이 나왔다. 뚝배기 그릇 아래에 깔린 것은 밥과 돼지수육이다. 그 위에 파를 썰어넣어 깔끔한 모양이다. 국밥의 국물은 뽀얗게 우려져 있다. 밀가루로 만든 것인지 사골인지는 먹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진한맛이 나는 것으로 봐서는 사골육수가 분명하다. 사람들의 입맛을 잡아두려면 인위적으로 만든 밀가루 사골육수는 금방 드러난다. 다른 돼지국밥집에 비해 국물이 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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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다대기라고 부르는 양념장을 풀어 얼큰하게 만들어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양념장없이 즐기는 분들도 많다. 새우를 넣어 간을 맞추면 구수한 국밥이 완성된다.

여기에 정구지김치를 곁들여야 제맛이 난다. 양념장대신 깍두기 국물을 넣어 먹는 방법도 있지만, 여기서는 부추김치를 얹어 먹어보길 권한다. 잘 익은 부추김치와 돼지수육이 만나면 잡냄새는 이미 없어진지 오래다. 물론 처음 나올때부터 돼지잡냄새는 없다. 돼지국밥의 기본은 돼지수육의 잡냄새를 제거하는 것이다.

허겁지겁 먹다보면 어느새 국물만 남는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려면 국물을 모두 마시면 된다. 진한 사골맛이 나기때문에 부담스럽지 않게 국물을 비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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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물가가 제정신이 아니지만 대구의 다른 평균적인 국밥에 비해서는 비싼편이다. 얼마전까지 4,500원을 받았는데, 이젠 5천원 받는다. 몇해전까지만 해도 4천원 받았다고 한다.

서성로의 돼지골목은 나이드신 분들이 많았던 반면에 이곳은 젊은 사람들이 많았다. 따라서 낮부터 소주잔 기울이는 손님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아무래도 깔끔하고 넓은 내부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또한 국밥집에 어울리지 않는 주차장도 한몫 했을 것이다.

부추김치를 곁들인 돼지국밥은 깔끔했다.

주소 : 대구광역시 수성구 만촌2동 1018-12번지
전화번호 : 053-755-4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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