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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하여 오전 11시 50분. 3시간 40여분이 조금 넘은 시간에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맑은 하늘은 아니었지만 후텁지근한 이곳 날씨와 바다가 함께 어우려져 있는 모습은 휴양지를 연상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홍콩도 어제까지는 제법 쌀쌀한 날씨를 보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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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대규모 관광객을 싣고 날아온 비행기의 수하물 작업이 한창이다. 오늘부터 열리는 홍콩전자전도 그렇지만, 홍콩은 우리나라 여행객들에게 좋은 관광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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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행을 이끌고 홍콩섬의 컨벤션센터로 이동하는 버스안에서 가이드는 홍콩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고 있다. 홍콩을 처음 찾은 내게는 천금같이 소중한 안내였으며 아주 유익한 시간이었다.

홍콩은 크게 공항이 있는 서쪽의 란타우 섬, 서울의 일산쯤에 위치한 신계지, 서울 강북에 해당하는 카오룽, 그리고 강남에 해당하는 홍콩섬의 4개 주요 지역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서울시와 모양이나 위치 및 역할이 비슷하다는 설명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홍콩에서는 두가지를 조심해야 한다고 한다. 첫번째는 독감이며 두번째는 질서지키기다. 홍콩독감은 독하기로 유명하다고 한다. 언젠가 홍콩독감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있다. 그만큼 독한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3개월은 지속된다는 소릴 한다.

습한 기후때문에 각종 시설물에는 항상 냉방을 한다. 결국 온도차에 따른 독감이 걸리기 쉬운데 한번 걸리면 오래가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감기조심을 하라는 부탁을 재삼 강조했다.

또 하나는 바로 질서지키기에 대한 주의였다. 싱가폴보다 오히려 엄격하다는 설명을 하며, 최근에 금연에 대한 지도와 단속이 강화되었다는 소식을 함께 전했다. 최대 홍콩달러 5,000 달러 우리돈으로 거의 100만원 정도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는 경범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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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서 볼 수 있는 휴지통, 여기서는 담배를 피울 수도 있다)

금연지역에 대한 표시는 빨간색으로 눈에 잘 띄게 해두었으니 절대적으로 잘 따르라는 주의를 주었다. 담배를 피지않는 내게는 큰 의미가 없었지만, 끽연자들에게는 큰 부담이 될만했다. 거리에서 담배 피는 것에 대한 제한도 곧 시행될 예정이어서 앞으로 담배를 피면 여러가지로 불리해질 것이라고 한다.

또 한가지는 바로 기초생활질서에 대한 것이라는데, 쓰레기 투기, 침뱉기 등 각종 위법행위에 대한 규제가 엄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외국인에 대한 구분을 두지 않고 엄한 법집행으로 인해 관광객들의 주의가 요망된다고 한다.

단순 경범죄로 벌금딱지를 받아도 재판을 받아야 하는 규정때문에 외국인들에게는 과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제주도보다 작은 땅덩어리에 700만명이라는 거대인구가 사는 이곳 홍콩에서는 법이 가장 중요한 버팀목이라는 소리엔 수긍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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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아보이는 아파트, 건물도색은 신경쓰지 않는다)

홍콩의 빌딩들은 대부분 높다. 인구밀도가 세계에서 아주 높은 수준에 들기 때문에 한정된 공간에서 인구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고층건물만이 답이기 때문이다. 50층 이하의 신축건물 허가가 나지 않는다고 하니 알만하다.

습한 기후로 인해 빌딩의 외벽 도색은 2년을 버티지 못하고 떨어져 나간다고 한다. 그래서 건물주인들은 도색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렇게 버티기를 7년하면 국가에서 건물주에게 도색비용을 지원한다고 한다. 그러니 더더욱 일부러 도색을 할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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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야경이 뛰어나다는 얘기를 하지만, 정작 낮에 홍콩의 이곳저곳을 다니면 신축 빌딩이 아닌 경우 대부분 회색이다. 바로 앞에 설명한 그런 이유로 오래된 빌딩들은 도색하지 않아서 우중충한 모습들만 볼 수 있다.

란타우섬을 출발하여 카오룽반도의 시내도로를 지나서 컨벤션센터가 있는 홍콩섬으로 가는 해저터널을 지날 때였다. 왜 다른 곳에는 반도와 섬을 잇는 수단으로 교량 건설이 일반적인데 왜 홍콩은 여러개의 해저터널을 두었을까 하는 의문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홍콩에는 태풍이 자주 지나간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이곳 사람들은 태풍을 상당히 두려워한다고 하는데, 태풍이 올라온다고 하면 일찍 퇴근하여 집에서 지낸다고 할 정도로 두려움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홍콩정부는 행정의 중심지인 홍콩섬과 카오룽을 해저터널로 연결하여 그런 두려움을 없애주려고 했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교량을 통한 이동보다는 해저터널이 나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고 한다. 또한 태풍이 지나갈 때는 모든 대중교통이 중단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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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전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도요다 택시)

700만 인구에 50만대 정도의 차량이 등록되어 있는 이곳 홍콩에는 비싼 차량 등록비(등록비만 차량가격의 120% 정도)와 각종 규제때문에 차량의 증가가 더디다고 한다. 그만큼 대중교통은 잘 발달되어 있다.

참고로, 홍콩은 영국의 지배를 받았기 때문에 차량의 교행방향이 영국과 같은 좌측통행이다. 일본과 동일하며 우리나라와 반대다. 차량의 운전석이 우리나라 차량의 조수석에 있다는 얘기다.

홍콩엔 물이 귀하고 전기가 흔하다. 마실 물이 귀해서 호텔에서도 물은 공짜로 제공하지 않는다. 차문화가 발달되어 있지만, 물은 구입해서 끓여야 한다. 대신 식당에서는 홍차, 보이차 등 중국차가 기본 제공되며 필요할 때마다 계속 리필된다.

크기가 작은 홍콩엔 발전소가 무려 8개나 있다고 한다. 원자력, 화력, 풍력, 조력발전 등 다양한 발전시설 덕분에 전기는 남아돈다고 한다. 하루종일 에어컨을 돌려도, 홍콩섬의 마천루에 펼쳐지는 야경에 소모되고도 남은 전기는 인근 본토의 심천에 판매한다.

경기침체로 인해 고통받는 가계를 돕기위해 홍콩정부는 벌써 몇달간 홍콩의 주택전기료를 받지 않고 있다고 한다. 무료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홍콩야경의 화려함 뒤엔 이런 이야기가 숨어 있다는 것을 알면 홍콩을 이해하는데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전시행사를 둘러본 저녁엔 홍콩 현지 식당에 들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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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입구엔 삼국지에 나오는 관운장(관우)의 상이 서 있고 향과 제문이 보인다. 도교를 믿는 사람이 많은 중국만의 특이한 문화다. 복과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믿음으로 가게문을 열거나 닫을 때, 특별한 일이 있을 때마다 예를 차려 복을 빈다고 한다.

가게 뿐만 아니라, 가정에도 심지어 관공서에서도 관운장의 상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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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식당에서는 물대신 차가 나온다. 차주전자에 담긴 것은 보이차다. 씁쓸한 맛이 일품인 보이차는 기름진 중국요리와 잘 어울린다. 차를 모두 마셔 더 달라고 할 때는 저렇게 주전자의 뚜껑을 열어두면 종업원이 와서 채워준다고 한다. 그런데 종업원이 바쁜 탓인지 채워주지 않아서 불러서 채워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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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명이 참석한 저녁자리에 펼쳐진 현지음식이다. 오른쪽에 밥그릇에 담긴 밥은 엄청 많았다. 흡사 시골 일꾼의 밥그릇 같았다. 중국식 탕수육, 김치, 돼지고기 호박볶음, 계란 햄 볶음, 마파두부, 깐풍기, 오리, 닭, 두부 구이 요리, 게살 계란 스프 등 푸짐한 음식이 나왔다.

식사를 마친 후 호텔근처의 생필품점에 들렀다. 홍콩정부가 2008년초에 와인 허브를 주창하며 와인과 맥주에 붙은 세금을 모두 없애버렸다. 덕분에 생필품점의 맥주와 양질의 와인들이 싼값에 진열되어 있었다. 유럽산 맥주의 경우 330ml 6병 패키지가 우리돈으로 1만원 정도였다. 와인도 국내의 1/3 가격 정도로 판매되고 있다. 여기엔 우리나라 맥주도 진열되어 있었다. 맥주뿐만 아니라 신라면과 새우깡도 판매하고 있었다.

오늘 하루동안 홍콩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다. 앞으로 4일을 더 머물 예정이어서 그 사이에 또 습득한 정보를 올려보도록 하겠다. 한국보다 한시간 늦기 때문에 시차는 거의 느끼지 못하지만, 홍콩의 첫날밤이 이렇게 흘러간다는 것이 마냥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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