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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성주군 경산리에는 성주읍민들의 취수원인 이천(伊川)이 흐르고 있다. 낙동강 지류로 성주군의 중심인 성주읍을 감싸듯이 흐르는 그리 크지 않은 천(川)이 흐르고 있다. 성주읍은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배산임수형으로 형성된 고을이다.

예전 성주읍은 영남의 큰 고을중 하나로 성주읍성(星州邑城)이 있던 곳이다. 지금은 성의 윤곽만 남아 있을뿐 그 흔적들이 모두 사라졌지만, 당시의 일부 성안에 존재하던 건물들과 성문, 연못 등의 유적들만 남아 있다.


성주읍성과 그아래로 흐르던 이천사이에는 자연 왕버들 나무로 된 숲이 하나 있다. 위치상으로는 서문쪽에 가까운데 풍수지리사상에 따라 인공적으로 조성된 숲이 있다. 성의 바깥쪽에 있다하여 '성(城)밖숲'이라고 부른다. 성밖숲은 1999년 천연기념물 403호로 지정되었다.

성밖숲 조성에는 전설이 하나 얽혀있는데, 조선 중기에 성주읍성 서문 밖 마을의 어린이들이 아무런 이유 없이 죽어가자 주민들이 지관에게 그 이유를 물으니, 마을의 족두리바위와 탕건바위가 서로 마주보고 있는데 중간 기점에 숲을 조성하면 재앙을 막을 수 있다라고 해서 밤나무 숲을 조성했다고 한다.


그러나 임진왜란 후 마을의 기강이 해이해지고 민심이 흉흉해지자 다시 밤나무를 베어 내고 왕버들을 심었는데 그때의 왕버들이 단일군락으로 계속해서 살아남아 군락을 이룬 곳이 바로 성밖숲이다. 따라서 현재 남은 57그루의 왕버들은 수령이 300~500년 된 고목(古木)들이다.

 


현재 성주군은 이곳을 보존하면서 산책공간과 생활 체육공간 및 야외시설 등을 갖추어 주민생활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참외축제 등 군의 각종 행사장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봄, 여름, 가을에는 성주군민들을 비롯한 인근지역 방문객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는 휴식공간으로 인기가 높다. 고목들 사이에 넓게 펼쳐진 그늘 아래서 자리를 깔고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한쪽에는 노인들이 모여 윷놀이 내기를 하고 있었다. 게임 결과에 따라 탄성이 나기도 했고 서로 힐난하는 소리도 들렸다. 한쪽에서는 막걸리를 드시는 노인분들도 보였다. 시원한 그늘 아래 친구들과 함께 하는 시간들이 즐거우신 모양이었다.


우리 가족도 집에서 준비해온 점심을 이곳에서 먹었다. 시원한 그늘 아래, 바람까지 시원해서 밥맛이 절로 났다. 어떤 가족은 아예 취사를 하기도 하고 고기를 가져와서 굽고 있었는데, 이런 지역에서는 금지된 행동이다.

특별히 이곳을 관리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는데, 원래는 나무아래 잔디밭으로 들어가는 것도 금지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나무 그늘 아래로 들어가는 정도의 편의는 제공하는 것으로 보였다.

숲속 산책로가 그늘에 비해 길지 않다보니 대부분의 방문객들이 나무 아래 그늘로 모여들었다. 햇볕을 피할 시설이 따로 준비되어 있었다면 아마도 천연기념물인 왕버들 숲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다.


성밖숲은 아이들, 집안 어른들과 함께 나와서 식사도 하고, 먹을 거리도 함께 하면서 근처 광장에서는 운동을 하거나 산책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

다만 제대로된 주차시설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 길가에 불법주정차를 할 수 밖에 없도록 해놨다는 점은 유일한 단점이다. 바로 근처 보건소나 서쪽편(경산교)에 일부의 주차면이 있었지만 몇 대 댈 수 없다. 차라리 동쪽의 경산2교쪽 아래 둔치 주차장은 넓게 조성되어 있으니 이곳에 차를 주차하면 될 것 같다.


성밖숲 입구에는 관리사무소와 매점이 들어서 있는 건물이 있고 바로 옆으로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는 화장실 건물이 있다. 그 앞으로는 가장 자태가 좋은 왕버들 나무 한 그루가 우뚝 서 있으며, 나무 주위로 벤치가 설치되어 있다.


나무에서 이천이 흐르는 방향쪽으로는 아스팔트로 포장된 인라인 스케이트장이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인라인을 즐기는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인라인스케이트장 오른쪽 옆으로는 농구골대가 있고 광장이 조성되어 있으며, 왼쪽으로는 잔디로 구성된 게이트볼 경기장이 있고, 운동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휴가철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아 보였다. 인근에 큰 휴양지가 없고, 내륙 깊숙한 곳에 위치한 성주의 특성상 성주군민이나 인근 대구나 구미, 김천, 고령 등지에서 찾는 사람들말고는 많이 오지 않을 것 같다.


특이하게 넓은 잔디밭에 마치 골프장처럼 깃대를 세워둔 게이트볼 경기장이 조성되어 있다. 나이드신 어른들과 경기 기록원으로 보이는 분이 함께 움직이며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성밖숲의 동쪽끝자락에는 각종 체육기구들이 설치되어 있었다. 다양한 운동이 가능하도록 돕는 기구들과 철봉, 구름사다리, 철봉, 안마기 등이 설치되어 있었다. 아침에 운동을 나오는 시민들을 위한 시설이다.


성밖숲 아래로 흐르는 이천은 이곳 성주읍민들의 상수원이다. 여기를 중심으로 취수를 하여 성밖숲 바로 옆에 있는 정수장으로 물이 보내진다. 이곳은 상수원으로 보호되는 지역이다. 그래서인지 물이 상당히 맑고 깨끗했다. 송사리들이 집단으로 몰려다니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하류쪽 근처 약 300~400 미터 지점에 축사가 있어서 상수원과 가깝다는 점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축사근처를 지나오는 지류가 만나는 곳도 근처에 있다. 냄새는 크게 나지 않았지만 기분은 그리 유쾌하지는 않았다.


성밖숲의 동쪽으로는 강변 둔치에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아마도 이곳에 주차를 하고 성밖숲을 방문하라고 만든 것으로 보이는데, 별도의 주차료는 없다. 다리를 중심으로 장터가 생겨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다리 아래에 피서를 나온 시민들도 많이 보였다. 이천은 물이 얕아서 가끔씩 사람들이 조개를 캐기 위해 들어가기도 했다.



성주에 가면 도로 옆으로 무수히 많은 하우스들을 볼 수 있는데, 대부분 참외 비닐하우스다. 성주참외는 아주 유명하다. 당도도 높고 맛도 좋은 것으로 소문나 있다. 이렇게 대부분 비닐하우스를 통해 재배되는 것들이 도시로 공급된다.

일요일 오후 근처 가까운 곳으로 나가자는 제안으로 급하게 찾아간 곳이어서 꼼꼼하게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대구 근처에 이런 장소가 있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가끔씩 들러볼만 하다.


대구의 서쪽 지역이라면 성서, 강창, 하빈면을 지나 30번 국도를 따라 자동차로 30~40분이면 도착할 수 있도록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으며, 차량 왕래도 많지 않아서 정체도 없다.

대구인근에 가볼만한 곳을 또 한 곳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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