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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9일 Eastman Kodak(이하 Kodak)은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신청(Chapter 11)을 냈다. 파산보호신청은 채무상환을 일시적으로 연기하고 회생절차를 밟는 과정을 말하는데, 이행 과정의 첫 단계로 디지털 카메라, 포켓 캠코더, 전자액자(Digiral Photo Frame) 생산을 상반기 중으로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초 2012년내에 중단할 예정이었지만, 보다 더 명확하게 상반기 중으로 소비자 디지털제품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소비자 디지털제품의 대표는 카메라와 포켓 캠코더, 잉크젯 프린터, 전자액자 등인데, 잉크젯 프린터를 제외한 나머지 제품생산이 상반기 중으로 중단된다.


그 외 프린팅 관련 비즈니스는 중단되지 않는다. Kodak은 이들 사업 부문의 라이선스 비즈니스도 계속된다고 밝히고 있어, 경쟁력이 떨어지는 개인 디지털기기의 생산과 판매만 중단하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린 것 같다. 이미 2005년부터 잉크젯 프린터 개발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했기 때문에 소비자 부문은 잉크젯, 특히 포토 프린터 분야로 집중될 것 같다.

컴팩트 디지털카메라와 포켓 비디오 카메라(캠코더)는 스마트폰과 직접적인 경쟁을 벌이고 있는 품목으로 Kodak 외에 다른 기업들도 고전하고 있는 분야다. 전자액자도 기대만큼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으며, 대체제인 타블렛과 디지털TV 시장의 성장, 저가 중국산 제품의 범람 등으로 경쟁력을 잃었다.

Kodak의 디지털카메라 생산중단은 아쉬움이 남는다. 디지털카메라의 원조가 Kodak이기 때문인데, 1969년 Bell Lab에서 개발한 전자 감응 센서를 채용하여 1975년 Kodak 엔지니어인 Steven Saason이 최초로 디지털카메라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비록 10만 화소의 흑백카메라였긴 하지만 디지털카메라 시대를 연 것은 Kodak이었다.


카메라 생산은 중단하더라도 이미 판매된 기기에 대한 유지보수 및 기술서비스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한다. 액세서리와 배터리 제품 역시 지속적으로 공급되며, 카메라는 기존 생산물량 재고소진 때까지 판매될 것인데, 아마도 할인 판매 형태가 될 것 같다.

Kodak은 앞으로 가정용 포토 프린터와 상업용 고속 잉크젯 프레스 기기, 워크플로 소프트웨어 및 패키징 솔루션 등을 미래 성장 비즈니스로 선택했다. 물론 특허 비즈니스 역시 계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지난 3년간 Kodak이 보유한 특허를 이용하여 받은 라이선스료만 19억 달러에 이를만큼 Kodak의 디지털 이미징 관련 특허는 막강하다.

2012/01/11 - 생존을 위한 Kodak의 선택

대표적인 소비자 디지털제품 생산 종료로 인하여 Kodak이 연간 절감할 수 있는 운영비는 약 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비즈니스 분리 작업에 약 3천만 달러가 소요될 것이라고 한다. 이와 관련된 감원 규모는 따로 밝히지 않았다.

카메라와 필름 사업으로 크게 성장한 Kodak은 1990년대 들어서면서 디지털 시대에 대한 대비가 늦어지면서 오늘의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미국 필름 시장에서 일본 기업인 Fujifilm의 공격을 받으며 잠시 주춤했고, 그 뒤로는 Canon, Sony 등으로부터 카메라 시장 공격을 받으면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 큰 원인이었다.

한편 Kodak의 파산보호신청은 미국에만 해당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해외 법인들은 파산보호신청과 무관하다. 재무적인 문제는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대표적인 소비자 디지털제품인 카메라와 캠코더 등의 판매에는 직접 영향을 받을 것이어서 사업 방향의 변화는 예상되는 편이다.

* 참고
http://www.kodak.com/ek/US/en/Kodak_Focuses_Consumer_Business_On_More_Profitable_Growth_Opportunities.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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