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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타워

교토여행의 허브는 교토역이다. 기차, 지하철, 버스, 택시 모두 교토역에서 가능하다. 어제는 교토의 동쪽과 남동쪽에 있는 기요미즈데라, 후시미이나리를 둘러봤으니, 오늘은 교토의 외곽이자 반드시 들러봐야 하는 북서쪽과 북쪽을 둘러보기로 했다.

교토를 오면 빠지지 않고 소개되는 곳은 기요미즈데라(청수사), 기온거리, 후시미이나리신사, 아라시야마, 킨카쿠지(금각사) 정도가 될 것 같다. 물론 이곳 말고도, 긴카쿠지(은각사), 니조성, 헤이안신궁, 니시키시장 등등 가볼 곳은 많다.

교토원데이버스 패스

한국에서 미리 구입한 교토원데이버스 패스를 사용하는 날이다. 교토버스요금이 230엔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600엔짜리 패스는 최소 3번 이상의 버스만 타면 본전을 뽑는다. 꼭 한국에서 구입하지 않더라도 교토역이나 관광안내소, 심지어 버스기사로부터 구입도 가능하다.

버스를 처음 탈 때 내리면서 발권을 하면 그 다음부터 버스를 타고 내릴 때는 버스기사에게 보여주기만 하면 된다. 처음 발권하면 당일 날짜와 시간이 찍힌다. 원데이버스 패스는 발권시점부터 24시간이 아닌, 당일 버스 마지막 운행시간까지만 가능하다.

C6 정류장

아라시야마를 먼저 가기로 했기에, 버스를 타러 갔다. 교토역 중앙출구에서 북쪽(교토타워 방향)으로 나가면 버스를 탈 수 있다. 교토의 거의 모든 버스가 이곳을 거치는 것처럼 정류장은 큰 편인데, 아라시야마로 가기 위해서는 C6 정류장으로 가면된다.

목적지는 아라시야마

교토원데이버스 패스와 함께 나눠주는 '지하철&버스 나비'라는 관광지도를 보면 가고 싶은 지역과 버스 번호 등이 나와 있다. C6 정류장에서 28번 버스를 타면 아라시야마까지 갈 수 있다. 걸리는 시간은 넉넉하게 1시간을 생각하면 된다. 원데이버스 패스만 아니었다면, JR(산인본선)을 탄다면 25분만에 갈 수 있다.(요금 240엔)

28번 버스는 북쪽으로 시내 중심가를 거쳐 서쪽 외곽으로 운행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시외곽이라 느껴질만큼 도로도 좁아지고 시골길로 가는 느낌을 받는다. 도로에 차는 많았지만 특별히 막히는 구간 없이 아라시야마로 갈 수 있었다.

 

아라시야마, 도게츠교, 치쿠린

도게츠교(도월교)

종점인 아라시야마역까지 갈 필요없이 도게츠교(도월교)가 보이면 내린다. 도게츠교는 아라시야마를 대표하는 풍광을 제공한다. 가츠라강이 흐르는 이곳은 오래전 이곳 사람들의 유원지였다고 한다. 지금도 교토시민들의 가장 즐겨찾는 유원지라고 한다.

도게츠교를 건너보는 건 기본이다. 더운 날씨였지만, 약한 강바람이 불었다. 도게츠교 부근 가츠라강은 바닥의 자갈이 보일 정도로 수심은 깊지 않으나 작은 제방(카도노 오오이) 위로는 유람용 배가 다닐 정도로 수량은 풍부했다.

제방은 신라 도래인 하타씨가 농사를 위해 만든 관개시설이라고 한다. 아래 하류쪽이 습지였으나 이 제방으로 인해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옥토가 되었다고 한다.

더운 날씨에 인력거도 성황이었다. 날씨가 화창한 걸 넘어 너무 무더웠기 때문에 걸어 다니기에는 힘들었다. 바람이라도 조금 불었으면 좋았을텐데...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둘러보는 곳은 도게츠교와 텐류지(천룡사) 그리고 대나무숲길인 치쿠린이다. 도게츠교를 중심으로는 이곳의 풍경을 즐긴다면, 그 다음은 대나무숲길 치쿠린을 가야한다. 텐류지 북쪽의 치쿠린은 일본에서도 이름 난 명소다. 영화배경에도 자주 나온다고 한다.

날씨는 더웠지만, 그늘은 다소 시원함이 느껴졌다. 바람이라도 불면 정말 운치있었겠지만, 바람은 불지 않았다. 봄, 가을 풍광이 기대되는 곳이다. 많은 사람들은 가족, 연인들과 함께 대나무숲길의 풍광을 스마트폰 카메라에 담기 바빴다.

천룡사의 정원이 유명하다고 알려져 있었으나, 더운 날씨와 한정된 시간 핑계로 그냥 지나쳤다. 치쿠린에서 가츠라강으로 걸어나왔다. 도게츠교까지 걸어가는 강가길도 운치 있었다.

지나는 길에는 많은 사람들이 들른다는 '아라비카 %' 커피집도 있었고, 인력거 차고(?)도 있었다.

다음으로 갈 곳은 킨카쿠지(금각사)였으나, 가는 길에 있는 닌나지(인화사)에 먼저 들르기로 하고 버스경로를 검색했다. 시영 11번 버스를 타면 된다고 했는데, 반대 경로로 탔다. 버스가 한참 가고 있을 때 Google Map을 보니 반대로 탔다는 것을 알게됐다.

거의 교토시청 근처까지 와서 다시 검색을 해서 시영 8번을 타면 근처로 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갈아탔다. 오전에만 이렇게 버스를 3번 탔으니, 원데이버스 패스는 제 값을 충분히 했다.

 

닌나지(인화사)

8번 버스 정류장 후쿠오지(복왕자) 신사 근처에 내려 길을 따라 우측으로 걸어가면 닌나지가 나온다고 되어 있었다. 나는 버스를 반대로 타게 했다는 원망을 들으며 또 이 더운 날씨에 걷게 했다는 원망도 함께 더해서 힘들게 닌나지로 걸어갔다. 이때가 벌써 점심시간이 다 된 즈음이었다.

닌나지 입구까지는 그리 멀지 않았다. 드디어 도착한 닌나지 인화사의 입구 삼문이다. 사찰의 입구 대문치고는 웅장하다는 느낌이었는데, 인화사의 인화(仁和)는 연호다. 느낌이 오는가? 바로 이곳은 왕실의 사찰인데, 888년 인화 4년 우다 천황이 건립한 절이다.

그 시절 일본의 왕실은 스님으로 출가하기도 했다는데, 인화사는 대대로 왕손이 주지를 맡은 왕실사찰이다.

우리는 우선 인화사를 들어가기 전에 아라시야마에서 한참을 걸었고, 또 버스를 잘못타는 실수까지 하여 지칠대로 지쳐있었다. 삼문만 한번 바라보고 바로 앞에 있는 Omuro Matsukaze(松風)라는 음식점에서 식사를 했다.

맛있게 먹었던 우동소바

 

우동소바, 메밀소바를 주문했고, 생맥주 한잔을 시켰다. 식당은 시원한 얼음물을 함께 제공하고 냉방이 잘 되어 있어서 좋았다. 닌나지 삼문을 바라보며 식사를 하는 기분도 나름 좋았다. 튀김은 시키지 않는 것이 좋을 듯. 양을 보고 실망했다. 4명의 식구가 하나씩 맛을 보기에도 양이 작았다. 일본은 원래 그런가?

이제 식후경. 인화사 금당까지 들어가 보는 것은 무료이나, 이곳도 제대로 보려면 입장료를 내고 어전과 정원을 구경하는 것이 정석이나... 원래 목적지가 킨카쿠지여서 이곳에는 유료입장을 하지 않기로 했다.

다른 사찰과 달리 마치 궁을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역시나 왕실의 사찰이 맞는 것 같다. 가는 길 오른쪽엔 목재 오중탑이 우뚝 서 있어 이채롭다. 현재의 인화사는 다른 교토의 문화재가 그렇듯 오닌의 난에 다 불탔던 것을 1646년 도쿠가와 막부시대에 복원된 것이다. 벚꽃밭이 있어 유명하다고 하는데, 봄에는 엄청난 인파로 붐비는 곳이라고 한다.

사찰의 곳곳에 비치된 안내판에는 일본어 외에 영어와 한글로도 표기되어 있어 방문객의 이해를 돕는다. 다음에는 꼭 정원을 들어가볼 생각이다.

닌나지 바로 근처에는 료안지(용안사)가 있다. 료안지는 그 유명한 석정이 있으며, 15개의 돌은 반드시 봐야 하는 감상의 포인트라 전해진다. 아쉽게도 지친 우리가족은 이곳을 패스했다. 바로 금각사로 향했다. 료안지는 금각사 가는 버스안에서 지나쳤다.

 

킨카쿠지(금각사)

닌나지에서 59번 버스를 타면 10정도 거리에 있다. 금각사 킨카쿠지는 쇼코쿠지(상국사)의 말사로,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사리전 킨카쿠(금각)이 유명한 사찰이다. 킨카쿠지가 정식명칭이 아니라 로쿠온지(녹원사, 鹿苑寺)가 제 이름이다. 처음 지을 때 목적은 별장이었으며, 나중에 사찰로 꾸며지게 되었다.

교토여행에서 기요미즈데라와 킨카쿠지를 방문하지 않았다면 그건 잘못된 여행이라고 한다. 그만큼 이곳은 꼭 와야할 명소이다.

이곳은 입장료를 내야하는데, 성인 400엔이다. 입장료를 내면 사진에서와 같은 특이한 영수증을 준다. 마치 부적처럼 생겼다. 안내서와 함께 주며, 한글로 설명이 되어 있으니 참고하면 된다.

교코치못과 금각

입장료를 내고 낮은 담벼락이 보이는 곳으로 가서 바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면 사진에서만 보던 금각이 연못과 함께 웅장함을 드러낸다. 유홍준 교수의 말처럼 드라마틱하게 입장할 수 있도록 동선이 꾸며져 있다.

금각을 연못 넘어 제대로 볼 수 있는 작은 공터가 있다. 뷰포인트이자 포토존이다. 대부분의 방문객들은 금각과 연못을 배경으로 사진찍는데 여념이 없다.

금각은 3층으로 되어 있으며, 특히 2층과 3층은 옻칠을 한 위에 금박을 입혀 이름 그대로 금각(金閣)이라 불린다. 지붕위에는 봉황이 있다. 안내서에 따르면 1층은 귀족의 주거 침전 스타일, 2층은 무가 스타일, 3층은 중국풍의 선종불전 스타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14~16세기 무로마치 시대의 대표적인 건축물이라고 한다.

교코지 못과 주변에는 여러 개의 바위들이 있는데, 원래 있던 것들이 아니라 유력 다이묘(大名)들이 헌납한 것들이다.

금각이 왜 이렇게 깔끔할까 생각할 수 있는데, 지금의 금각은 1950년 이곳에서 견습하던 승려에 의해 방화로 불타버려 1955년 재건된 건물이여서 그렇다. 그래도 금빛의 누각이 교코지(경호지) 수면에 비치는 모습까지 어우러져 볼거리를 제대로 전달해주는 문화재다. 연못이름 교코는 거울 못이라는 뜻이다.

사실 시간적 여유가 더 있었더라면, 사찰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풍광을 눈에 천천히 담고 싶었다. 더운 날씨가 그저 원망스러울 뿐이다.

금각사를 뒤로 하고 숙소가 있는 교토역으로 이동했다. 이번에도 버스. 원데이버스 패스는 200% 이상 역할을 해냈다. 하루에 버스를 다섯번이나 타고 이동했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이동 중 교토의 여러 모습들을 찬찬히 볼 수 있다는 점은 버스여행만의 장점이었다.

교토를 하루하고 반나절만에 둘러본다는 당초의 계획은 무리가 있었던 것이다. 대표적인 명소만 훑고 지나왔지만, 다음 방문 때에는 꼭 3일 정도는 시간을 할애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 오사카로...

1박 2일의 짦은 쿄토여행을 마치고 오사카로 이동했다.

교토역에서 JR을 타면 되는데, 이코카카드로 결제가 되므로 그냥 지하철 타듯 개찰구에서 카드 터치하고 승강장으로 가면 된다. 오사카역으로 가는 JR은 보통과 신쾌속(급행) 두가지가 있으며, 560엔의 같은 요금으로 보통, 신쾌속 둘 다 가능하므로 가능하다면 신쾌속을 타는 것이 좋겠다. 28분이면 쿄토역에서 오사카역(우메다)으로 갈 수 있다. JR 4,5번 승강장에서 타면 된다.

이제 오사카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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