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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제주도 정전 사태를 지켜보면서, 전기와 나의 일상생활에 대해 잠시 돌아볼 기회가 되었다. 비록 2시간 30여분간의 정전이었다고 하지만, 문명사회의 충격은 다소 크게 다가오는 듯하다.


2003
8 14
캐나다와 미국 일부 지역의 이른바
북미지역 대규모 정전사태를 기억하고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 일부 지역의 발전소 전기 공급이 중단되면서 연쇄적으로 마치 도미노처럼 정전을 불러와서 6시간 정도의 정전에 5천만명 정도의 사람들에게 전기를 공급하지 못한 사건이었다.

정전사태의 시초는 한 개의 발전소였지만 한 개의 발전소에서 공급하는 전력량을 연결되어 있는 다른 발전소에서 감당을 해야 함으로써 또 다른 발전소를 공급초과 사태로 몰아넣고 곧 다시 발전 중단 사태를 일으키는 등의 연쇄적인 발전소 전기 공급이 주 원인이었다. 이를 테러에 비유할 만큼 사회적인 큰 혼란이었다고들 이야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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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제주도 전기공급 중단사태도 문명사회에 대한 심각한 전기의존에 대한 경고로 볼 수 있다. 지금 주변을 둘러보면 전기라는 에너지에 의존하지 않고는 도무지 인간적인 삶을 누릴 수가 없게 되었다. 인간이 숨쉬고 살아가기 위해 기본적으로 공기와 물이 필요하듯이 수많은 기기와 시설에 의존한 문명사회의 물과 공기는 바로 전기라고 할 수 있다.


국내 전력 생산 및 소비 현황

* 전력 계통도 : 전력거래소

이번 제주 정전 사태는 해남 C/S와 제주 C/S간의 선로(2개)중 1개의 이상으로 생긴 사고였다.


지금 우리가 소비하고 있는 전력은 발전설비로 봤을 때 원자력 28.5%, 유연탄 27%, 가스 26.5%, 유류 9.8%, 수력 6.1%, 무연탄 1.8%의 비율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한국전력자료 발췌) 2005년 경우 이런 비율로 62,258천kWh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실제 발전량은 원자력 40.3%, 석탄 35.4%, 가스 15.9%, 중유 5.5%, 수력 1.4%, 국내탄 1.2%, 대체에너지 0.2%, 경유 0.1% 의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한국전력자료 발췌)

2005
년 작년 한 해 364,639(백만 kWh)를 생산해 냈다. 연료 중에서는 역청탄이라고 불리는 석탄이 가장 높은 비율로 발전에 이용되고 있다.

현재 순간 최대 발전 설비 용량은 61,737kW( 61백만kW), 공급능력은 60,818kW(6천만kW). , 현재 상태로 최대 공급은 6천만 킬로와트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작년의 경우 최대 수요는 8 17 12 기준으로 54백만 킬로와트의 순간 수요가 있었던 것이 최고였다. 공급 예비율이 11.3%였다. 발전 단가로 보면 원자력이 39.41/kWh으로 가장 싸며, LNG 162.94/kWh로 가장 비싸다.


한국전력이 공급하는 전력은 한국전력만이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각종 사업자들로부터 전기를 사들이게 되는데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복합 발전소(C/C)들이다.

이들로부터 전체 전력의 85.5%를 구입하고 수자원 공사에서 14.2%이며 그 외에 소수력, 풍력, 태양광 등으로부터 구입을 한다. 개인으로부터 구입을 하는 경우도 있다.

전력 판매를 분석해 보면 50.2%를 생산부문, 34.5% 공공부문, 15.3%이 주택 부문에 판매되었다. 생산 부문의 경우 50.2%중 제조부문 사용율이 47.7%로 압도적이다.

고객호수(단위 판매 고객)의 경우 전체 17,329천호(17백만호) 중에 주택이 11,131천호(11백만호)로 전체의 64.2%를 차지하고 있다. 2005년의 경우 국민 1인당 6,883 kWh를 사용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외국의 경우 캐나다가 1인당 16,662kWh (
03), 미국이 11,917kWh (03), 일본이 6,778kWh (04)였다. 또 전기가 판매되었을 때 가장 비싼 가격으로 팔리는 용도는 우리가 알고 있듯이 공공 및 영업용 전기다.

평균 지수를 100으로 봤을 때 공공 및 영업용은 128이고 가정은 122, 농사용은 56으로 가장 싸다. 산업용은 81이다. 판매 단가 역시 지수에 비례한다. 평균 요금 수준으로 보았을 때 주요 국가들을 비교해보면, 한국을 100으로 봤을 때 일본의 경우가 219로 가장 비싸고, 영국이 121, 미국이 106으로 우리와 비슷하다.


정전이 되면 도시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우선 가정의 경우, 낮과 밤이 틀리겠지만 기본적인 조명 능력에 따라 어두운 곳은 불편할 것이며, 화장실이 어두워 볼 일 보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아파트의 경우 엘리베이터의 작동이 안되므로 고층 주민의 경우 외부로의 출입이 힘들 것이며, 가전제품 사용이 일절 되지 않기에 세탁기, TV, 냉장고, 컴퓨터 사용 등이 불가능해진다.

또한 여름과 겨울의 경우 냉난방으로 인한 고통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 역시 물을 보낼 때 가압을 해야 하므로 가압펌프가 작동되지 않는다면 수도 공급도 중단될 수 있다.

다만 전화의 경우 전력 수요가 크지 않고 교환기가 전화국에 밀집되어 있으며, 전화국은 정전 대비가 되어 있으므로 통화는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혼란으로 인해 통화량이 증가하는 등의 문제로 통화 연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동통신의 경우 기지국에 축전지가 3시간 가량 작동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기에 단시간 정전의 경우 무리없이 통화가 가능하나 역시 통화량 폭주에 대한 문제가 남아 있게 된다. 가정에 발전기를 사 놓은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므로 정전에 가장 취약한 구조를 지닌 전력 고객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공장, 사무실은 그야말로 할 수 있는 일들이 아주 제한적이 된다. 제조의 경우는 위 자료에서도 살펴보았듯이 전기가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므로 생산 중단이 불 보듯 뻔한 사태가 된다.

자체발전을 하더라도 중요장비의 수명이나 고장방지를 위한 기본 전력 공급 정도에만 그칠 뿐 생산설비 가동은 불가능하다. 일부 섬유나 제철소 고로(용광로)의 경우 한번 중단하면 최소한 보름이상 가동일에 소요가 되므로 심각한 생산성 저하를 불러 온다.

사무실의 각종 장비 컴퓨터, 팩스 등의 기기와 조명으로 인한 업무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냉난방 문제가 있을 것이며, 금융분야 은행과의 자금 거래 문제 등이 큰 문제가 될 것이다.


병원의 경우는 심각하다. 병원의 각종 장치는 대부분 전기로 작동하는 것들이다. 물론 병원은 비상발전시설을 갖추어야 하는 시설로 분류되어 있지만, 전력 소모를 필요로 하는 일에는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어 입원환자나 내원환자에게 어려움이 따를 수 밖에 없게 된다. 수술실이나 중환자실 등에만 제한적으로 사용이 가능해 진다.


영업장의 경우는 손실이 크다. 음식점의 경우 냉장고 때문에 보관중인 음식이 상할 수 있으며, 조리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요리를 위한 전자제품이나 가스 사용이 제한이 될 수도 있어 음식을 만들어 낼 수 없게 된다.
커피숍에서는 음악도 들을 수 없으며, 복합 상가의 경우, 영화를 보거나 미디어 기기 등의 전자제품을 이용하는 시설 등은 이용이 불가능하다. 지하상가 등 어두운 장소는 손님이 가지 않을 것이며, 절도 등의 범죄의 우려 또한 있다.


공공재인 도로나 지하철은 어떻게 될까? 거리에 신호등이 작동하지 않아 교통혼란이 가중될 것이고, 지하철 운행은 중단될 것이다. 30분에서 1시간 정도 전력을 축전할 수 있지만 운행할 정도의 전력이 아니므로 전등 정도만 켤 전력만 보관이 가능하다.

인천공항의 경우는 자체 열병합발전소를 가지고 평소 발전을 하며, 한전 2회선, 자체 발전 시설을 별도 운영중이라 그나마 가장 정상적인 작동이 가능하다.


우리가 사용중인 전력은 순간 생산되고 소비되어야 하므로 너무 많은 전기를 생산할 필요도 없다. 여러 에너지가 있지만 전기의 경우 저장과 재사용시 환원에서 손실이 크므로 마땅히 전기를 저장할 방법이 없다. 그래서 심야시간의 경우 생산되는 전기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해 단가를 낮춘다거나 심야전력이라는 제도를 두어 생산, 난방 등에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기도 하다.

물론 생산을 줄이는 것도 있으나 전력 생산 설비의 경우 발전량을 늘이고 줄이는 일이 쉽지 않아서 유동적인 생산량 감소를 만들어내기가 힘들다. 또한 건물이나 다중 시설의 경우도 손실 때문에 축전보다는 유류 등을 이용한 발전설비를 사용하고 있어서 전기 축전이 어려운 상태이다.


전력에 대한 준비가 그나마 제대로 되어 있었기에 우리는 살면서 정전을 그렇게 자주 겪어보지 않았다. 한번 생각해 보라. 최근 몇 년 사이에 정전을 경험한 일이 몇 번인가를.

10-20년 전만 하더라도 전력 공급이 수요에 따라가지 못하거나 전력 확장, 시설 노후화 등으로 정전이 되는 일이 많았으나 근래에는 드문 일이 되었다. 어느 순간부터 전기는 늘 옆에 있고 사용가능 하다고 믿고 살다가 이번 제주 정전 사태를 맞게 된 것이다.

여름이 되면 꼭 방송에서 나오는 얘기가 있다. 순간전력과 전력 예비율 그리고 절전에 대한 얘기들이다. 7 8월만 되면 늘 듣는 얘기고 또 한 해를 보낸다. 가장 의존율이 높은 원자력 발전도 서서히 늘어나는데 이에 대한 님비현상도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여동생이 제주도에 사는 관계로 정전 때의 주변 분위기를 물어보았으나, 그렇게 놀라거나 문제는 없었으나 불편한 점이 많았다는 것을 강조했다. 토요일이어서 업무나 생산 분야로는 타격이 적었을 것이고, 학교나 공공기관, 영업점들에서는 불편함을 호소하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이 글을 보는 분들은 우리의 전력 사정에 대해 조금이라도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나저나 제주로 옮겨간 다음GMC(글로벌 미디어 센터)는 이번 정전 때 어떻게 되었을까?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참고 자료 :


KPX : 일일 전력 수급 실적
한국전력 제공 :
불시 정전시 조치 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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