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도쿠가와 가문의 별궁 니조성(니조조)
원래는 천황의 어소였던 교토고쇼를 방문한 다음 갈 곳이 니조성(二条城)이었다. 그래서 산주산겐도 관람을 마치고 버스를 타고 교토고쇼를 갔으나... 월요일인 12월 3일은 휴관일.
그래서 입구 앞에 있는 오래된 은행나무 아래서 인증샷만 찍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니조성은 걸어서도 그리 멀지 않았기에...
니조성은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의해 1603년 지어진 성곽으로 1867년 15대 쇼군 요시노부가 천황에게 정권을 반납(대정봉환, 메이지유신)하면서 막부시대의 종언을 고하고 메이지시대로 넘어가게 된 역사적 장소이기도 하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오랜 전국시대를 거쳐 일본을 통일하고 260년 동안 평화와 번영을 시대를 이룩한 쇼군이었다. 오사카성 전투로 토요토미 시대의 막을 내리게 만든 장본인이었으며, 에도(도쿄)시대를 연 인물이다. 즉, 니조성은 에도막부(1603~1867)의 별궁이었다.
쇼군의 별궁인만큼 입구도 화려하다. 검은색 철문과 금박의 장식이 이곳이 실권자의 거소였음을 증명하고 있다. 문은 성이 완성된 한참 뒤인 1662년경에 만들어졌는데, 위에 망루가 있고 그 아래 문이었는데, 천황이 행차할 때 2층 망루에서 천황을 내려다보지 못하도록 망루를 없앴다고 한다.
동쪽 성문 매표소에서 600엔의 입장료를 지불하면 들어서서 가장 먼저 맞이하는 문이 바로 '당문'이다. 니노마루 궁전의 정문으로, 문의 형태가 지위를 나타내는데, 한마디로 화려하다.
4개의 기둥과 학과 송죽매가 화려하게 조각이 되어 있는데, 이는 장군을 의미하는 것이다. 사자문양은 궁전을 지키는 수호신이며, 현재의 문은 2013년 복원공사의 결과물이다.
니노마루 궁전의 입구다. 내부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사진이 없다. 다만, 이 건물은 일본 쇼군(막부)들이 어떻게 생활했는지를 알 수 있는데 의미가 있다.
33개에 이르는 방과 800개 이상의 다다미가 있다고 하는데, 관람객의 동선으로는 일일히 확인할 수는 없다. 다만, 당시의 복장을 한 무사 밀납인형들이 있어서 당시를 상상할 수 있게 만들어놨다.
방마다 문에는 다양한 꽃그림과 동물 그림 등으로 장식되어 있는데, 소나무, 매, 호랑이, 표범 등은 도쿠가와 가문의 위엄을 상징하는 그림과 벚꽃 등이 장식되어 있다.
출처 : Wikipedia
당시의 일본 지배계급은 무사들처럼 무기를 사용하는 세력들로부터 안전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한 것 같다. 방의 구조를 복잡하게 만들거나, 쇼군에게 가까이 가기 어려운 구조로 배치하거나 곳곳에 적의 침입을 차단하거나 지연시키기 위한 여러가지 준비들이 시설로 배치되어 있었다.
안내자료에 따르면, 궁전 내부에는 약 3,600점 이상의 장벽화가 있는데, 대부분 간에이시대(1624~1645년) 작품이며, 도쿠가와 가문의 후원을 받은 가노파(派)의 작품들이다. 1626년 천황 행차에 맞춰 그려진 것들이라고 한다.
궁전은 무사 대기소, 가신 대기소, 대형실, 흑서원, 백서원 등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안쪽의 흑서원은 쇼군이 영주나 고위 귀족을 대면한 곳이며, 백서원은 제일 안쪽에 위치해 있으며, 쇼군의 거실과 침실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국보로 지정된 니노마루 궁전은 반드시 안내서를 지참하여 읽어보고 구경하면 좋다.
니노마루 궁전 내부구경은 그리 길지 않다. 짧은 관람을 마치고 다시 입구로 나오면 오른쪽으로 니노마루 정원으로 이어진다.
궁전이 기러기떼 모양으로 지어졌다 하는데, 그 모습은 밖으로 나와 정원쪽으로 와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정원은 궁궐의 여느 정원같다. 다만, 우리와 달리 나무, 연못, 바위를 꾸며놓은 수준이 더 인공적이라고 볼 수 있다. 선종사찰의 정원과 비교하기에는 니조성의 규모가 더 크다. 아무래도 쇼군의 별궁이기 때문일 것이다.
성안의 성이 또 있다. 이미 니노마루 궁전을 들어오기 위해서 바깥에 해자가 있었는데, 또 내부에 해자를 둔 성이 있는데, 이 안쪽의 성이름은 혼마루 궁전이다. 두꺼운 성문을 통해 들어서면 혼마루 궁전과 정원이 나온다.
성안의 성이다보니 정원은 작고 소박하다. 원래 정원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1893년 교토 황궁의 북동쪽에 위치한 가쓰라노미야 저택에서 니조성 안쪽 해자로 이축된 것이라고 한다. 일본 황족의 주택 유적으로 국가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정원의 남서쪽 모퉁이에는 천수각 옛터가 있다. 후시미성에서 옮겨온 5중 6층 형식의 천수각이 있었으나, 1750년 낙뢰로 소실되었다. 따라서 터만 남았고 이곳이 니조성의 가장 높은 곳이다.
이곳에 오르면 혼마루 궁전과 니노마루 궁전쪽 그리고 가까운 교토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다. 그렇게 높지는 않지만 탁트인 전망이라 시원한 느낌을 준다.
니노마루 궁전과 달리 혼마루 궁전은 비공개라 방문객들은 들어가 볼 수 없다. 그리고 현재 건물은 수리 중이기도 하다.
다시 서쪽 다리를 통해 혼마루 궁전을 빠져나오면 북쪽으로 발길을 옮긴다. 향운정이 있는 청류원으로 간다.
북쪽의 청류원은 교토의 거상 스미노쿠라 가문의 저택에 있던 건축 재료와 정원석, 나무를 제공받아 1965년에 조성된 현대식 정원이다. 향운정과 물레방아가 있는 일본식 정원과 서양식 잔디 정원이 합쳐진 형태라고 한다.
니조성은 막부시대에 실질적으로 일본을 지배하던 쇼군의 궁전이라는데 큰 의미가 있다. 당시 실권자의 거소를 보면서 시대상을 상상할 수 있고, 무엇보다 일본의 근대화가 이루어진 역사적인 장소라는데 큰 의의가 있다.
교토가 일본인들의 정신적인 중심이 되는 지역이며, 막부시대의 종말을 고한 곳으로 역사적 의미가 있는 곳이라는 것을 말하는 유적이 바로 니조성이다.
니조성은 교토역에서 멀지 않아서 길 건너편에서 버스를 타면 10여분이면 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