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알리익스프레스 중독을 불러온 *****

킬크 2021. 6. 21. 19:02

이 세상에 못 구할 것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중국의 온라인 판매 사이트. 바로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다. 서비스 초기부터 지켜보고는 있었지만, 쉽사리 결제에 손이 가지는 않았던 사이트다.

가장 큰 이유는 결제였다. 결제의 장벽은 알리를 관심밖으로 두는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신용카드 결제와 중국이라는 조합은 흡사 식사 중 회사 업무 전화와 같이 소화를 힘들게 하는 경험이다. 물론 난 해외 사이트에서 신용카드 사용하는 것을 극히 꺼리는 사람 중 하나다. 여전히 불안한 보안기술에 대한 염려 때문이다. 물론 아마존과 같은 믿을 수 있는 쇼핑 사이트는 예외이지만, 그렇게 까지 신용카드 등록해 놓고 사고 싶은 물건이 없었던 것도 이유다.

주변에는 나같은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이 많아서 종종 희귀하거나, 국내에서는 비싼 물건을 알리로 구입하는 모습을 여럿 목격했다. 존경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했다. 나도 해볼까?라는 생각은 해보지만 늘 그렇듯 단념을 해왔다. 몇 번이나 쓸 거라고 신용카드 정보를 던져주나 싶었다. 또한 환율 차이로 원화결제와 달러 결제를 왔다 갔다 하는 것도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힘들었던 것도 있다.

어쨌거나 신용카드 결제라는 (내게는) 크나큰 장벽이 알리의 세계와의 단절을 유지하는 이유였다. 그런데...

작년(20년) 여름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카카오페이 결제가 가능하다는 뉴스를 봤다. 이거 이거... 내 쇼핑부심은 결제라는 거대한 장벽을 넘어서고 있었다. 달러/원화 환율 고민도 할 필요 없고, 그냥 한화 결제하면 된다. 카카오페이 충전하면 1원 단위까지 결제가 되니 깔끔하고 신용카드 정보는 저 쪽에 전달할 필요도, 저장할 필요도 없다.

드디어 신세계가 열렸다. '결제는 사랑을 싣고...' 아니... 카카오페이는 내게 새로운 즐거움을 줬다. 매일 매일 심심할 때마다 알리의 상품진열을 감상하는 것이 일과가 되었다. 그리고는 마침내 구매할 핑계를 하나 만들어 주문했다. 첫 주문은 바로 USB 전류 측정기. 국내에선 파는 곳 없고, 웬만한 IT기기 리뷰어들은 다 가지고 있는 그 제품을 알리에서 발견하고는 냉큼 카카오페이로 결제해 보았다.

이런 신세계가!

바로 이런 이유로 작년 11월부터 지금까지 15개나 되는 알리발 중국산 제품들을 사 왔다. 국내에서 인기 있는 샤오미 제품이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 요즘 빠진 브랜드는 베이스어스(Baseus)다. 이것저것 사다 보니 어떤 건 기대 이상이고 어떤 건 정말 '마데인차이나'스러운 것이 오기도 했다.

상품설명은 한국어로 바꾸면 영어 울렁증이 있는 분들에게는 그나마 위안을 주겠지만, 구글로 번역한 수준이라 가끔은 한참을 생각해야 이해가 될지 말지 하는 소개를 볼 때도 있다. 그때는 웬만하면 한국인들의 리뷰가 있으니 중간쯤 '고객이용구매후기'의 '나의 국가에서로 한정'을 누르면 먼 타국 여행 어느 골목에서 만난 한국인이 남긴 것 같은 구수한 리뷰가 보일 것이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대체적으로 만족스럽다. 샤오미나 베이스어스 제품들은 국내 수입 총판과 가격 차이는 얼마 나지 않지만, 몇 천 원이라도 아낄 수 있다. 물론, 기다리는 시간은 덤이지만...

주문하고 받으면 바로 이러 생각해 뒀던 다른 제품 주문하다 보면, 거의 일주일, 열흘 정도만에 제품이 도착하니, 주문과 수령 사이클이 일정해진다. 처음에 주문할 때 거의 60일 또는 한 달 걸릴 수 있다는 판매자의 안내로 좌절했지만, 실제 주문해 보면 짧게는 5일, 길게는 2주 정도면 도착하고, 거의 10일 안에는 대부분 도착했다.

해외직구여서, 관세청을 경유해서 오는 물건들이 좀 있다. 특히 전자제품은 세관통관이 필수인데, 이때는 개인통관고유부호를 발급받아야 한다. 무료이고, 관세청 유니패스로 간단하게 발급받을 수 있고, 주소가 바뀌지 않는 한 계속해서 사용 가능하다. 계정 정보에 같이 저장되니 한 번만 받아서 기록해두면 된다.

요즘은 유투브에 들어가서 알리익스프레스 가성비 상품을 찾아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정말 생각도 하지 못한 기발한 아이디어의 제품들이 소개되는데, 그냥 소비욕구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며, 어느 순간 알리 앱에서 검색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단, 주의할 것은 취향 기반의 상품을 보여 주기 때문에 이상한... 예를 들어 19금 제품을 한번 보면 계속해서 상품 추천에 이상한 그림들이 따라다니니 정말 정말 주의할 것!

마침 오늘부터 5일간(6.26 오후 3시 59분까지) 썸머세일을 하니 이용해 보는 것도 괜찮겠다. 평소보다 조금 아주 조금 더 할인된다. 

중요한 알리의 단점들!

집에 쓸데 없는 물건이 계속 늘어나고, 쓸데없이 대문 앞을 자주 확인하며, 용돈이 생길 때마다 뭔가 하나씩 Wish List가 늘어난다. 물론 배우자에게 혼나는 자신을 자주 상상하게 된다.

(추가) 이제는 카카오페이 외에 네이버페이도 지원되고, Shopback을 연동할 경우 구매 후 현금 추가적립도 되어 더 잘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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