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스파크(M300) 블랙박스 셀프 설치기

킬크 2021. 7. 18. 16:01

아버지께서 타고 다니시는 스파크에 블랙박스가 없다는 것이 늘 마음에 걸렸다. 그러던 중 내 차 블랙박스를 바꾸면서 남은 블랙박스를 설치하기로 마음먹었다. 블로그 리뷰와 유튜브를 찾아다니며 설치방법을 익혔다. 리뷰를 남긴 분들은 대부분 어렵지 않게 설치했다는 결론을 내렸는데... 나도 해보기로 했다.

요즘 블랙박스는 앞 뒤의 2 채널이 대부분이고, 1 채널은 작업이라고 까지 할 것도 없는 간단한 설치인데, 2 채널은 후방카메라 설치가 있어 조금 더 어렵다. 가장 어려운 부분인 후방카메라 설치 중심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본체는 룸미러 근처에 설치할 것이어서 부착 위치 선정만 해놓고, 전원선과 후방카메라선을 먼저 작업한다. 전원선과 후방카메라 케이블은 흡음 테이프인 테사(Tesa) 테이프로 감아준다. 테이프는 1 롤에 1천 원 정도 수준으로 인터넷에서 구입할 수 있다. 흡음 테이프로 처리하지 않고 놔두면 차 진동에 따라 소음 발생 가능성이 높다.

전면 유리 위쪽과 천정으로 이어지는 사이에는 공간이 있는데, 이곳으로 선들을 밀어 넣고 운전석 A-필러(Pillar)쪽으로 선을 보낸다.

이렇게 묶은 선을 A-필러 상단부에서 전원선은 아래로 내려 운전석문의 힌지 쪽으로 보내고, 후방카메라 케이블은 A-필러의 천정 쪽으로 보낸다. 네비와 후진 카메라(블랙박스 후방카메라와 다른 후진 시 켜지는 카메라)가 있다면, 후진 카메라선이 이미 A-필러 쪽으로 나와 있을 것이다. 이 선을 따라 블랙박스 후방카메라 케이블을 포설해 주면 된다. 

먼저 A-필러(Pillar) 커버부터 탈거한다. 운전석 왼쪽의 A-필러 커버는 네비 후진카메라로 이어지는 선도 있고, 전면 유리 안테나 선도 연결되어 있는 부위인데, 플라스틱 헤라 같은 도구로 틈을 벌여 뜯어내면 된다. 자동차 내장재와 차체 연결은 대부분 플라스틱 단추 형태로 되어 있다. 힘주어 뜯으면 쉽게 분리된다.

그다음은 프레임 안전고무를 떼어낸다. 고무는 차체 프레임과 운전자를 보호하고 방수, 방음 등의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 후방카메라로 연결되는 케이블을 차체 속으로 감추기 위해 안전고무를 이용하면 된다.

운전석 뒤 좌석으로는 B-필러와 차량 천정 쪽을 보면 어떻게 선을 넣을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후진카메라 케이블이 있으면 따라가기 쉽고, 없더라도 그냥 사진처럼 C-필러까지는 쉽게 케이블을 이어 나갈 수 있다.

사실 문제는 그다음이고, 가장 난이도가 높은 뒷문 유리창까지의 케이블 포설이다. 이 작업을 위해서는 약간 굵은 철사 또는 세탁소 1회용 옷걸이가 필요하다. 나는 철사를 이용해서 작업을 했으나, 다른 분들은 옷걸이를 이용한 분들도 있으니 각자 편한 것을 이용하면 되겠다.

이 부분이 가장 말도 많고, 셀프시공 시 난이도가 가장 높은 구간이다. 트렁크 문을 열면 뒷유리 와이퍼, 브레이크등, 후진 카메라 케이블이 이어지는 고무관을 하나 보게 된다. 빗물방지를 위해 차체와 꼭 맞게 처리되어 있는데, 이 부분으로 안내선 철사를 밀어 넣는 작업부터 한다.

어떤 분은 이 철사를 스파크의 C-필러부분으로 바로 갈 수 있다고 하는데, 나는 아무리 해봐도 그게 안 되어 뒷 타이어 부분으로 케이블을 내려서 철사로 당겨 올렸다. 운전석 쪽에서 온 케이블은 B-필러 위 천정을 지나 C-필러 입구까지 왔지만, 위 사진의 끝 고무관으로 바로 통하지 않았다.

결국 트렁크 위치에서 봤을 때 사진처럼 뒷휀더쪽의 트렁크등이 있는 곳으로 선을 내렸고, 안내선 철사 역시 그곳으로 내려서 선을 올리게 되었다.

일단 고무관까지 끌어오는 작업이 되어야 작업의 절반을 넘긴 것이다. 이 부분에서 시간이 많이 걸렸는데, 아무리 해도 C-필러와 고무관이 연결된 부위로 이어지지 않아서 찾느라 많은 시간을 보냈다. 결론적으로, 그냥 케이블은 C-필러 아래, 운전석 뒷좌석 타이어 휀더 방향(운전석 뒤쪽 스피커 아래 공간), 트렁크 내장재를 약간 뜯어야 선을 올릴 수 있다.

다음으로 고생한 부분은 바로 고무관에 후방카메라 케이블을 통과시키는 일이다. 이미 이 공간을 통해 후진 카메라 케이블, 후진 등 케이블이 지나고 있어서 또 여기에 후방카메라 포트(USB 미니)를 넣는 것이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었다. 마치 사람의 위장처럼 생긴 주름 고무관은 방수, 방진 등의 목적으로 만들어져 상당히 내구성이 좋은 부품이다.

여기에 철사에 결속한 카메라 케이블을 넣어 빼려니 힘들었다. 겨우 겨우 힘을 써서 빼내긴 했지만, 관은 거의 동맹경화수준으로 공간이 없는 상태가 되었다.

기어코 성공한 모습이다. 케이블을 빼고, 후방카메라를 연결하고 뒷 유리에 붙이기 직전까지 왔다. 이 작업만으로도 뿌듯했다.

어찌 어찌하여 케이블 정리 작업으로 이어졌고, 상시 전원을 물리는 것까지 성공했으나... 시동이 켜지지 않는 것이었다. 상시 전원을 만진 것 때문인지 걱정을 하면서 이리저리 알아봤지만, 전형적으로 배터리 방전 현상이 나타났다. 그 사이 작업 동안 심심하지 않으려고 켜 놨던 오디오가 문제였다. 안 그래도 오래된 배터리였는데, 후방카메라 결선 작업이 1시간 넘게 걸리는 바람에 방전된 것이었다.

부랴부랴 내 차를 옆으로 가져와서(그나마 옆 주차 공간이 있었던 것이 천만다행) 배터리 점프를 해서 살렸다. 시동이 살아나고 블랙박스 작업이 끝나자마자 가까운 배터리 가게로 가서 배터리부터 갈았다.

약 2시간에 걸친 작업 끝에 블랙박스는 정상 작동하였지만, 후방카메라 연결은 정말 어려운 작업이었다. 스파크 동호회에서도 후방카메라 케이블 포설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으며, C-필러 통과가 된다, 안 된다는 갑론을박이 있어서 헷갈렸다. 내가 해보니 결론은 C-필러 통과는 어렵다(된다는 분도 있으니... 가능은 해 보이지만 비추)는 것으로 결론 내겠다.

안 쓰는 블랙박스를 살려서 좋고, 보험료 아끼고 좀 더 안전을 챙기게 되어 기쁘다. 더불어, 배터리까지 용량 늘여 달아주고 나니 뿌듯하다.

이상 스파크에 블랙박스 설치 DIY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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