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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족 중에는 컴퓨터를 잘 다루거나 아는 사람이 없기에, 고향의 가족들에게 방문을 하면 컴퓨터 A/S 기사는 늘 내 몫이 된다. 이번엔 처가에 휴가차 내려갔었는데, 처조카의 컴퓨터를 검사하다가 하나로통신의 '하나포스 PC세이퍼' 라는 것을 보게 되었다.

개인 방화벽, 백신 툴, 스팸메일 차단, 원격장애처리 서비스 등을 내세운 유료 서비스이다. 한달 3,300원(부가세 포함)의 사용료가 있는 서비스이다.

최근 PC세이퍼 마케팅에 대해 네티즌들 사이에 불만이 많이 올라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직접 내가 접하지 않아 뭐라고 할 수 없었던터라 PC세이퍼를 설치하게 된 경위 등에 대해 알아 보았다.

한 3개월전 '하나로통신'이라며 전화가 왔고, 3개월 무료 서비스를 줄테니 'PC세이퍼'를 설치해보라는 권유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물론 무료 서비스가 끝나고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친절한 설명이었다고 한다. 이어 이를 승락하자, 'PC원격접속'을 하여 해당 프로그램을 설치했다고 한다.

그런데 다음달 청구서에 부가서비스 사용료라고 3,000원이 붙어서 나왔다고 한다. 이에 바로 항의하였더니 다음달 이용료에서 빼줬다고 한다.

그리고 3개월 정도 지나서부터는 정상적(?)으로 과금 청구서에 부가서비스 이용료 란에 3,000원이 붙어서 나왔다. 3,000원이면 전체 서비스의 10% 정도가 된다. 대부분 자동이체가 일반적이어서 청구서를 꼼꼼히 살펴보지 않으면, 그냥 잊어버리고 돈이 인출되는 상황이 된다. 물론 해지를 하지 않았기에 책임은 사용자에게 있는 것이다.

자, 그럼 대체 뭐가 문제가 되는 것일까?

일단, 이런 서비스를 이용하는 계층이 PC나 네트웍 등에 대해 잘 모르는 하나로통신 고객이고, 이들에게 유료서비스이나 초기 무료로 제공되며, 나중에 해지해도 된다며 안심을 시킨뒤 가입을 시키는 것이다.(어디서 많이 본 풍경 아닌가? 휴대 전화 서비스 역시 비슷하다.) 엄밀히 말하면 여기까지는 특별한 하자가 없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설치한 주인에게 이야기를 들어본 바에 의하면, 마치 약장수가 설명하듯 만병통치약인것처럼 선전을 하더라는 것이다. 이것도 되고, 저것도 되고, 모든 PC에 대한 근심이 없어질 것처럼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다.

블로그 상으로 이미 알고 있었던 내용이었지만, 실제 설치는 설치 아르바이트가 전화상담으로 원격설치했다고 한다.

설치된 프로그램을 살펴보았다.
위와 같은 기능을 한다고 홈페이지에는 소개가 되어 있다.

웜포트 차단이나 보안패치 관리, PC 최적화 기능 등은 일반 PC사용자라면 잘 알지 못하는 항목일 것이다. '파일폴더암복호화'라는 것은 파일에 암호를 걸어놓고 보관한다는 것인데, 이게 사용자에게 어떨 때 유용할지 모르겠다. 나머지 바이러스 검사치료나 보안패치 관리는 일반적인 백신의 기능이다. 스팸차단은 '지란지교'의 스팸스나이퍼 개인용 버전을 탑재한 것이다.

온라인백신으로는 '하우리'의 Livecall이 설치되어 있었다.

아래에 '바이로봇 전환'이라고 쓰인 부분을 보자.
'타 백신이 설치되어 있을경우, 타 백신을 먼저 제거하시고 설치하셔야 합니다'

이게 뭔소리인가, 즉, 바이로봇으로 백신 프로그램을 대체하려면 기존에 설치되어 있는 백신은 못쓴다라는 것이다.

홈페이지에 설명되어 있는 부분을 다시 한번 읽어보자.
1번항에 주목해서 읽어보자.
'사용자가 관리(업데이트)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업데이트 및 감시를 제공하는 서비스 입니다.'

사실 이대로 된다고 해도 문제가 있지만, 실제 자동감시가 되지 않았다. 왜 그런고 하니 다음 그림을 보자.
난 개인적으로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무료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악성코드를 치료하고 있다. PC를 사용하는데 아무런 제약이 없다. 단순히 툴바만 설치하면 끝인데, 이 툴바도 평소에는 안보이게 할 수 있다.

위 그림을 보면 알겠지만, PC세이퍼가 설치된 이후에도 네이버 툴바로 악성 스파이웨어를 잡아보니 6개나 잡혔다. 과연 '자동으로 관리'가 되고 있는거 맞는가?

그리고 스팸방지의 경우 대다수의 서비스가 스팸방지 기능을 작동시킬 수 있다고 선전하는데, 요즘 온라인 웹메일 서비스는 대부분 서비스 자체적으로 스팸방지를 하고 있어서 이미 스팸이 걸러진 상태의 메일이 대부분이다. 일반 초고속망 서비스 사용자에게 필요도 없는 서비스이다.

Ping, Traceroute, Port Scan이 일반 유저에게 왜 필요하단 말인가? 물론 이 개념을 아는 사람은 PC세이퍼 같은 것으로 돈을 내고 사용하지는 않는다.

이런 서비스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은 아니다.

비록 이 서비스를 받고 있는 한명의 사용자를 통해 본 것이지만, 널린 무료 프로그램으로도 충분히 처리 가능하고 오히려 뛰어난 기능을 가진 프로그램을 놔두고 일반 사용자에게는 필요가 없는 몇몇 프로그램을 넣어서 월 3천원씩이나 받고, 백신 프로그램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기존 백신을 못쓰는 이런 서비스를 '하나로 통신'이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 서비스 중에 그래도 가장 유용한 서비스는 '악성코드 및 바이러스 검색 치료'이다. 이 서비스 역시 네이버 툴바를 설치하면 무료 검색 및 무료 치료가 가능하다.

그런데 PC를 잘 다룰줄 모르는 사용자들에게는 이런 프로그램조차도 설치가 어렵고 난해하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 측면에서 PC에 보험을 든것으로 치고 완전 자동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월 3천원이 그리 큰 돈은 아니다. 하지만 설치만 하고 제대로 활용도 못하고, 더군다나 실시간으로 감시한다는 악성프로그램 감시는 되지 않고, 백신은 타사 제품을 쓸 수 없고, 신경쓰지 않으면 무료 사용기간이 없을 수도 있다.(이런 내용은 처조카뿐만 아니라 인터넷에 이를 고발하는 내용을 많이 볼 수 있었다.)

PC세이퍼 설치 권유는 아마도 전국적이며, 모든 '하나포스'회원들에게 텔레마케팅으로 실적을 올렸을 것이다.

하나로 통신으로 봐서는 유료 서비스로 매출을 올리는 것도 도움이 되겠지만, 자사의 망에 연결된 개인 PC들을 관리함으로써 악성 코드나 스팸메일로 인한 유해 트래픽 제거 등의 목적도 상당히 크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하나도 통신은 돈만 받고 제대로 효과가 나지않는 서비스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소비자 역시 현명한 선택을 해야한다. 과연 필요가 있는 서비스 인지, 그리고 무료 기간동안 사용해보고 앞으로도 유용한 서비스인지를 알아보고 그렇지 않다면, 적극 해지를 해서 불필요한 비용지불을 중단해야 한다. 이래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측만 비난하기는 어려운 이유이다.

결론적으로, 내가 봤을 땐 별도움 안되는 서비스를 하나로 통신이 월 3,300원씩이나 받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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