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크로그  
   첫 페이지로 이동
블로그에 관하여 | 태그 | 지역로그 | 방명록 | 관리자   
 
지하철에서의 작은 소동 그리고 많은 생각들...
[2006/11/29 00:49]    


후배들과 송년회를 겸한 약간의 음주를 마치고 지하철을 탔다.

1호선 큰고개역에서부터 반월당역에 내려 2호선을 갈아탔다. 문제는 이때부터 발생했다.

자리를 차지한 나는 조용히 PDA를 꺼내 음악을 듣고 있었다. 지하철이 반월당역을 출발하자마자 입구에 문을 기대고 선 한 젊은 남자가 전화에 대고 고성으로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누군가와 시비가 벌어진 모양인데 입에 담지못할 욕을 계속 했다. 순간 차내의 모든 사람들은 이 사람을 응시했고, 근처 있던 여자들은 자리를 피하기까지 했다.

이때 이를 보다못한 근처에 자리에 앉은 한 아저씨가 소릴 질렀다.
'거 젊은 양반, 사람들이 탄 지하철에서 그렇게 소릴 지르면서 욕을 하는게 어딧소? 좀 조용히 합시다'라고 했다. 그러자 전화를 걸던 이 남자는 다짜고짜 그 어른에게 쌍욕을 하며 덤비려고 했다. 이때만 해도 전동차 안의 모든 사람들은 이를 주시하기만 했다. 그러자 이 어른(나중에 자신이 56살이라고 했다)이 사람들을 향해 이렇게 말을 했다. '세상 정말 희안하게 돌아가는군, 이게 정상인가? 내가 잘못한건가?' 즉, 거들어주지 않는 주변의 사람들을 향해 야속해 하는 말이었다.

이때, 젊은 남자는 이 아저씨를 향해 주먹을 날리려고 덤벼들었다. 이를 옆에 있던 남자분들(30~40대)이 말렸다. 간신히 주먹질은 허공을 갈랐고, 이내 이 소동은 확대되기 시작했다. 그 사이 이 젊은 친구는 연신 아버지같은 어른을 향해 쌍욕을 하기 시작했다. 왜 시비를 거냐는 거였다. 술을 좀 먹었고, 큰소리로 전화를 했다고 왜 시비를 거냐는 거였다.

주변의 사람들은 이 친구의 말을 수긍하지 않는 눈치였고,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난 속으로 생각했다. '이 사태를 지켜보고만 있어야 하는가? 난 이렇게 앉아 있어야만 하는가? 저 아저씨가 당하는 모습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가?' 나 자신이 정말 답답했었고, 주변의 사람들도 원망스러웠다.

이때, 어떤 남자가 아저씨를 도와 그 젊은 사람을 나무랐다. 그러자 이 젊은 친구는 더더욱 거칠어졌고, 아저씨를 향해 덤벼들었다. 점점 전동차내의 분위기는 모두 아저씨편으로 돌아서버렸다. 이곳저곳에서 그 젊은이를 야유하고, 나무랐다. 그러자 이 젊은 친구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는 무시하고 아저씨쪽으로만 계속 다가서려는 행동을 했다. 이때 나도 나서서 말렸다.

그때 순식간에 문제가 발생해 버렸다. 앉아서 이야기를 하고 욕을 듣던 그 아저씨가 갑자기 일어서서 그 친구에게 다가가서 뺨을 때린 것이다. 젊은 친구의 안경이 떨어질 정도로 세게 때렸다. 그 젊은 친구는 당황스러웠는지 아무말도 하지 않다가 잠시후 때린 것을 문제 삼으며,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하며, 112로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음성은 술이 취해서 말의 앞뒤가 맞지 않게 하고 있었다. '안경을 쓰고 있는 사람을 그렇게 때리는 것은 살인미수다' 뭐 이런 내용의 이야기를 계속 했다. 그리고 전화를 끊더니 다시 아저씨에게 달려들었다.

이때, 어느 정장을 입을 30대후반의 남자가 이를 제지하고 나무랐다. (아! 멋있는 분이다. 이 분의 가슴에 대구은행 휘장과 함께 DBG라고 글이 적혀 있었다. 이 분 상이라도 줬으면 좋겠다. 이 분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적극 제지에 나섰다) 이분이 수습을 하려고 나섰다. 그러나 이 젊은 친구는 더더욱 기세만 살아서 이젠 자신의 뺨을 때린 것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고 경찰을 찾기 시작했다. 그때 차안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뺨을 때린 아저씨를 옹호하고 나섰다. 젊은 친구는 계속해서 엉뚱한 말만 늘어놓으며 뺨 맞은 사실을 신고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역에 정차를 하자 아저씨 멱살을 잡고 끌어내리려했다. 이를 본 사람들은 나를 비롯해서 서너명이 막았다. 타협을 시도했으나 여의치 않아 용산역에 내리게 되었다. 반월당역에서 7정거장을 지난 상태였다.

나와 40대 초반의 한 아저씨, 그리고 한 아가씨가 증언을 서겠다고 따라 내렸다. 정말이지 이런 사람들이 있는 것에 대해 오히려 내가 고마웠다. 물론 나도 같이 내렸다. 그 아저씨가 잘못한건 손찌검이었다. 욕을 하더라도 참았어야 했다. 이건 법상으로도 폭력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물론 맞은 젊은 친구도 그 뒤에 아저씨의 머리를 잡고 때리려고 했었다. 그걸 주변 사람들이 말렸을 뿐이다.

잠시후 지하철 근무자가 와서 사무실로 일단 자리를 옮겼으며, 여기서 서로 화해를 권했으나, 젊은 친구는 자신이 폭행을 당했다는 것을 강변하며, 경찰을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결국 잠시후에 경찰은 도착했고, 정황을 들어보더니 화해를 권했다. 우선 젊은 친구가 사과를 하라고 했고, 아저씨 역시 뺨을 때린것에 대해 사과를 시켰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감정적으로 이미 골이 생겨서 화해를 원치 않았다. 그 사이 경찰은 이를 가벼운 실랑이 정도로 보고 증인들의 연락처를 받아적고는 두 사람에게 경찰서로 동행을 요청했다.

그러면서도 계속 실랑이를 무마하려고 했지만 이 젊은 친구는 계속 아저씨의 처벌을 요구했고, 아저씨 역시 속이 상할대로 상했다며 그러자고 했다. 경찰차 앞에 도착하자 두사람은 비로소 일이 커졌음을 느끼고 극적으로 화해를 했다.

여기까지가 방금 1시간 전에 벌어졌던 상황이다. 내 퇴근 시간이 1시간 늦어진 이유가 지하철의 소동 때문이었다.

사실 난 전적으로 뺨을 때린 아저씨 편이다. 지하철에 탄 대부분의 사람도 그랬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타고 퇴근하는 지하철 전동차 안에서 쌍욕을 하며 전화를 거는 젊은이를 나무라는 어른의 행동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다만, 약간 흥분해서 그 남자의 뺨을 때린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분명 그 젊은 친구는 어른에게 모욕적인 욕을 했다. 33살이 56세 아저씨에게 쌍욕을 했고, 내가 그 어른이었더라도 별반 다르지 않게 젊은 남자의 뺨을 쳤을 것이다. 물론 그것은 감정적인 대응이었다. 이렇게 될때 법의 논리로 따지면 가해자가 어른이 되는 상황이다. 아무리 언어로 폭력을 행사했다 하더라도 물리적인 폭력은 더 무거운 죄가 된다.

이 작은 소동을 보면서 사람들의 반응에서 뭔가를 느낄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아저씨의 행동에 동조를 하지만 자신의 피해를 생각해서 나서지 않고 있었다. 물론 그 사람들 속엔 나도 포함된다. 부끄럽다. 지금 생각해도 빨리 이를 말리고 그 젊은 사람을 같이 나무랐어야 했다. 누군가 나서자 같이 이를 도와 사람들이 나섰다. 뺨을 때린 그 아저씨 같은 사람이 있어야 잘못된 행동을 하는 젊은이들을 바로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어른이 그런 모습을 보일때 주위에서 도와야 한다.

두 사람이 화해를 하고 다시 나와 그 아저씨는 지하철을 타기위해 다시 승강장으로 내려갔다. 난 두 정거장이 남았고 그 아저씬 네 정거장이 남았다. 다음 전철을 기다리며, 아저씨는 내게 이런 말을 했다.

'내가 괜히 나섰어, 쓸데없는 호기를 부렸군. 앞으론 나서지 않을거야. 나만 그냥 참았으면 자네같은 사람이 끼어들지도 않았을거야, 그리고 마음이 참 무겁네, 내 자식같은 놈한테 저런 대우를 받아야 하다니 말야.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조금만 참았으면 별 일 없이 지나갔을텐데...'

이 말을 듣는 나도 참 마음이 무겁다.

비록 화해는 했지만, 젊은 친구는 내일 일어나서 깊이 반성하기 바란다. 뺨 맞을 짓을 했으니 누구에게 원망도 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다시 자신이 아저씨와 같은 처지가 되었을 때면 깊은 반성을 할 것이다.

어른은 어떤 일이 있어도 늘 공경받아야 하는 절대적인 존재는 아니다. 다만 연장자로서 우리 인생의 선배로서 공경 받아야 한다. 물론 법으로 정한 것은 아니다. 자신을 위해 쓴소리를 하는 어른은 정말 좋은 분이다. 듣기가 싫은 것은 있지만, 그런 쓴소리는 달게 받아야 한다. 자신밖에 모르는 세상이 되어버린 듯한 느낌을 받은 오늘 하루 저녁밤의 일은 정말이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뭐가 사람들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남들이 싫어하는 행동을 남들앞에서 하지 말자. 술을 먹었다고 모든 것을 술에 떠 넘기지 말자. 폭력은 나쁜 것이다. 물리적인 폭력뿐만 아니라 언어도 폭력이다. 인간이 인간을 때릴 수 있는 권한을 신께서는 주지 않았다.

깊은 반성과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일이었다.
사람들이 살면서 배우는 교훈은 가까이서 찾을 수 있다.
지하철도 예외는 아니다.
Tag : ,
Track this back : http://cusee.net/trackback/2460709 관련글 쓰기
Tracked from 크리슈머에 끌리다 2006/11/29 10:21 x
제목 : [잡담] 공공 장소에서의 매너
지하철 2호선을 어렸을적부터 타고다닌 저로서는 참 많은 기억과 추억이 있습니다.아련한 추억들을 끄집어내어보면 사랑하는 이를 데려다 주던 기억, 첫직장에 출근하던 기억..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조금씩 돈을 주거나, 나이가 있고, 아이를 가진 산모분들에게 자리르 양보하면서서로 웃고 지나갈 수 있는 따스함.구두를 신고 샌들신은 여자분의 발을 밟았을 때의 당황스러움도 있었고,데이트하러 나가는 옷에 여자분의 립스틱이 묻어 당황한 기억도 있습니다.가장.....more
Commented by BlogIcon 프카 at 2006/11/29 09:33  r x
저런일 겪을때 마다 보면 말로 하는건 따귀 때리는 것 같은 '액션'이 아니라서 경찰을 부를 수 없는 것에 대해 늘 아이러니 하다는 생각을 듭니다.

욕을 해 대는 것은 괜찮고... 때리는건 경찰서 가야 하니..
둘다 상대방에게 정신적, 육체적 피해를 주는건 매한가지 아닐까 싶은데요...

자꾸 머리속에 어제 신문에서 본 법보다 주먹이 먼저..라는 기사가 떠오릅니다~
Commented by BlogIcon cresumer at 2006/11/29 09:58  r x
뭐라 말씀을 드려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각박해져 가는 세상이 더욱 각박해져 가는 느낌이네요..
고생하셨습니다.. 그리고 용기가 부럽습니다.
Commented by BlogIcon 루돌프 at 2006/11/29 20:40  r x
어처구니가 없군요...
무슨 버릇이 저렇게 없는건지..
정말로 엄마 젖좀 더 먹어야겠다는 생각뿐...

그나저나 안경때린 사람 얼굴을 때리면 살인미수다라....
종종 듣는 얘긴데, 대체 누가 그런 허황된 얘기를 퍼트린 걸까요 -┏

name    password    homepage
 hidden


BLOG main image
세상엔 알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
killk's Twitter and me2day

 블로그 자체검색
 카테고리
모든 글보기 (2203)
기술 & 트렌드 (1493)
킬크로그 (399)
여행 이야기 (101)
맛집 이야기 (36)
우리집 이야기 (35)
노래 이야기 (16)
iPhone & iPod touch (66)
Review (57)
 관심있는 주제들
iPhone Apple Google VoIP 블로그 스마트폰 ipod touch 콘텐츠유통 콘텐츠 삼성전자

다이시스 배너
모바일/임베디드 솔루션 기업
 최근 포스팅
기술의 오용이 낳은 자동차 원..
Amazon, Kindle for Mac Beta..
꾸러기에게 너무나 창피한 야.. (2)
Apple Store에서 화면 보호 필.. (3)
아이폰으로 들어간 인터넷서점..
Nexus One 판매량은 왜 부진한.. (2)
온라인 뉴스 유료화, 예상보다.. (2)
중국정부 Google에 떠날테면.. (1)
iPad 예약판매 시작 및 Apple.. (2)
iPhone OS 멀티태스킹 지원 루머 (1)
미국 스마트폰 시장, Android..
국내 스마트폰 시장 판도 변화.. (5)
SNS나 LBS를 통해 표현되는 소..
또 다른 모바일 킬러 콘텐츠,..
iPhone 및 Android App 개발이..
 최근 댓글들
유용한 정보 감사합니다 . 아..
나르는킥 - 23:44
아마도 해외에서 판매될 때 번..
킬크 - 13:09
기스 간 것도 박스 개봉 첫 날..
삼성까 - 12:28
아이팟은 보호 필름 안 붙여도..
삼성까 - 12:26
본문에는 번들로 제공된다고..
MIC - 11:23
저도 가끔 야후를 들어갑니다...
@primeboy - 03/19
야후 코리아를 가 본 적이 없..
cyrus911 - 03/19
설마 보호 필름도 애플이 직접..
joogunking - 03/18
한국에서 판매만 해도 바로 팔..
고이고이 - 03/17
그렇군요.. 흐음.. 제가봐도..
Mono - 03/17
 최근 받은 트랙백들
아이폰에서 책을 산다 - 아이..
지민아빠의 해처리
야후 코리아 메인 페이지 선정..
from __future__ import dream
EsBee의 생각
luneneuf's me2DAY
혁신 이미지 속에서 성장한 애..
학주니닷컴
음주의 생각
drunken_j's me2DAY
숲속얘기의 생각
fstory's me2DAY
윈도 모바일 6.5로 업그레이드..
칫솔_초이의 IT 휴게실
스마트폰 OS 업그레이드, 이제..
늑돌이네 디지털 동굴 라지온..
 방문자 통계(Since 2006.2.14)
전체 : 2,547,139
오늘 : 1,951
어제 : 3,592
 추천 링크
Iguacu Blog
iPhone 되고픈 超 iPod touch
서버 컨설팅 전문 테라텍
소프트웨어 스토리
전자파 이야기
 사랑합니다, 여러분 :)
티스토리 배너
DNS Powered by DNSEver.com
스마트 쇼핑저널 버즈

 블로그 구독(RSS Feed)
rss

Giganews Newsgroups
 공지사항
킬크로그 History
About 킬크로그 & 킬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