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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nover에서 열린 CeBIT 행사를 마치고 돌아왔다.

지난달 바르셀로나에서 3GSM 참가를 마치고 돌아온지 한달이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참가한 이번 CeBIT 전시행사는 내게 몇 몇 교훈을 주었다. 그래서 앞으로 해외전시행사를 치를 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행사 소감 및 향후 준비사항을 정리해 보았다.

단순 행사관람이라면 몰라도 직접 회사가 부스를 내서 행사에 참여한다면 다음의 내용이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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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스 디자인에 신경쓰자.

부스가 결정되었다면, 가장 먼저 부스의 디자인에 신경 써야 한다. 대부분의 작은 업체들은 부스디자인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으나, 부스의 디자인은 지나가는 관람객의 눈을 사로잡는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

'한눈에 이 부스의 전시품목은 어떤 것이며 채용한 기술은 무엇이다'라는 것과 '이 회사의 이름은 무엇이다'가 중요한 포인트가 되겠다.

전시장에 가보지 않고 디자인을 준비해야 하므로 부스의 디자인을 미리 꼼꼼하게 체크해 두어 나중에 전시장에 부착하거나 전시할 제품이 배치를 미리 그려두어 가는 것이 좋다.

만일 전시장에 도착하여 부스의 디자인에 부족함이 보이면, 현지에서 해결할 수 있으면 빨리 해결하고, 그렇지 않으면 본사로 연락하여 후발로 도착할 사람에게 준비를 시켜오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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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참가사들은 행사 전날 부스 디자인 준비에 한창이다)

2. 브로셔와 회사 소개서, 사은품의 양을 적절히 준비한다.

단 두 번의 해외전시행사였기 때문에 단정을 짓기는 힘드나 그래도 하나의 패턴은 발견할 수 있었다. 부스를 찾는 외국인들은 자신의 관심사가 아닌 부스에서의 브로셔 수집은 거의 없다. 즉, 대략 몇 명의 방문자가 다녀갈 것인지를 예측하고 그에 맞는 브로셔준비가 필요하다. 많이 준비할 필요가 없다. 방문자들은 설명을 들은 후 필요성을 느끼면 브로셔를 요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생각보다 적은 양의 브로셔를 가져가도 된다.

그리고 회사 소개서를 소량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회사 소개서는 제품과 회사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고객에 한하여 전달해 준다. 그런 고객은 하루에 10명 내외가 될 것이다. 행사준비 중 많은 부분은 브로셔와 전시물품이 차지할 것이다. 특히 브로셔는 부피는 얼마안되어도 중량은 꽤나 나가는 편이다. 모두 소진할 특별한 대책이 없다면 애써 많이 가져갈 필요없다.

사은품은 일반인들에게 모두 나누어줄 생각이라면 많아도 대부분 받아간다. 우리나라 전시회와 비슷하다. 공짜로 나누어주는 사은품은 외국인들도 거부감없이 많이 받아간다. 그러나 약간 의미있는 사은품이라면, 간단한 설문이나 명함을 받고 내주는 것도 좋다. 기꺼이 명함과 설문에 응할 것이다. 또한 실용적인 사은품은 관람자들 사이에 인기다. 어떤 방문자들은 해당 사은품을 어디서 받았는지 묻고 받으러 오는 경우까지 있다. 물론 비즈니스와 연결되기 까지의 가능성은 떨어지지만 홍보효과는 있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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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방문자들을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

부스 방문자들은 대부분 설명을 들은 뒤에 자신이 어떤 일을 하며, 어떻게 관심이 있다고 밝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자신의 담당이 아니더라도 관련 부서에 전달하기 위해 관심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설명을 다 듣고, 브로셔와 연락 포인트(담당자 명함)을 찾을 때는 반드시 상대방의 명함을 받아두자, 만일 명함을 모두 소진해서 없다고 하면 미리 준비해둔 방명록에 기록을 부탁한다. 특별한 이유가 아니라면 응해줄 것이다. 그리고 명함을 받으면서 관심을 많이 보이거나 특이한 반응이나 요구가 있으면 명함 뒷면에 간단한 기록을 남긴다. 또한 더 중요한 경우 별도로 명함을 관리하여 기록을 해 두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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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관련 업체의 부스를 방문한다.

전시를 하면 다른 부스를 방문하지 못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전시는 보통 2~3명이 담당하게 될 것이다. 이때 2명 정도만 지키고 있거나 최소 1명만 부스를 담당해도 된다. 나머지는 관련업체들을 찾아 자사의 제품과 방문부스 제품과의 제휴나 협력을 제의하는 것이 좋다. 특히, 행사 마지막 날이나 이틀전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첫날부터 제휴제안을 하면 상대가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관련 제품 소개를 받는 업체들은 대부분 거절하지 않는다. 향후 어떤식으로든 서로 협력할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물론 그렇지 않은 업체도 있다. 그러나 그런 업체들은 좋은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전시행사는 방문자와 전시자들만의 교류뿐만 아니라 전시업체들간의 교류 역시 중요하다. 힘들이지 않고 관련업체들을 만나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바로 전시행사이다. 물론 경쟁업체를 방문해 보는 것 역시 중요한 일이다. 경쟁업체에서 왔다고 밝혀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경쟁업체 역시 부스의 방문자이고, 경쟁업체일수록 서로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5. 신경써야할 전시자의 자세도 중요하다.

부스도 중요하고 제품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전시자의 자세이다. 전시부스에는 대부분 제품 전시공간과 상담석이 준비된다. 이때 전시자들이 상담석에만 앉아 있으면 안된다. 부스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나쁜 인상을 줄 뿐더러, 방문의욕을 떨어뜨린다. 반드시 제품 전시대에 제품을 설명할 요원이 서 있어야 한다. 제품 설명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을 부스를 지나는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관심을 보이면 말을 먼저 걸고 설명이 필요한지 물어야 한다. '우리 제품은 이런 제품입니다'라고 설명하면 더 들을 것인지 지나갈 것인지 방문자들이 판단한다.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먼저 제품 소개를 시작하면 관련 분야가 아니더라도 경청하는 자세를 보인다. 그 중에 중요한 고객을 만들 수 있는 방문자도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해외 전시회를 할 때는 반드시 영어나 외국어 능통자를 한 명 정도 배치하는 것이 좋다. 또한 기본적인 제품설명 정도는 영어 능통자가 아니더라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영어도 하다보면 늘기 때문에 어려운 일은 아니다.

좀 더 진지한 상담대화를 위해 상담석에 앉을 경우, 물 같은 음료를 대접하고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요점을 정리하는 자세도 중요하다. 또한 비즈니스맨들은 바쁘기 때문에 요점에 대해 명확하게 전달하며, 확인이 필요한 사항은 반드시 적어두어 전시 후 메일이나 전화로 대응하여야 한다.

6. 전시전과 전시후 방문자 관리

전시전에는 미리 초청할 고객의 명단을 결정하고, 초청 이메일과 때에 따라서는 입장권을 보내는 것이 좋다. 한번이라도 만남이 있었던 해외 고객의 경우, 정중하게 행사를 알리고 초청을 하면 관심있는 고객의 경우 답신이 올 것이다. 때에따라서는 초청장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에 대비해야 한다. 대부분 전시자에게는 일정 수량의 무료 초청장을 나누어주므로 이를 적극 활용한다. 또한 참석하겠다는 의견을 받으면 반드시 스케줄을 협의하여 방문 및 상담 시간을 결정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

전시가 끝나고 돌아와서는 반드시 부스를 방문하여 명함을 건내준 방문자들에게 메일을 보내야 한다. 이들에게 방문을 해 준것에 대한 감사의 인사와 제품소개를 간단히 하고, 담당자의 연락처를 명시한다. 때에 따라서는 전시자와 전시품이 담긴 사진 한장을 첨부한다면 그들이 기억하는데 더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메일을 보낼 때는 개개인의 이름을 명시하여, 친밀감과 정성을 함께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은 걸릴지라도 메일을 받는 이들에게는 정성으로 비친다.

전시행사 참가자들의 정보는 전시행사의 결실 중의 하나이므로 반드시 귀국후 잘 정리해 둔다. 이들 중에 중요한 고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방문자들이 반드시 존재한다. 이 명단은 향후 전시행사의 초청 및 안내 메일을 보낼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다.

우리 회사의 경우도 지난 행사에 방문한 예비고객을 대상으로 보낸 초청메일에 응하여 비즈니스 관계를 지속한 회사가 있었다. 이들에겐 두번 세번의 미팅으로 신뢰와 관심을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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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많은 방문자 명함들, 음식점 명함도 끼어있다 :P)

7. 기타

- 해외전시행사는 회사 독자적으로 나가는데 어려움이 많다. 대부분 공공기관의 공동부스 참가를 통해 쉽게 행사에 참가기도 한다. 그러나 두번 이상 지속적으로 공공기관의 부스에 동행 참석하는 것은 제고해봐야 할 것이다. 한번 정도는 경험상 나가는 것도 좋지만 그 이상이 되면 독자적인 부스를 생각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비용을 부담하는 공동참가형태가 많으므로 비용면에서 이득이 되지 않는다면, 꼭 독립부스로 나가길 권한다. 실제 공동참가 비용에 비해 독립부스 비용이 그리 높지 않다. 대부분 20~50% 이상 비쌀 것이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공동부스로 인해 좋은 점도 있지만, 나쁜 점이 더 많은 것 같다. 국가들이 모여 Pavilion을 형성하여 참가할 경우 일반 방문자들의 방문빈도가 떨어진다. 기본적으로 국가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경우나, 독립부스를 운영할 능력이 없는 영세한 업체로 인식을 하기 때문이다. 해외에 지속적인 지원을 받기를 원하는 바이어의 경우 공동관으로 모여있는 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편이다. 이번에도 단체로 모여있는 중국관 한국관 등은 상대적으로 바이어의 발길이 적었다는 후문이다. 그렇다고 반드시 공동운영하는 부스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실익을 따져보고 공동관에 같이 참가를 하는 것도 괜찮다.

- 전시시간은 반드시 규정대로 엄수하는 것이 좋다. 때로는 늦은 시간에 찾는 중요한 VIP도 있으니 짐을 챙겨야 하는 마지막날을 제외하고는 절대 일찍 철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경험상, 바쁜 바이어들의 경우 늦은 시간에도 부스를 방문하거나, 나가는 길에 우연히 눈에 띄어 찾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방문자보다 늦게 철수하는 것이 전시자의 자세이다.

- 전시자의 경우 쉽게 항공표를 구하지 못하더라도 관광이 들어있는 여행사 패키지는 피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행사 패키지는 여행이 동반되어 있는 전시행사 참관자의 일정에 맞추어져 있다. 그렇다보니 5일에서 일주일짜리 전시행사의 경우 4일째나 5~6일째 아예 관광으로 짜여져 있는 경우도 있다. 관광을 포기하면 되겠지만 때로는 다른 나라를 항공으로 경유해서 가는 경우가 있기 어쩔 수 없이 떠나야 하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 전시행사를 나가면 들뜬 마음에 과음을 하거나 무리한 관광을 하는 경우가 있다. 자주 나가는 해외 출장이 아니므로 과음을 하거나, 가까운 여행지로 여행을 가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런 일은 행사가 끝나는 날 정도 하루 일정을 잡아 진행하는 것이 좋다. 물론 회사의 방침이 제일 중요하지만, 거꾸로 행사후에 이런 시간을 별도로 줘서, 전시 진행자들이 원활하게 전시활동에 전념하는 것을 도와주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하루 정도의 휴식시간과 다음날 출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전시진행자들이 더욱 분발할 것이다.

해외 전시행사는 국내 행사와 달리 많은 비용이 동반된다. 기본적인 부스 사용료 및 항공료와 숙박비용, 현지에서의 식사비용 등 여러가지 비용이 들어간다. 따라서 비용에 걸맞는 결과만이 전시행사참가 의의를 설명할 수 있는 것이다. 철저한 준비만이 헛되이 비용을 지불하지 않도록 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국내도 마찬가지지만 한번의 만남과 상담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그러나 꾸준한 해외전시참가와 방문자와의 지속적인 교감만이 계약으로 이르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전시행사는 그런 관계를 맺기 위한 제일 첫 단계이다. 첫 단계에서부터 중요한 성과를 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전시행사의 착실한 준비와 알찬 행사운영이다.

해외전시행사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이 포스팅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물론 제일 먼저 나와 우리회사에 성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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