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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지사, 대구광역시장, 구미시장 등 3개 자치단체장이 삼성전자 부회장을 찾아가서 삼성전자 휴대폰 공장을 유지해 달라고 단체로 떼를 쓰러 갔다고 한다.

[inews24]
삼성전자-대구경북 "모바일 R&D 협력강화"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얼마전 삼성전자가 베트남에 최대 연간 1억대를 생산할 수 있는
휴대폰 공장을 짓겠다는 발표하면서, 대구 경북 지역에 큰 파장을 몰고 왔다.

그도 그럴것이 구미에 있는 삼성전자 휴대폰 공장은 국내향 뿐만 아니라 수출되는 삼성 휴대폰을 가장 많이 만들어 내는 공장이기 때문이다. 휴대폰 하나가 유망 수출 품목이 되다보니, 이와 파생된 지역 경제 발전은 말하지 않아도 큰 것이다.

그런 위치에 있는 삼성전자가 구미보다 더 큰 공장을 해외에 짓겠다고 발표했으니, 해당 지방 자치단체장과 유관 단체장은 얼마나 답답했을 것인지는 짐작할 수 있다. (유지하겠다는 발표는 있지만, 더 확장하겠다는 발표는 없다, 결국 어떤 것도 확답할 수 없는 것이다)

당장 해당 지역 공장에 근무하는 종사자와 협력업체 직원 등 많은 사람들의 일자리에 빨간 신호가 켜졌고, 이는 바로 이들이 생활하는 지역 경제에 파장이 미칠 것임은 뻔하다.

그러나, 기업활동이 지역의 경제를 지원하는 형태로는 움직일 수 없다. 삼성전자는 한국의 기업이기도 하지만 글로벌한 세계의 기업이다. 그리고 엄연한 사기업이다. 경쟁력차원에서 생산원가를 따져 저가폰을 생산하기 위해 해외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것은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것이다.

삼성전자 구미공장과 관련된 3개 지방자치단체장이 삼성전자 부회장을 찾아가서 협조요청을 한 것은 이해가 안되는 건 아니지만, 한편으로는 참으로 안쓰럽다.

구미에 R&D 센터를 만들고, 모바일 테스트베드를 만들고, 경북대내 부지에 협력업체를 입주시키는 빌딩을 세우는 것이 과연 지역 경제를 위해서 최선인지는 한번 되짚어 봐야한다. 그렇게 지원하겠다는 지자체의 손길도 외면하려는 기업을 위해 지자체 단체장들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대구 경북이 모바일 임베디드 메카로 자리잡기 위해 삼성전자가 필요한 것은 맞지만, 더 큰 글로벌 기업 유치나 유망한 중소 기업들을 육성하여 삼성전자 같은 회사를 배출하도록 만드려는 노력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삼성전자가 구미에 정착하여 발전하게 역사를 되짚어 보자. 자발적으로 삼성이 구미 국가공단에 터를 잡은 것 역시 지역의 유치노력과 꾸준한 인재의 배출, 지역의 지원 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기업은 그 기반위에 신제품을 만들고 판매하여 휴대폰이라는 히트상품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러한 과정은 지역과 기업이 어떻게 하면 상생하고 공존하는 것인지를 보여준 모범적인 사례이다. 예전엔 이런 그림을 중앙정부가 그렸지만, 지금은 그림의 주체는 바로 지자체이다.

이제 대구 경북은 제2, 제3의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을 만드는데 집중해야 한다. 삼성전자로 지역의 모바일 임베디드 관련 산업의 기회를 발견했다면, 또 다른 유망한 기업을 육성하는데 신경써야 한다.

기술과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발굴하고, 이들이 지역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지원해 주고, 인력을 양성하고 기반을 마련해 주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떠나려는 삼성을 붙잡고 늘어지는 것도 한편으로 지역경제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행할 수 있는 방법일 수는 있지만, 지역 정서나 경제를 위해 사기업을 언제까지나 붙잡아 둘 수만은 없다.

기업 발굴과 육성으로 더 큰 기업을 키워 지역에 남아서 지역을 위해 역할을 할 수 있는 기업을 키워야 한다. 삼성을 찾아가서 부탁하는 것보다 더 쉽고 효과적인 것은 지역 기업을 잘 살펴보고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지원하면 더 크고 발전할 수 있는지를 살피는 일이다.

잘 되는 기업을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될 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지방자치단체장이 신경 써야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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