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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2009년 2월 17일자로 아날로그 TV 송출이 중단된다. 원래 2006년 12월 31일로 잡혀 있었으나, 디지털 TV 수신기의 보급율(또는 전환율)이 저조하여 일정을 2009년으로 바꾸었다. 대신 2008년 1월에 주파수 경매를 통해 공공안전용을 제외한 일부 대역을 일반에게 판매하기로 결정하였다.

미국의 아날로그 TV 방송은 700MHz 대역 일부를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DTV로 전환하면서 일부만 700MHz를 사용하게 되었고 나머지는 유휴 대역으로 남게 되었다. 이미 1993년 PCS 주파수 할당을 통해 주파수 경매 경험이 있는 미국은 또 다시 700MHz의 대역 경매에 나서게 되었다. 경매 대역은 약 60MHz로 알려져 있다.

700MHz의 상위 대역은 공공목적으로 사용하기로 하였고, 하위 대역을 주파수 경매로 기업에 넘기려 하고 있다. 아마도 면허 기간은 다른 주파수 대역과 마찬가지고 8년으로 예상되며, 20MHz 대역을 3개로 구분하여 1개는 공공용으로 나머지 2개 대역을 경매에 부칠 것으로 알려졌다.

주파수경매와 함께 인터넷 업체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유선에 비해 무선은 설치비용이 많이 들지 않으며, 자사의 콘텐츠를 쉽게 무선으로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인데, 특히 구글은 주파수경매에 적극적으로 관여를 하고 있다. 더군다나 700MHz 대역은 대도시에서 빌딩 등에서도 음영지역 커버가 우수한 상황이어서 황금대역으로 불리고 있다.

구글은 경매에 부쳐지는 대역의 망공개와 재판매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얼마전 경매를 주관하는 FCC는 망공개는 허용하면서 재판매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망공개는 기존 이동통신사들의 권력을 빼앗는 것과 마찬가지의 엄청난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

독자적인 망을 가지지 않아도 망공개를 통해 자사의 콘텐츠를 공개된 망에서 무선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마치 망은 SKT를 사용하면서 KTF의 무선콘텐츠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원리여서, 이동통신사의 독점적인 권리가 상실될 수 있는 큰 사건이 될 전망이다.

당연히 기존 이동통신사인 AT&T와 Verizon은 FCC의 방침에 강력하게 반대를 하고 나섰다. 그러나 AT&T의 경우 일주일만에 갑자기 FCC의 입장을 환영하는 방향으로 급선회했다. 재판매 규정이 합리적인 제안이라는 근거를 내세우고 있다.

어쨋든, 내년 1월에 있을 미국 주파수 경매는 인터넷 기업들과 이동통신사들에겐 큰 관심사이다. 구글이 어떻게 해서라도 경매주파수를 넘겨받는다면 인터넷 서비스에 큰 이변이 생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글은 자사의 수익모델인 광고를 무선서비스와 접목시켜 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보이고, 다른 여타 인터넷 기업들 역시 이동통신사에 얽매이지 않고 독자적으로 무선 콘텐츠 서비스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소비자들 역시 미국 전체가 커버되는 무선인터넷망을 저렴한 요금이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며, 이동통신사에 종속되지 않는 무선 콘텐츠 사용이 가능하여 많은 가치를 전달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누가 주파수 경매에 낙찰되든 망개방 조건을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에 소비자는 더 넓은 선택권을 가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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