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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공유기 제재 때문에 블로고스피어가 시끄러운데, 너무 한쪽으로 KT만 일방적으로 나무라는 분위기가 아니냐는 몇몇 분들의 의견에 대해 내 의견을 적어 보고자 한다.

이번 KT 공유기 제재 문제의 핵심은 과연 무엇일까?

나는 이번 문제가 KT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수익 증대를 위한 마케팅 액션이라고 보고 있다. 즉, 시장 조사를 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고 보고 있다.

언론을 통해 일부 기업형 사용자만을 대상으로 단속할 것이며, 가정용 사용자는 대상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지만, 다수의 개인 가정용 공유기 사용자들은 그들이 정의하는 불법 사용자에서는 빼지 않고 있다.

공유기관련 이슈는 늘 KT가 앞장서서 했다. 그리고, 해마다 때되면(여름 휴가철에 잘 꺼낸다) 꺼내고 있다. 그리고 실제 이런 이슈 제기는 이미 6년 이상 아무런 결론 없이 항상 해프닝으로 끝내고 만다.

KT는 자사의 논리를 펼치며 여론이 자신들의 의견에 공감해 주는지 아닌지를 알아보고 있다. 그러나, 늘 분위기는 냉담하다.

기업이 비즈니스를 하는데 있어서, 비용이 들어감은 당연한 것이고 그에 따른 가격이 형성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이치다.

하루가 다르게 더 좋은 장비와 시설이 들어서는 것이 요즘 모습이다. 네트워크 장비 역시 마찬가지이다. 새로운 서비스와 새로운 장비, 새로운 트랜드의 출현이 빈번한 시대에 살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는 클라이언트 사용자를 위한 전용선 판매 상품이다. 즉, 서버로 사용되지 못하도록 유동 IP를 제공하고, 공인 IP를 추가하는 데에 비용을 받고 있다. 이런 점이 기업용 전용선과 다르다. 기업용 회선은 외부로 트래픽을 제공하는 고정적인 서비스가 가능하지만, 초고속인터넷은 서비스가 불가능하다.

회선의 속도는 여러가지 변화를 몰고 왔다. 텍스트나 정적인 이미지 전달에 그치던 인터넷 서비스들이 동영상이나 음성, 스트리밍, 대용량 파일 등이 빠른 회선 보급에 따라 활성화 되었다. 요즘 UCC나 영화 다운로드 같은 서비스가 초고속망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는 어떤 경우에 비용이 많이 들어갈까? 그것은 두말할 나위없이 회선을 구축하는데 비용이 가장 많이 들어간다. 그러나 일단 구축된 회선은 일정기간의 비용회수기간을 거치면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통신사업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비유하는 사람도 있다. 또한 초기 투자 비용이 워낙 크기 때문에 통신 사업은 아무나 못하는 것이다.

ADSL에서 VDSL 또 다시 VDSL-II까지 회선 자체는 변함(광인터넷의 경우 별도 새로운 광회선 가설이 필요)이 없는데, 종단을 연결하는 회선 종단 장치들의 업그레이드 되면서 10Mbps 50Mbps 100Mbps 등으로 속도 업그레이드가 가능해진다.

초고속인터넷은 여러가지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가 개발되면서부터 트래픽 문제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평균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트래픽을 넘어설 것 같은 가입자들의 사용 패턴이 지속적으로 감지되고 있기 때문에 미리 증설 계획을 세우는 등의 조치를 취하게 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늘어나는 트래픽을 감당하려면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 바로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제공사들의 딜레마이다. 예전엔 어느정도만 구축해 두면 한동안 계속 큰 수익을 거두었는데, 이젠 그렇게 되지 않는 것이다.

또한 수익을 올리기 위해 시장 판매가를 올리려 하니, 가격에 민감한 사용자들이 이탈할 우려가 있으며, 자칫 경쟁사들의 가입자 뺏기에 이용될 것이라는 두려움에 차마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대신 언론을 통해 지속적으로 비용 인상의 필요성을 툭툭 던지는 것으로 여론을 떠보는 일을 계속하게 된다. 그거야 기업이라면 당연하게 하는 일반적인 마케팅 활동이다.

어느 기업이든 이익을 목표로 하지 않은 데가 없지만, KT나 다른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들은 지금 받는 사용료만으로도 이익을 남기는 구조의 사업을 가져가고 있다. 더 이익을 남기고 싶다면 출혈경쟁 마케팅만 지양한다면 가능한 일이다.

현재 초고속인터넷 제공 3사(KT, 하나로, LG파워콤)는 수익 정체 상태에 와 있다. 현재 시장에서 더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가입자 뺏아오기 뿐이다.

그러나 1위 사업자 KT는 꾸준하게 다른 방향으로 수익 창출을 생각하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늘어나는 IP 기반의 기기들의 추가 비용을 받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공유기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이유는 공유기가 자신들의 초고속망 사업에 트래픽으로 위협을 주는 것이 아니라 IP 추가 판매를 저지하는 효과를 지니기 때문이다.

KT도 IPTV 사업을 한다. 그리고 홈네트워크 사업도 한다. 이런 사업에 IP가 필요함은 설명한 필요가 없다. 이런 곳에 공인 IP를 사용할 것인가? 천만에. 반드시 사설 IP를 만들어내는 공유기를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일반 소비자들이 자신들의 네트웍을 이용하여 개별적으로 사용하는 IP는 사용하지 못하게 하려 한다. 이것은 결국, KT가 공급하는 솔루션 기반에서 사용하거나 추가적인 서브네트웍 구성에 따른 비용을 받겠다는 의도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래서 시장에 호소하는 아이템은 항상 하나밖에 없다. 왜 공유기가 불법인지는 자사의 약관(이유는 없다, 그렇게 되어 있으니까)을 들먹이고, 왜 서브네트워크를 구성하지 못하게 하는지를 물어보면, 과도한 트래픽으로 타 사용자들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이라고만 답을 한다.

1개의 PC에서 하루 종일 영화만 다운로드 받는 사용자와 공유기로 5대의 컴퓨터를 물려놓은 사용자가 있다면 어느쪽이 KT에겐 반갑지 못한 사용자 일까?

KT는 공유기를 사용하는 사용자가 통상 더 많은 트래픽을 발생시킨다고 이야기 한다. 그러나 그런 정확한 근거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또한 상식적으로도 속도의 한계가 있고 트래픽의 제한이 없는 정액제 상품에서 정당한 사용자의 사용이 타사용자의 불편을 초래한다면 그것이 사용자의 잘못인가 아님 서비스 제공자의 잘못인가를 생각해 보자.

그 정당한 사용자의 기준이, KT에 따르면 공유기를 사용하더라도 1대까지 추가한 사용자라고 한다. 그들의 논리대로라면 트래픽을 많이 일으키는 사용자가 악성 사용자인데, 얼마의 트래픽을 일으키면 악성 사용자가 되는 것인가? 또 공유기를 사용하는 사용자가 공유기를 쓰지 않는 사용자에 비해 트래픽을 많이 유발한다는 근거는 또 무엇인가?

결국, 여러가지 상황을 간추려보면, KT는 사용자들로부터 IP 추가 발급(자사의 공인 IP자원도 아닌데) 비용을 거두려고 하는 것이다. 그 근거로 공유기를 언급하는 것이며, 과도한 트래픽을 일으킨다는 앞뒤 논리가 맞지 않은 주장을 계속 펼치고 있는 것이다. 변형된 종량제를 은근 슬쩍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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