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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서점이 성공한 이유 중의 하나는 가격 할인과 다음날 배송이라는 편리함에 있다. 얼마전부터는 도서정가제가 본격 시행됨으로써 오프라인 서점과 동등한 경쟁을 위해 가격 할인폭이 조정되었다.

그러나 인터넷 서점의 편리함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의 경우 여전히 가격 우위에 마일리지 적립, 빠른 배송까지 보장하는 인터넷 서점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오프라인 서점이 사라져간다는 쓸쓸한 소식을 접할때마다 예전 학창시절의 추억이 생각나지만, 한편으로는 시대가 바뀜에 따라 어쩔 수 없는 현상이 아닌가 생각을 하기도 한다.

나의 경우만 해도 예전엔 웬만하면 책은 직접 서점에서 가서 직접 골라서 구입했었다. 책을 고르면서 이런 저런 책들을 함께 볼 수 있는 재미도 있고, 서점에서 누릴 수 있는 잠깐의 여유도 좋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하는 책이 있는지 없는지 미리 알아볼 수 없고, 서점에 들를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없으면서, 또한 오래전에 나온 책인데 책값이 비싸다면 바로 인터넷 서점을 먼저 찾아보게 된다.

내가 주로 이용하는 곳은 인터파크도서이다. 무료배송이 안되는 인터넷서점은 왠지 다시 방문하기 싫어진다. 인터파크도서는 무료배송이 지원되며 찾고자 하는 책 대부분은 구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또한 전날 주문하면 대부분 다음날 받아볼 수 있고, 늦어도 그 다음날 오전에 받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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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직지사를 다녀온 후에 불교 사찰과 관련된 것이 알고 싶어서 책을 찾아보았고 마음에 드는 책을 발견했다. 그래서, 인터파크도서에서 검색을 했는데, 가격은 정말 마음에 들만큼 할인이 되었는데, 문제는 절판이 됐다는 것이다.

그래서 할 수 없이 포털 사이트를 통해 검색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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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의 서적 섹션에서 검색해서 찾았으나 역시 구매아이콘이 없는 것으로봐서 절판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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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네이버에는 '구매하기' 표시가 나타났다. 그럼 책이 있다는 이야긴데, 링크된 서점은 유일하게 반디앤루니스(서울문고) 인터넷 서점인 반디북이었다. 어디에 판매하고 있는지 정보를 얻었으므로 바로 해당 인터넷 서점으로 직행했다. 왠지 모르게 포털이 중계하는 물건 구입은 좀 꺼려진다.(포털로 지급하는 수수료가 있을테니 찜찜하다) 싸다고 해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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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서적검색에서부터 출발했다. 분명 제대로 된 서적명을 입력해서 검색했는데도 책이 나타나지 않았다. 저자가 몇권을 책을 집필했기 때문에 저자로 검색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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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검색이 되었다.

정확한 서적명을 입력해서는 검색이 안되고 저자명으로 검색해야 제품이 나타나는 것은 정말 심각한 오류이다. 외부 포털검색에는 책이 있는 것으로 나왔는데, 정작 서점이 운영하는 인터넷 서점에서 검색이 안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저자를 모르면 책을 찾기도 힘들다?

다행이 어디에도 절판이라는 표시가 없어서 책을 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느 인터넷 서점처럼 할인을 받고 입금을 했다. 다만, 구매하기에 들어갔을때 2~3일 정도 소요될 수 있다는 표시에 약간의 의구심은 들었다.

인터넷서점에서 책을 보유하고 있다는 표시를 하는데, 입금에서 배송까지 최장 3일이면 조금 길다는 생각도 들었다. 보통 다른 인터넷 서점은 1~2일로 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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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저녁에 입금했다.

그리고 오늘 오전에 배송현황을 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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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처리중'이다. 처리중이라는 말은 책을 찾고 있거나 포장이 안되었다는 말이다. 포장이야 시간 걸릴 일이 아니므로 결국 내게 보낼 책을 아직도 섭외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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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하면 확대되어 자세히 읽어볼 수 있다)

- 집책(책을 찾는 일)과 포장에 1~2일이 걸린다.
얼마나 큰 서적물류센터에 어떤 방식으로 집책하는지 모르겠지만 인터넷서점으로 구입하려는 고객의 가장 큰 불만이 배송시간인데 집책에만 최대 2일까지 소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주문받아놓고 쉬엄쉬엄 찾나보다.

- 재고가 없는 도서의 경우 3~5일이 더 걸린다.
이상하다. 재고가 없는 경우 구입단계에서 재고가 없으므로 3~5일을 기다려서라도 구입하겠느냐라고 묻는 것이 상식이 아닐까? 그러나, 구매 프로세스에는 이런 안내가 없다. 구매 프로세스가 이어진다면 책재고가 있다는 전제하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상식아닌가?

- 4~7일이 지나서도 여전히 '처리중'일 경우 재고 확보가 어렵거나 품절, 절판된 도서이므로 연락후 주문취소/환불 조치한다.
가장 황당한 부분이다. 소비자는 입금해놓고 최장 일주일을 기다려서 책이 없다는 말을 듣고 다시 돈을 돌려받는다는 말이다. 이게 인터넷 서점인가? 아니 오프라인 서점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황당한 정책이다.

고객센터에 전화를 했다. 주문도서를 확인후 현재 프로세스를 답해 주었는데, 역시나 재고(주문한 책)가 없어서 해당 출판사에 주문한 상태라고 답변했다. 오늘 중으로 답이 올거란다. 만일 답이 없거나 마냥 기다리면 최장 5일 정도를 더 기다린후 그래도 재고가 없으면 환불해 준다는 것이다.

이 부분(위에 문제점으로 생각한 사항)에 대해 항의를 하자, 7월이면 시스템이 바뀌고 그러면 나아질 것이라고 한다. 정말 답변치고는 궁색하다.

'반디앤루니스'는 삼성동 코엑스에 넓은 매장을 가지고 있어서 자주 들러서 책을 읽기도 하고 샀던 서점이었다. 많은 책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우리나라에서 만드는 책은 다 있을 거라는 생각도 했었다. 사실 매장 크기에서 큰 신뢰를 가졌던 서점이었다.

그러나, 인터넷 서점을 통해 본 반디앤루니스는 형편없는 프로세스를 가졌다는 생각뿐이다.

반디북은 인터넷 서점의 경쟁력이 무엇인가를 다시한번 되짚어 보길 권한다. 최장 일주일간 기다려서 그 책이 없어서 환불해준다는 말을 하기전에 인터파크도서처럼 책이 없다고 미리 알려주는 것이 어려운 일인가?

무조건 고객에게 책이 있다고 안내한 후에 입금을 시키고 그 다음부터 재고를 알아보는 시스템은 대체 무슨 시스템인가?

책 한권 주문을 통해 알 수 있는, 어느 기업의 소비자에 대한 태도를 알 수 있는 사례였다.

그나저나, 내가 주문한 책을 받아볼 수 있긴 할까? 일주일 뒤에 다시 환불해준다면 최소한의 금융비용(이자)은 받아야 하지 않을까?

PS. 17일 오후 7시 경 주문했고, 20일 오전 11시 40분 경 책이 도착했다. 남은 책이 몇 권 없었는지, 책은 진열되었던 흔적이 여기저기 남아있다. 표지에 접은 표시가 있고, 제본상태 일부 불량인 상태였다.(첫페이지가 떨어져 나가기 직전) EBS 온라인강좌 1만원 상품권이 동봉되어 있다.  무엇 때문에, 왜 넣었는지도 설명없다. 하지만, 할인이라도 받았으니 그냥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앞으로 웬만하면 반디북에서 주문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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