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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백신서비스 1년에 대한 짧은 생각
[2008/08/20 11:19]    
오늘자 전자신문 1면은 무료 백신서비스 이야기가 올라왔다.

전자신문 :
무료 백신서비스 시장이 달라졌다

기사의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포털을 필두로 시작된 무료 백신서비스 시작이 1년을 넘었고, 그 여파로 인터넷에서 바이러스 및 악성코드에 대한 내성이 강화되어 개인 사용자 시장에는 긍정적인 면이 있었으며, 상대적으로 유료 개인 백신서비스 시장은 1/3 정도로 줄어들었다.

포털들이 사용자 유인책으로 시도했던 무료백신은 이스트소프트의 백신 어플리케이션인 '알약'출시로 지난 1년간 시장에 완전히 정착되었다.

무료 백신서비스의 등장은 시장 선두그룹의 백신을 개발하던 보안업체들에게는 매출과 사업면에서 타격을 주었지만, 백신을 가장한 사기 업체들의 피해를 줄이는데 큰 역할을 했으며, 국가 전체적으로도 네트워크의 건강상태가 좋아졌다고 볼 수 있다.

선두 보안업체들의 무료 백신서비스에 대한 우려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 수익이 없는 서비스 제공은 투자를 위축시키고 시장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견해였는데, 1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보면 아직은 그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포털이나 일부 업체의 무료 백신서비스 제공은 다들 알고 있지만 '공짜'가 아니다. 포털은 자사로의 트래픽 유입을 늘이기 위해 마케팅 차원의 제공이므로 결국 비용을 지불하는 셈이고, 소비자 역시 트래픽과 보안서비스를 맞바꾼 것이므로 공짜는 아니다.

또 이스트소프트처럼 개인시장은 무료, 기업시장은 유료라는 자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수익사업임을 분명히 하는 업체도 등장했기 때문에 결코 '무료' 백신서비스라고만 단정짓기는 힘들다.

기사에서 안철수 연구소의 급격한 매출 하락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포털도 무료 백신서비스로 인해 많은 득을 본것은 아니라고 이야기 하지만, 원래 장사에서 밑지는 법은 없는 것이다.

즉, 단순히 경쟁사 죽이기만을 위한 목적에서 무료 백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며, 결국 시장을 다른 방향에서 접근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해외에서 백신을 공급하는 업체들의 영업전략도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와는 달랐다. 카스퍼스키나 어베스트 등은 개인사용자에게 1년 또는 그 이상의 무료 사용기간을 제공하고 있었으며, 저렴한 가격(국내 비슷한 가격에 2년간 제공 등)에 소비자 시장을 노렸다. 또한 개인 소비자 시장보다는 기업용 시장을 공략하는 노력들을 보여왔으며, PC의 번들로도 자주 제공했었다.

오로지 연간단위로 얼마라는 식의 단순한 영업방식을 취하던 국내업체와는 다르게 시장을 이끌고 있었다.

국내에서 개발해서 국내 사정을 잘 알고 빠르고 능숙하게 대처한다는 점만을 강조하여 해외제품과의 차별성을 부각시켰지만, 결국 더 많은 정보가 국내로 쏟아지고 해외 제품이 하나둘씩 국내로 들어오자 대처가 늦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근 10년간 같은 라이선스정책만으로 국내 백신시장을 평정하던 2개 업체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것은 이미 예상된 수순으로 볼 수도 있다.

그나마 안철수연구소는 단순 백신서비스 제공뿐만 아니라 보안클리닉이라는 소비자에겐 다소 생소한 개념으로 시장을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 그나마 긍정적이다. 개인이 잘 모르는 보안에 대한 개념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는 제대로된 방향을 잡은듯 하다.

하지만, 아직 국내 소비자의 보안에 대한 인식문제가 걸림돌이며, 여전히 소비자에겐 부담스런 가격책정이 시장 확산에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

어쨋거나, 벌써 무료 백신이 시장에 나타난지 1년이 되었고 소비자들은 예전에 비해 좀 더 안전한 환경에서 컴퓨터를 사용하게 되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또한 이런 충격을 통해 국내 보안 회사들의 사업 다각화와 비즈니스 개발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초기 우려했던 개인 백신 산업 자체의 붕괴는 '아직'은 일어나고 있지 않다. 시장논리에만 맡겨둔다고 해도 경쟁력없는 백신 회사의 퇴출은 있어도,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 능력이 있는 회사의 퇴출은 없을 것이다.

난 여전히 회사에서는 기업용 라이선스가 있는 제품을 사용 중이며, 집에선 무료 백신을 사용 중이다. 큰 차이점은 없지만, 그래도 뭔가가 차이점은 있다. 그 차이점과 고객의 요구를 잘 읽는다면 백신 산업의 미래는 그리 우울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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