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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도 차이나타운이 있다. 어엿한 화교초등학교도 있다. 그것도 대구의 중구 시내 한복판에 차이나타운이 있다. 한국전쟁이후 모여든 화교들이 모여 상권을 형성했는데, 현재는 많이 줄었다고 한다.

화상들이 모이면 으례 중화요리집 몇 집은 볼 수 있다. 이제 대구에 몇 남지 않은 화상 중화요리집이 차이나타운 내에 있다. 특히 할배짬뽕이라는 특이한 삼선짬뽕을 하는 집이 있는데, 구 종로호텔 앞의 경미반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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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전골목 입구에 있는 경미반점은 여느 화상이 운영하는 요리집과 다를바 없는 평범한 가게다. 어딜가나 화상의 전용 색상인 붉은색 글씨가 돋보이는 간판이 달려있다. 30년 정통이라고 붙인 글귀를 보니 그래도 업력은 제법 갖추고 있는 음식점이라는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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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과 룸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룸은 크게 2개가 있고 약 40여명이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이미 우리 일행이 식사를 위해 도착한 12시 30분 경에는 요리손님들이 방으로 속속 모이고 있는 상황이었다.

제대로 된 중화요리집은 짬뽕, 짜장면 같은 간단한 식사류가 아니라 요리를 잘 하는 집들이라고 한다. 경미반점은 오랫동안 화상 2세대, 3세대가 운영한 집이라 내려오는 요리의 비법은 있는 집이라 하나 이번엔 맛을 보지 못하고, 할배짬뽕이라 불리는 백짬뽕을 먹으러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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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미반점은 아직 면종류의 식사가격이 인상되지 않았다. 대구 지역 대부분 배달하는 자장면 가격이 3,500원, 짬뽕, 간짜장이 4,000원 임을 생각하면 500원씩 싸다. 물론 서울 수도권은 이보다 500원 가량 비싸니까 서울에 비하면 최대 1천원씩 싼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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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미반점을 이야기 하면 할배짬뽕이라는 삼선특짬뽕 이야기를 많이한다. 여주인에게 물어보니 할배짬뽕이라는 말 외에도 우리집 짬뽕, 백짬뽕 등 다양한 이름이 붙어 있다고 한다.

할배짬뽕이라는 말의 유래는 이 가게 주인의 할아버지가 종종 드시던 짬뽕으로 손님들이 그 모습을 보고 '할배가 드시는 저 짬뽕 해주이소'라고들 해서 '할배짬뽕'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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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매짬뽕은 일반 짬뽕과 달리 국물이 빨갛지 않다. 첫눈에 싱거울 것 같다는 우려까지 드는 국물이다. 하지만 의외로 깔끔한 맛을 자랑한다. 맛있는 가게들의 음식들은 대부분 담백하다. 또 뒷맛이 게운하다.

삼선특짬뽕인 할배짬뽕은 국물이 일단 시원하고 부드럽다. 짬뽕하면 국물인데, 얼큰하지 않은 짬뽕이 바로 할배짬뽕이다. 아이들이 먹을 수 있을만큼 맵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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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가 반마리 들어가 있으며, 다양한 해산물이 들어 있다. 대신 면의 양은 그리 많지 않다. 해산물의 양이 어느정도 되기 때문에 면의 양은 일부러 적게 넣은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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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만 봐도 면은 굵지않다. 면이 굵으면 거의 삼선우동으로 착각할 정도이다. 물론 우동과 짬뽕의 차이는 아무래도 국물의 차이일테니까.

참고로 할배짬뽕, 삼선특짬뽕의 가격은 한그릇에 5,500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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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간 일행 중에는 짬뽕을 즐기지 않는 사람이 있었고, 간짜장을 시켰다. 면의 양이 적은 것은 짬뽕과 같았다. 하지만, 짜장은 다른 중화요리집과 달리 맛있다는 평가다. 면에만 실망하지 않는다면 짜장의 맛이 간짜장의 맛을 결정한다. 먹어본 사람들의 평가에 따르면 경미반점의 간짜장도 먹어볼만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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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미반점 또 하나의 자랑거리는 중국식 만두이다. 이름하여 산동왕만두인데, 5천원짜리 1인분에 왕만두 세개가 떡하니 제공된다. 5천원치고 양이 작다는 느낌이지만, 일단 만두를 먹어보고는 그런 말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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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속에는 각종 해산물을 비롯한 다양한 재료들이 들어가 있다. 우리나라 만두와 달리 재료들을 다져서 넣지 않는 것이 중국식 만두의 특징이다. 그냥 재료들을 먹기 편하게 가지런히 칼로 썰여서 넣는 것이 중국식 만두의 특징이며, 가게 주인이 자랑하는 이 집 중국만두의 특징이다.

사실, 가게 바로 맞은편 구 종로호텔(현재 공사중) 오른쪽엔 '영생덕'이라는 또 다른 화상이 운영하는 만두전문점이 있다. 만두전문점이지만 중국요리집으로 보면 된다. 영생덕은 물만두가 유명하다는데 다음에 한번 들러봐야겠다.

대구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는 화상들의 중화요리식당들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어쩔 수 없는 것인가 보다. 특색있고 (인터넷 등에) 잘 알려지지 않으면 옛 맛을 기억하고 찾아오는 단골 외에는 손님도 많지 않다.

그래도 대구 종로 차이나타운을 찾으면 빠지지 않은 가게 중의 하나가 경미반점이다. 그리고 경미반점의 유명세를 만들어준 것은 다름아닌 할배짬뽕이라는 삼선특짬뽕이다. 다른 짬뽕과 달리 얼큰하지만 맵지 않으니 어린 자녀를 데리고 찾아가도 괜찮겠다.

가게 주차장은 따로 없고 근처 화교초등학교 뒤쪽에 자리잡은 주차장들은 1시간에 1천원을 받는 곳들이 몇몇 있다. 중앙로 도로쪽엔 30분당 1천원을 받으므로 이곳 싼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여유있게 식사를 즐기면 되겠다.

가게의 위치는 중앙로 중앙시네마타운 골목길 안쪽으로 들어가면 센추럴관광호텔(구 종로호텔)이 보이면 바로 맞은편에 위치해 있다. 아니면 만경관에서 동아쇼핑쪽 길로 가다가 센추럴관광호텔을 찾아도 금방 찾을 수 있다. 식당앞 도로는 일방통행이니 주의할 것.

경미반점 전화 053-254-5543

근데, 가게 주인(화교 3세)의 할아버지는 왜 백짬뽕을 즐기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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