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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에 설치된 셀프주유기)

유가가 하락세를 맞고 있어도, 환율때문에 좀처럼 내리지 않았던 기름값이 최근들어 많이 내렸다. 1,500원 대의 휘발유 가격이야기가 나오고 있었고, opinet 검색에 따르면 지금은 대부분의 주유소에서 1,500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서울은 지역에 따라 1,600원대도 많다.

자가용을 가지고 출퇴근하는 내 입장에서 주유비는 실제 생활비 상승의 큰 부분 중 하나를 차지했다. 한때 지방인 대구에서도 리터당 1,900원대의 휘발유 가격을 보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던 적이 있었다. 불과 몇 개월 전이다.

전에는 한번 주유시 5만원씩만 넣고 다녔었는데, 기름값이 많이 오르고 나서부터는 한번에 5만원 주유는 왠지 부족해 보여서 언젠가부터 6만원씩 넣고 있었다. 하지만 전에 5만원치 기름보다 요즘 6만원치 기름이 덜 들어가는 손해보는 느낌을 늘 받아왔었다.

경기불황은 아이러니하게도 유가를 안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기름소비가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 그 이유인데, 어쨋든 나같이 자가용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유가하락은 반가운 일이다.

최근엔 조금이라도 싼 기름을 판매하는 주유소를 찾아 다녔다. opinet은 거의 실시간으로 주유소 기름값을 파악할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다. 대구는 지리적으로 어디든 1시간 안이면 끝에서 끝으로 갈 수 있기 때문에 기름이 싼 곳으로 가서 넣어도 거리 부담이 거의 없다.

서울같으면 강동구 사는 사람이 양천구까지 주유소를 찾아서 기름넣는 것이 불합리하지만, 대구는 웬만한 거리는 차 안막히고 10Km 내에서 갈 수 있는 비교적 짧은 권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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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et에서 검색한 대구 북구 GS 칼텍스 유류 가격비교)

어제 출근하다 주유계를 보니 거의 바닥이어서 기름을 넣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사무실에서 최저가 주유소를 찾아보았다. 유가가 많이 오르고 나서부터 생긴 습관이다.

GS칼텍스 카드를 가지고 있어서 GS 주유소만 대상으로 검색하는데, 대구 최저가를 발견했다. 근데, 바로 회사 옆에 있는 주유소였다. GS 칼텍스뿐만 아니라 대구에서 통틀어 가장 싼 가격으로 판매중이었다.

며칠전부터 주유소 공사를 하더니, 모두 셀프주유기로 바꾸고 가격을 내려서 영업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즉, 인건비를 아껴 기름값을 할인해주는 방식이었다. 더군다나 이 주유소는 GS 칼텍스 직영매장이다. 일반적으로 직영매장은 개인사업자 매장에 비해 조금씩 비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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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북구에 있는 GS 칼텍스 주유소 평균보다 리터당 약 80원 정도가 싸다. 다만 셀프일 뿐인데, 그래도 차이가 많이 난다. 1,519원이면 다른데 비해서도 많이 싼 가격이다.

6만원에 휘발유 39.5 리터가 주유되었다. 대구 북구 평균가인 1,598원으로 계산하면 같은 가격에 37.5 리터가 나온다. 약 2리터를 더 넣을 수 있으며 돈으로 환산하면 무려 3천원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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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주유기 사용법은 쉬웠다. 처음 온 손님들에게는 직원이 나와서 사용법을 알려주고 있었다. 직원의 도움이 없더라도 적힌 순서대로만 하면 주유는 금방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유류 종류(경유, 휘발유)를 결정하고, 주류금액 선택, 결제(보너스 카드 포함)후 승인, 주유, 영수증 수령 단계를 거치고 있었는데, 금방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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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주유기(일명 권총)을 잡아보았다. 1999년과 2000년 미국에 갔을 때 대부분의 주유소에서 셀프주유를 했었다. 방식은 한국과 약간 다르지만, 선지불 후 주유나 지금처럼 선주유 후 결제 등 방식이 몇가지 있었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 주유원이 주유하는 곳은 찾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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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방식으로 대구 GS 칼텍스 직영매장 중에서는 처음으로 시도하는 것이라는데, 싼 기름가격 때문인지 손님들이 많이 찾아 온다고 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같은 가격에 몇 리터의 기름을 더 넣을 수 있다면 약간의 번거로움 정도는 감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가는 안정세를 찾았고, 주유소들은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유가가 많이 오를때마다 셀프주유소들이 인기를 끌고 있긴 한데, 유가가 내리면 다시 없어지는 일들을 반복했다.

습관은 무섭다. 우리나라에서 주유소에서 기름 넣는다면 차에서 내리지 않고 의례 상냥한 주유원에 의해 주유받고, 화장지나 생수 한통이라도 하나 받아간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셀프주유소는 왠지 낯설다.

하지만 셀프주유로 인해 인건비를 줄여 더 싼 가격에 기름을 넣을 수 있다면 생각해볼만한 일이다. 주유동안 잠시 차 밖에 나와서 차의 상태도 한 번 살펴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오히려 셀프주유가 합리적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당분간 셀프주유가 가능한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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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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