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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y Ericsson의 PlayNow 키오스크, 출처 : CNET)

Sony Ericsson은 이달안으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폴 등 아시아지역의 자사 매장 80여곳에서 키오스크(Kiosk) 형태의 휴대폰 콘텐츠 판매를 실시할 것이라고 지난 수요일인 14일 밝혔다.

일정 요금을 지불하면, 최신 DRM-Free 음악, 영화, TV 드라마 등을 자사 휴대폰을 가진 고객들이 쉽게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는 것인데, 통신비용 걱정없이 키오스크 장비에 바로 연결하여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휴대폰 단말기 제조사들은 작년 촉발된 세계경기침체로 인해 올해는 판매량이 줄어들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올해는 매출에 대한 압박이 그 어느때보다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말기 제조사 1위 기업인 Nokia는 Comes With Music 라는 서비스로 콘텐츠 서비스에 뛰어들었고, iPhone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달구고 있는 Apple은 iTunes라는 서비스를 가지고 있다.

Sony Ericsson은 이미 2004년 초에 PlayNow arena라는 콘텐츠 판매 서비스를 시작했다. 단말기 제조사로서는 발빠른 행보였지만, 서비스가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다. 작년 9월에는 스웨덴 통신사업자 Telenor를 통해 PlayNow plus를 발표했으며, 이번엔 아시아지역에서 매장 Kiosk를 통한 콘텐츠 판매전략을 발표했다.

PlayNow plus의 경우 4대 메이저 음반사와 계약을 맺고 DRM-Free 음악을 PC나 휴대폰을 통해 제공받을 수 있는 서비스로 월 15달러 수준에서 제공되며, 다운로드의 제한은 없으나 18개월간 300곡까지만 보관되는 형태의 서비스이다. 이 서비스는 올해초에 스웨덴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도 선을 보일 예정에 있다.

키오스크를 통한 판매는, 기존 이동통신사를 통한 콘텐츠 서비스로는 이통사와 단말기 제조사 사이의 불가피한 경쟁을 초래하게 만들기 때문에 자사의 매장을 통한 콘텐츠 직접 판매형태로 나서게 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아직까지 이동통신 네트워크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동남아국가라는 점도 키오스크 형태의 판매가 추진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었을 것이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싱가폴은 지역과 인종 측면에서 봤을때 동일한 문화권이다. 따라서 싱가폴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개시하고 이웃국가인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로 확대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Sony Pictures Entertainment와의 계약을 통해 약 23,000여곡의 DRM-Free 음악과 30개의 신작영화, 4개의 TV 드라마 시리즈, 25개의 게임으로 런칭할 예정이라고 한다. 특히 Sony Pictures에서 제작한 윌스미스 주연의 Hancock과 007 시리즈인 Quantum of Solace등이 Kiosk를 통해 제공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공되는 콘텐츠의 숫자는 지속적으로 늘인다는 약속도 했다.

제공되는 콘텐츠들은 예상보다 비싸다. DVD 타이틀 영화는 18.4달러, TV 에피소드, 음악 1곡은 2.2달러, 앨범은 14.72달러부터 시작되며, 50곡의 선별된 음악 패키지는  7.36달러에 판매한다. 게임은 편당 3.68달러에 판매한다. (모든 가격은 싱가폴 달러를 기준으로 하고 있으나 알기쉽게 미국 달러로 환산했다)

하반기엔 필리핀, 태국, 베트남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것이라고 한다. 이들지역에는 기존의 PlayNow arena 및 PlayNow plus 서비스는 올 1분기안에 먼저 제공할 것이라고 한다.

단말기 제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은 이미 단말기 제조사들이 모두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음성만 지원하던 단조로운 기능에서 벗어나 멀티미디어 재생과 제작, 게임, 컴퓨팅 등 다양한 기능이 컨버전스 되면서 콘텐츠 판매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사실상 Sony Ericsson까지 모바일 콘텐츠 시장을 꾸준히 개척해왔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뭔가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미 준비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올해는 모바일 콘텐츠 서비스 사업에 대한 경쟁이 한층더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는 이동통신사에 의해 콘텐츠 서비스가 제한받는 상황이어서, 단말기 제조사들의 입지가 약하다. 이동통신사 아래 단말기 제조사가 있다는 의식이 굳어져 있어서 모바일 콘텐츠 사업에 늘 제약이 따른다.

그러나 단말기의 개발방향이나 활용도가 기존 이동통신 서비스의 틀을 벗어나게 될 경우 한순간 이동통신사의 지배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이동통신사들은 알아야 한다.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저항할 수 있는 여건도 오래 가지 못할 것 같다. 일단 WIPI의 벽이 무너졌고, 스마트폰 시장의 확대는 결국 국내 이동통신사의 변화된 자세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말기 제조사, 이동통신사, 개발사 등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등장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바뀔 것이다. 이런 조짐들은 이미 Nokia나 Apple 등의 행보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이다.

우리나라에서 Sony Ericsson Kiosk 같은 제조사의 독자적인 콘텐츠 판매가 당장은 불가능 하겠지만, 어쩌면 의외로 빠른 시일내에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동통신 서비스 쇄국정책이 되지 않도록 해야한다. 대책없이 당하면 시장을 빼앗기는 것은 한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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