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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둘째 녀석이 갑자기 게가 먹고 싶다고 했다. 그날 저녁에 TV에 소개된 영덕대게를 보더니 게가 먹고 싶다고 난리였다. 마침 대게철이기도 해서 금요일 영덕대게를 주문하고 토요일 아침에 받았다. (참고로 여긴 대구)
영덕대게는 보통 정월대보름을 전후로 살이 가장 많이 오른다고 하며, 찜이나 다른 요리용으로 대게를 잡는 것은 12월 이후라고 한다. 늦봄부터 가을까지는 포획금지기간이다. 대게는 2월에 어획량이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1월과 3월에 비슷하며, 5월을 마지막으로 10월까지는 금어기간이다. 즉, 지금이 영덕대게의 제철이라고 보면된다.
흔히 영덕대게를 큰 게라는 뜻의 大게로 잘못 알고 있는데, 대게는 10개의 다리와 마디가 대나무처럼 곧고 단단하다고 대게라고 부른다. 때로는 박달처럼 속이 단단하고 꽉 찼다고 해서 박달대게라고도 부른다. 박달대게는 대게중에서도 큰 것들을 말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영덕대게는 경북 영덕의 남쪽 강구항에서 북쪽 축산항까지 수확 및 판매하는 곳들이 몰려있다. 영덕군은 이웃 (북쪽의) 울진군과 대게의 지역특산품 지정 문제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등껍질(게딱지, 몸체)가 9cm 이상이 되어야 포획이 가능하고 찜으로 해먹기가 적당하기 때문에 기준이 9cm 정도가 되는 게부터가 상품가치가 있어서 시중에 판매된다고 보면 된다.
영덕 등의 현지식당에 가면 큰 대게(1kg 정도)의 경우 한마리에 15만원을 넘게 받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게만이 영덕대게는 아니다. 항포구로 바로 가면 크기가 작은 치수대게(300g 정도)는 보통 마리당 1만원 전후로 구입할 수 있으며, 다리가 하나 둘 정도가 떨어져 나간 대게는 상품가치가 떨어져서 더 싸게 구입이 가능하다. 통상 치수대게가 1마리에 1만원 정도라고 보면 일반적이다.
대게는 찜도 괜찮지만 크기가 좀 작은 것들은 된장찌개용이나 대게탕으로 만들어 먹어도 좋다. 탕으로 끓여도 비린내가 거의 나지 않아 시원함이 한결 뛰어나다.
참고로, 현지에서 미리 찐 게를 받으면 게의 살이 빠진다는 것을 알아두어야 한다. 수분을 가진 게살이 찜이 식으면서 수분과 함께 빠지기 때문이다. 이러면 실제 게살의 크기가 줄어든다. 가급적이면 살아있는 게를 사서 직접 쪄 먹는 것이 좋다. 찌는 것은 어렵지 않으므로 찐 상태의 게보다는 살아있는 게가 좋다. 더 싱싱하다.
대게는 다리살이 게맛살처럼 통통하다. 그러나 맛살처럼 단단하지는 않다. 맛살의 대부분이 밀가루라는 사실을 안다면 진짜 대게살은 정말 부드럽고 구수하다. 엑기스 그대로를 먹는 것이나 다름없다. 다리가 굵기 때문에 가위로 잘라도 살을 쉽게 발라낼 수 있다.
아이가 대게를 먹고 싶다고 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어떻게 대게를 구할 것인가 하는 문제였다. 제일 좋은 방법은 주산지인 영덕으로 직접 찾아가는 것이었고, 그것이 아니라면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주문하는 방법이 있었다.
직접 찾아가는 방법은 4인 가족을 승용차로 왕복하는 비용과 상품을 고르거나 식당을 골라가면서 드는 추가적인 비용때문에 가능하면 주문 배달을 할 수 있는 방법쪽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다음 문제는 어떻게 주문할 곳을 고르느냐 하는 문제가 남았다.
인터넷으로는 검색되는 곳들이 많지만, 아는 정보가 별로 없어서 비교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망설이게 되었다. 추천해주는 집들의 글을 읽으면 대부분 광고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기 때문에 신뢰가 가지 않았다.
그런데 마침 회사동료가 얼마전 영덕대게를 구입한 일이 있어서 내게 대게를 구입한 곳의 연락처를 넘겨 주었다. 일단 먼저 주문한 경험이 있는 동료의 말에 신뢰감을 느꼈고, 그런대로 괜찮았다는 평가에 주문을 결심했다.
판매자는 원래 전문적으로 전화로 판매하는 상인이 아니라, 직접 배로 대게잡이를 하여 항구에서 위탁판매 또는 대게요리식당에 전문적으로 공급하는 일을 하던 분이었는데, 아는 사람들이 아름아름으로 구입을 요청하는 바람에 이들을 위주로 배달을 부업삼아 하시는 분이었다.
전해들은 바로는, 처음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배달주문을 받지 않았는데, 한두번 부탁받아서 직판으로 대게를 받아본 사람들이 가격과 품질면에서 만족스러워서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해주었고, 이렇게 입소문이 퍼지면서 전화주문이 늘었다고 한다.
지금은 아예 식당에 공급하지 않고, 전화주문만으로도 잡은 대게를 대부분 처리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하니, 판매자에겐 입소문이 중요한 마케팅 수단인 셈이다. 실제 마진율도 식당공급보다 직판이 낫다고 한다. 지금은 어느정도 안정적인 직판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보였다.
나도 소개를 받아 전화했노라고 밝히자, 10마리에 10만원 받던 상품에 작은 게를 3마리 더 넣어주었고, 택배로 보내면서 확인전화까지 해주었다. 구수한 사투리와 함께 먹어보고 판단하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이러한 친절까지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어지간해서 상품만 나쁘지 않다면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이 분명했다.
어쩌면 대게를 판매하는 판매자입장에서는 덤으로 작은 대게를 더 넣어주는 것과 전화 한 통이 사소할지 모르겠지만, 소비자는 작은 것에 감동을 받기 마련이다. 즉, 대접받고 있다는 느낌이다. 분명 이런 것이 입소문에 긍정적인 작용을 했음은 자명했다.
주문을 하고 그 사이에 이리 저리 인터넷을 통해 영덕대게 시세에 대해 알아보았다. 10마리에 10만원이면 적정한 가격이었으며, 그리고 실제 받아보니 살아있는 대게여서 그런지 더욱 싱싱하게 느껴졌다. 직접 쪄서 먹어보니 맛도 괜찮아서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웠다.
결국 이런 과정을 통해 특산물 같은 지역산품은 직거래와 입소문 등이 적절히 엮여질 경우 판매자는 조금 더 나은 이익을 가져가면서 최종 소비자는 만족할 수 있는 그런 유통구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런 방식으로 전화주문이나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서 판매하는 분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식으로 운영하는 곳들도 소비자들의 경험담과 입소문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동네 시장이나 수산시장 등에서 살 수 있는 조건과 비슷하다면 굳이 산지 판매를 하는 곳을 찾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차이를 분명히 느낄 수 있고, 상품의 품질에 문제가 없으면서 저렴하다면 약간의 수고(사실 정보이지만)만 기울인다면 산지직송이 나을 것이다.
배송된 13마리의 대게는 어른 5명과 아이 3명이 실컷 쪄먹고 찌개를 해서 먹었다. 게딱지 벗겨내고 맛있게 살들을 밥과 비벼먹는 가족의 모습에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비린내가 덜난다는 것은 그만큼 싱싱하다는 증거인데 비린내를 싫어하는 내가 보기에도 맛있어 보였다. (난 게살과 비벼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먹지 않았다.)
판매자는 일단 상품을 받아서 먹어보고 추천할만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줄 것을 부탁했다. 바로 이렇게 고객을 늘이고 있었던 것이다. 알고 소개해주는 사람들이 많아서 주로 서울과 대구 등지에서 연락이 많이 온다고 전했다. 부부내외분이 배를 가지고 직접 잡고 팔기 때문에, '절대 게를 속여서 팔지 않습니다'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영덕대게를 구입하면서 생각해본 입소문과 마케팅에 대한 생각이었다. 좀 더 체계적인 홍보수단만 있으면 더 좋았을 거 같다는 의견이다. 어부에게 마케팅용으로 블로그를 하라고 권하기엔 힘들 것 같다. :)
(살아있는 대게, 움직이지 말라고 눕혀서 배달된다)
영덕대게는 보통 정월대보름을 전후로 살이 가장 많이 오른다고 하며, 찜이나 다른 요리용으로 대게를 잡는 것은 12월 이후라고 한다. 늦봄부터 가을까지는 포획금지기간이다. 대게는 2월에 어획량이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1월과 3월에 비슷하며, 5월을 마지막으로 10월까지는 금어기간이다. 즉, 지금이 영덕대게의 제철이라고 보면된다.
흔히 영덕대게를 큰 게라는 뜻의 大게로 잘못 알고 있는데, 대게는 10개의 다리와 마디가 대나무처럼 곧고 단단하다고 대게라고 부른다. 때로는 박달처럼 속이 단단하고 꽉 찼다고 해서 박달대게라고도 부른다. 박달대게는 대게중에서도 큰 것들을 말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영덕대게는 경북 영덕의 남쪽 강구항에서 북쪽 축산항까지 수확 및 판매하는 곳들이 몰려있다. 영덕군은 이웃 (북쪽의) 울진군과 대게의 지역특산품 지정 문제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등껍질(게딱지, 몸체)가 9cm 이상이 되어야 포획이 가능하고 찜으로 해먹기가 적당하기 때문에 기준이 9cm 정도가 되는 게부터가 상품가치가 있어서 시중에 판매된다고 보면 된다.
영덕 등의 현지식당에 가면 큰 대게(1kg 정도)의 경우 한마리에 15만원을 넘게 받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게만이 영덕대게는 아니다. 항포구로 바로 가면 크기가 작은 치수대게(300g 정도)는 보통 마리당 1만원 전후로 구입할 수 있으며, 다리가 하나 둘 정도가 떨어져 나간 대게는 상품가치가 떨어져서 더 싸게 구입이 가능하다. 통상 치수대게가 1마리에 1만원 정도라고 보면 일반적이다.
대게는 찜도 괜찮지만 크기가 좀 작은 것들은 된장찌개용이나 대게탕으로 만들어 먹어도 좋다. 탕으로 끓여도 비린내가 거의 나지 않아 시원함이 한결 뛰어나다.
참고로, 현지에서 미리 찐 게를 받으면 게의 살이 빠진다는 것을 알아두어야 한다. 수분을 가진 게살이 찜이 식으면서 수분과 함께 빠지기 때문이다. 이러면 실제 게살의 크기가 줄어든다. 가급적이면 살아있는 게를 사서 직접 쪄 먹는 것이 좋다. 찌는 것은 어렵지 않으므로 찐 상태의 게보다는 살아있는 게가 좋다. 더 싱싱하다.
대게는 다리살이 게맛살처럼 통통하다. 그러나 맛살처럼 단단하지는 않다. 맛살의 대부분이 밀가루라는 사실을 안다면 진짜 대게살은 정말 부드럽고 구수하다. 엑기스 그대로를 먹는 것이나 다름없다. 다리가 굵기 때문에 가위로 잘라도 살을 쉽게 발라낼 수 있다.
아이가 대게를 먹고 싶다고 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어떻게 대게를 구할 것인가 하는 문제였다. 제일 좋은 방법은 주산지인 영덕으로 직접 찾아가는 것이었고, 그것이 아니라면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주문하는 방법이 있었다.
직접 찾아가는 방법은 4인 가족을 승용차로 왕복하는 비용과 상품을 고르거나 식당을 골라가면서 드는 추가적인 비용때문에 가능하면 주문 배달을 할 수 있는 방법쪽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다음 문제는 어떻게 주문할 곳을 고르느냐 하는 문제가 남았다.
인터넷으로는 검색되는 곳들이 많지만, 아는 정보가 별로 없어서 비교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망설이게 되었다. 추천해주는 집들의 글을 읽으면 대부분 광고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기 때문에 신뢰가 가지 않았다.
그런데 마침 회사동료가 얼마전 영덕대게를 구입한 일이 있어서 내게 대게를 구입한 곳의 연락처를 넘겨 주었다. 일단 먼저 주문한 경험이 있는 동료의 말에 신뢰감을 느꼈고, 그런대로 괜찮았다는 평가에 주문을 결심했다.
판매자는 원래 전문적으로 전화로 판매하는 상인이 아니라, 직접 배로 대게잡이를 하여 항구에서 위탁판매 또는 대게요리식당에 전문적으로 공급하는 일을 하던 분이었는데, 아는 사람들이 아름아름으로 구입을 요청하는 바람에 이들을 위주로 배달을 부업삼아 하시는 분이었다.
전해들은 바로는, 처음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배달주문을 받지 않았는데, 한두번 부탁받아서 직판으로 대게를 받아본 사람들이 가격과 품질면에서 만족스러워서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해주었고, 이렇게 입소문이 퍼지면서 전화주문이 늘었다고 한다.
지금은 아예 식당에 공급하지 않고, 전화주문만으로도 잡은 대게를 대부분 처리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하니, 판매자에겐 입소문이 중요한 마케팅 수단인 셈이다. 실제 마진율도 식당공급보다 직판이 낫다고 한다. 지금은 어느정도 안정적인 직판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보였다.
나도 소개를 받아 전화했노라고 밝히자, 10마리에 10만원 받던 상품에 작은 게를 3마리 더 넣어주었고, 택배로 보내면서 확인전화까지 해주었다. 구수한 사투리와 함께 먹어보고 판단하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이러한 친절까지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어지간해서 상품만 나쁘지 않다면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이 분명했다.
어쩌면 대게를 판매하는 판매자입장에서는 덤으로 작은 대게를 더 넣어주는 것과 전화 한 통이 사소할지 모르겠지만, 소비자는 작은 것에 감동을 받기 마련이다. 즉, 대접받고 있다는 느낌이다. 분명 이런 것이 입소문에 긍정적인 작용을 했음은 자명했다.
주문을 하고 그 사이에 이리 저리 인터넷을 통해 영덕대게 시세에 대해 알아보았다. 10마리에 10만원이면 적정한 가격이었으며, 그리고 실제 받아보니 살아있는 대게여서 그런지 더욱 싱싱하게 느껴졌다. 직접 쪄서 먹어보니 맛도 괜찮아서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웠다.
결국 이런 과정을 통해 특산물 같은 지역산품은 직거래와 입소문 등이 적절히 엮여질 경우 판매자는 조금 더 나은 이익을 가져가면서 최종 소비자는 만족할 수 있는 그런 유통구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런 방식으로 전화주문이나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서 판매하는 분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식으로 운영하는 곳들도 소비자들의 경험담과 입소문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동네 시장이나 수산시장 등에서 살 수 있는 조건과 비슷하다면 굳이 산지 판매를 하는 곳을 찾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차이를 분명히 느낄 수 있고, 상품의 품질에 문제가 없으면서 저렴하다면 약간의 수고(사실 정보이지만)만 기울인다면 산지직송이 나을 것이다.
배송된 13마리의 대게는 어른 5명과 아이 3명이 실컷 쪄먹고 찌개를 해서 먹었다. 게딱지 벗겨내고 맛있게 살들을 밥과 비벼먹는 가족의 모습에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비린내가 덜난다는 것은 그만큼 싱싱하다는 증거인데 비린내를 싫어하는 내가 보기에도 맛있어 보였다. (난 게살과 비벼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먹지 않았다.)
판매자는 일단 상품을 받아서 먹어보고 추천할만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줄 것을 부탁했다. 바로 이렇게 고객을 늘이고 있었던 것이다. 알고 소개해주는 사람들이 많아서 주로 서울과 대구 등지에서 연락이 많이 온다고 전했다. 부부내외분이 배를 가지고 직접 잡고 팔기 때문에, '절대 게를 속여서 팔지 않습니다'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영덕대게를 구입하면서 생각해본 입소문과 마케팅에 대한 생각이었다. 좀 더 체계적인 홍보수단만 있으면 더 좋았을 거 같다는 의견이다. 어부에게 마케팅용으로 블로그를 하라고 권하기엔 힘들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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