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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과의 합병이 결렬된 Sun Microsystems의 새로운 인수자가 나타났다. 바로 DBMS계의 거인 Oracle이다. 인수금액은 74억 달러, SUN이 70억 달러의 IBM 인수를 거부하더니 결국 Oracle의 품에 안기게 되었다.

주당 인수금액 9.5 달러, IBM이 제안했던 9.4 달러보다 불과 주당 10센트 더 높은 금액이다. 최종 인수금액은 지난 금요일 종가인 6.69 달러에 비해 42%의 프리미엄을 얹은 인수가격이다.

Oracle은 People Soft, Siebel Systems, BEA Systems에 이어 4번째로 거대한 인수합병을 이뤄냈다. 기존의 인수합병이 소프트웨어와 서비스기업에 대한 것이었다면, SUN은 하드웨어 비즈니스 비중이 높은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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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acle과 SUN이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공통점은 Java 뿐이다. Oracle의 핵심 Middleware 솔루션은 Java로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SUN의 Solaris와 Oracle의 DBMS는 한동안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하며 양사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한 듀오였다. 닷컴 버블이 오기전까지만해도 'Solaris + Oracle'은 닷컴기업의 공식처럼 알려져 있었다.

최근 Oracle은 DBMS 이후를 고민하고 있었고, SUN은 H/W 비즈니스의 몰락을 경험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앞서 Oracle의 굵직굵직한 인수합병은 기대에 못미쳤기 때문에 이번에도 역시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서는 상황이다.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이 하드웨어 기업을 인수하여 얻을 수 있는 장점은 제한적이다. Oracle의 표현대로라면 전무했던 하드웨어 라인까지 늘여서 전방위적인 사업이 가능하게 되었다는 표현을 하고 있는데, 이런 전략은 현재 Cisco가 추진하고 있는 것과도 비슷하다. 또한 IBM이 취하고 있는 모습과도 비슷하다. 결국 Oracle의 SUN 인수는 하드웨어 및 솔루션, 서비스를 모두 접목시켜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강박관념이 자리잡은 결과로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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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SUN이 10억 달러에 사들인 MySQL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궁금해진다. 오픈소스 DBMS의 대명사이며, 로우엔드 시장에서 Oracle의 발목을 잡았던 MySQL을 Oracle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함께 가기에는 부담스러운 덤이 바로 MySQL 이다. DBMS로 성장한 기업이 다른 분야에서 경쟁을 하고 있는 제품라인을 함께 인수하였다면 어느 한쪽은 분명히 정리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타협하기엔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Oracle은 DBMS에서 비즈니스 솔루션 시장으로 넘어가려는 시도를 계속해왔다.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자체개발보다는 인수합병으로 이런 노력을 계속해왔으며 그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하지만, 이번엔 SUN을 인수함으로써 다른 방향으로 비즈니스 솔루션 시장을 공략하려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두 회사의 장점만을 살리기 위해서는 피인수기업인 SUN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사업의 조정이 가장 우선이며, 그에 따른 인력의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Java를 기반으로 하는 사업부와 Solaris OS에 대한 사업의 지속성은 점쳐지지만, 서버와 스토리지, MySQL의 운명은 그리 밝아보이지 않는다.

서버와 스토리지 시장은 Oracle의 전문 분야가 아니고, MySQL은 경쟁제이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오픈소스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MySQL의 운명은 더욱 불안해 보인다. 과연 Oracle은 자사의 로엔드 DBMS 시장을 MySQL에게 양보할 것인가? 아마도 그렇지 않을 것 같다.

27년 역사의 Sun Microsystems의 태양은 Oracle이라는 거인앞에서 운명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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