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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미국 1위 이동통신사인 Verizon Wireless가 4G 이동통신표준으로 주목받고 있는 LTE(Long Term Evolution)의 시연을 성공리에 마쳤다고 발표했다. 보스턴과 시애틀에서 각각 이루어진 이번 시연의 성공으로 LTE 상용화에 바짝 다가섰다.

LTE는 WiMAX(우리나라는 Wibro)와 함께 4G 이동통신네트워크의 표준으로 All IP 기반의 초고속 이동통신 네트워크 기술이다. 비록 상용화는 우리나라의 Wibro와 미국 Sprint의 WiMAX보다 늦어지고 있지만, 전세계 이동통신 회사의 70%가 LTE를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집중적인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는 기술이다.

4G 이동통신은 현재의 3G(3.5G) 네트워크보다 월등히 빠른 속도를 제공하여 화상통화와 각종 비디오 스트리밍 등 다양한 데이터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여 모바일 이동통신방식의 일대 혁신을 가져올 기술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Verizon의 LTE 시연성공은 LTE 상용화에 단초를 마련했다. 원래 공언했던 2010년 상용화는 가능한 현실로 자리 잡았고, 이와 관련된 업계의 움직임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새로운 세대의 이동통신 네트워크는 단순히 서비스의 업그레이드뿐만 아니라 이동통신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특히, 네트워크 장비와 단말기 등의 신규 수요의 발생은 하드웨어 제조사에 활력을 불어넣고, 빠른 속도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모바일 이동통신 서비스는 이통사와 각종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들이 기대를 걸고 있다.

WiMAX와 달리 LTE의 경우 주요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어서, 상용화에 한결 부담이 적은 편이다. 현재 Sprint의 Clearwire(WiMAX)는 세확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이동통신 고객 확보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은 특성상 커버리지가 중요한데, 커버리지 확대는 곧 비용이기 때문에 대규모 투자로 기지국과 장비 신설을 하기 위해서는 고객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투자는 했지만 돈을 내고 쓸 고객이 없다면 결국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Wibro와 미국의 WiMAX가 서비스 실시후 고객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현재 이동통신 시장을 장악하고 움직이는 이동통신사들의 참여가 저조하기 때문이다.

시장을 붐업시키는 마땅한 재료가 없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관망할 수 밖에 없고, 단말기 제조사 역시 소비자가 없는 시장에 제품을 공급할 수 없고, 또 이런 상황에서 이통사 역시 기지국 신설 등 커버리지 확대 노력은 자칫 투자실패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4G는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로서 모든 것을 데이터 기반으로 가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현재 효율성이나 운영 측면에서 음성 서비스가 주를 이루고 있는 우리의 경우 4G인 Wibro로 넘어갈 마땅한 이유가 없기 때문에 사업이 주춤하고 있다.

방통위가 Wibro에 이동통신 전화번호를 부여하여 음성통화 기능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것 역시 현재 이동통신의 기본인 음성통화 기능을 제공하게 하여 커버리지 확대와 함께 이통사의 참여를 이끌어 내려는 전략이다.

Sprint의 WiMAX도 마찬가지다. 현재 구축한 네트워크를 데이터 서비스용뿐만 아니라, 이통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케이블 사업자 등에게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비즈니스를 전개하려는 것도 결국 투자와 커버리지 확대를 노리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통사 주도의 LTE는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데이터 기반의 네트워크라 하더라도 음성 통화 기능을 기본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보급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음성 통화 제공은 커버리지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서비스 주체가 좀 더 적극적일 수 밖에 없다.

Verizon Wireless는 Verizon과 Vodafone의 합작사인데, 각각 북미와 유럽의 이동통신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영향력있는 기업이어서 이들이 LTE를 적극 지지하고 시험 서비스를 준비한다는 것은 다른 이통사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번 시연엔 두 회사를 비롯하여 Lucent-Alcatel, Ericsson이 각각 보스턴과 시애틀의 LTE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단말기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제공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대 60Mbps의 다운로드 속도를 기록했으며, 평균적으로 30Mbps는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하반기 시범 서비스가 가능한 수준으로 시연을 마치면서, 연말 또는 내년초에 본격적인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Verizon은 현재 시연한 두 개의 도시 외에 30여개의 도시로 확대할 계획도 밝혔다.
  
한편 Sprint의 WiMAX 진영 역시 올해 안에 10여개 도시로 확대할 것이며, 내년에는 뉴욕, 보스턴, 워싱턴 등으로 확대할 계획도 가지고 있어서, 내년에 본격적으로 WiMAX와 LTE의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2010년은 LTE와 WiMAX의 경쟁속에서 4G 기술 대중화의 원년이 될 것이지만 성공여부는 미리 점치기 어렵다. 이유는 3G에 비해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상의 장점이 크게 부각되지 않기 때문이며, 4G의 장점을 부가기키는 서비스가 제공되더라도, 이는 결국 소비자에게 요금으로 전가되기 때문에, 서비스 확대와 요금에 대한 소비자의 저항 사이에 적절한 타협이 시장 활성화의 관건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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