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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T의  무선사업부 CEO인 Ralph de la Vega(랄프 데 라 베가)가 의미심장한 발언을 던졌다. 그는 뉴욕에서 투자자를 상대로 열린 UBS 컨퍼런스에서, 데이터 사용량이 과다한 고객들은 향후 서비스에 대한 제한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Ralph de la Vega, AT&T Mobility CEO


이는 현재 iPhone에 제공되는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를 두고 한 발언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언제 어떤 기준으로 과다한 사용량을 설정할지, 만일 그런 사용자가 있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iPhone 요금제의 핵심중의 하나는 무제한 데이터 사용에 대한 것이다. 사용자는 요금의 걱정없이 3G 네트워크를 통해 데이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이 AT&T iPhone 요금제의 특징이다.

그러나 이번 Ralph de la Vega의 발언은 서비스 계약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그가 말한 과도한 데이터 사용량의 근거를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았으며, 사용자가 계약을 위반하여 어떤 잘못이 있는지를 지적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AT&T는 iPhone을 통한 Tethering(테더링) 서비스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 iPhone Tethering을 허용할 경우 노트북이나 넷북등으로의 인터넷 연결이 더욱 늘어날 것은 확실하고, 이는 AT&T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Verizon과 3G 네트워크 커버리지 문제로 심한 상처를 입은 AT&T여서 더더욱 이번 발언은 기존 iPhone 유저들에겐 마뜩치않게 들릴 것이다. 커버리지도 빈약한데, 여기에 데이터 사용량 규제 움직임마저 보인다면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다.

현재 AT&T의 3G 네트워크는 경쟁사인 Verizon과 Sprint에 비해 빈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공격적으로 투자를 늘이기 위해서는 부담이 큰 상태이고, 늘어나는 스마트폰을 생각한다면 투자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Vega 대표의 이런 발언은 더이상 Apple iPhone과의 독점이 지속되지 못할 것이므로, 이에 따른 자사 네트워크 부담을 줄이기 위한 예비조치 차원으로 해석된다. 현재 iPhone 유저들의 데이터 사용량은 타스마트폰에 비해 높은 것으로 분석되며, AT&T 3G 네트워크에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분명 사용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만한 발언이며, 독점 계약을 맺은 Apple 역시 반발을 할 부분으로 보인다. 반응을 뻔히 알고 있는 AT&T측에서 공개된 발언을 했다는 것은 iPhone 독점 계약의 해지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즉, iPhone을 비롯한 스마트폰의 경우 데이터 무제한 제공을 줄이거나 없애겠다는 방침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이는 결국 AT&T의 네트워크 부담을 상당히 경감시키는 방향이고, 곧 비용의 절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AT&T의 이런 태도는 iPhone 독점이 풀려 타사에서도 iPhone을 판매할 수 있게 된다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의 제한은 결국 타사와의 차별성을 없애고 상대적으로 취약한 네트워크를 가진 AT&T에겐 불리하기 때문이다.

자사 네트워크 부하를 줄이고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뜻으로 말했을지 몰라도 그 발언이 고객을 타사로 이동하도록 쫓아내는 발언이 아닌지는 곰곰히 생각해 봐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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