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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iPad


이번에도 카메라 달린 iPod nano가 나왔던 작년 9월 미디어 이벤트처럼 기대가 컸기에 실망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미국시각으로 1월 27일 오전 Apple이 미디어 이벤트를 통해 발표한 타블렛(Tablet) iPad는 그 어느때보다 하드웨어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 발표로 Apple이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그 안의 소프트웨어와 디지털 콘텐츠였다는 것은 분명히 느꼈을 것이다.

Our most advanced technology in a magical and revolutionary device at an unbeliverble price. Starting at $ 499.


iPad를 소개하는 Apple 홈페이지 처음에 나오는 말이다. '마법같은, 혁명적인 단말기를 믿을 수 없는 가격 499 달러에 내놨다' 핵심은 바로 이것이었다. 싼 가격으로 내놓을테니 디지털 콘텐츠 소비를 늘리라는 것이다.

iPad는 단순하지만 무수한 잠재력을 가진 제품  


iPad는 화면이 더 커진 iPod Touch이며, iPhone이었다. 하드웨어 자체는 Apple 자체 디자인(P.A. Semi) 1GHz A4 Chip(프로세서), 9.7인치로 커진 디스플레이와 1024x768의 해상도 지원이라는 것 외에는기존 iPhone(iPod Touch)와 크게 다를 바 없다. GPS의 경우도 iPod Touch에서 처럼 3G가 지원되지 않는 Wi-Fi 제품에서는 빠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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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A4 Chip


Wi-Fi만 지원하는 제품과 3G 이동통신을 지원하는 제품을 구분하여 내놓다는 발표도 흡사 iPod Touch와 iPhone을 구분하는 것과 동일한 선상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iPad 3G 버전의 경우 음성통화를 지원할지 여부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사용목적은 음성전화가 아닌 데이터 서비스 전용일 가능성이 높다.

미국내에서는 iPhone에서처럼 AT&T를 통해 데이터서비스가 제공된다. 월 15 달러에 250MB 또는 월 30 달러에 무제한 데이터 두가지 요금제가 있으며,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AT&T의 무선 핫스팟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AT&T 네트워크를 이용하더라도 약정 조건이 따르지 않으며, 제품은 Unlock된 상태로 판매된다. 즉, 3G(UMTS/HSDPA)와 GSM/EDGE를 지원하는 어떤 이동통신사의 SIM을 사용하더라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AT&T는 iPad 용 전용 데이터요금제를 내놓았을 뿐이다.


운영체제는 iPhone OS를 사용했다. 다만 기존 iPhone OS와는 다른 iPad 버전으로 보인다. 1024x768의 XGA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기존 iPhone OS와는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전자책을 위한 Application인 iBooks가 추가된 것도 기존 OS와는 다른 점이다. iPad 발표와 함께 iPhone SDK 3.2 Beta도 함께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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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홈페이지에 공개된 기능들은 iBooks를 빼고는 기존 iPhone OS에서 모두 사용하고 있는 것들이다. 다만 320x480의 해상도에 맞춰져 있던 UI가 1024x768의 XGA 해상도로 옮겨지면서 달라졌다. 좀 더 넓은 화면에서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바뀌었다.

iBooks의 경우 App Store에서 무료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고, 별도의 iBookstore에서 책을 구입할 수 있는 형태로 되어 있다. 다만 신문의 경우 구독방법이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는데, 웹을 통한 구독 외에 별도의 구독료 모델의 전용 App이 제공될 것이라는 추측만 해볼 수 있겠다. 

데모에 나선 New York Times의 경우 웹이 아닌 별도의 Application 형태로 보였는데, 신문 기사에 삽입되어 있는 동영상의 재생이나 관련 정보의 검색, 신문처럼 펼쳐보기 등의 UI는 전용 App이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9.7인치라는 디스플레이 사이즈는 기존 가전제품에 비교할 수 있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전자액자다. 전자액자는 서구유럽과 미주지역에서는 나름대로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가전 액세서리 제품이다. Apple은 iPad를 전자액자의 기능으로도 활용할 방법을 제시했다.

iPad Dock


Dock을 이용하면 전자액자처럼 한곳에 고정시켜 디스플레이할 수 있고, 사진을 넣는 방법으로 30핀 커넥터에 젠더를 지원하여 카메라에서 USB로 직접 iPad에 연결하거나 SD슬롯 젠더를 통해 쉽게 iPad로 사진 또는 동영상을 넣을 수 있도록 했다.

USB 커넥터


사진은 GeoTag를 중심으로 지도와 연동하여 Grouping 할 수 있고, 음악 등과 함께 슬라이드쇼를 연출할 수도 있다. 사실상 현재 전자액자(Digitap Photo Frame)이 하는 기능 모두를 제공하고 있다.

iPad는 iPhone과 iPod Touch에서는 화면 사이즈때문에 부족했던 오피스 기능을 대폭 강화할 수 있게 되었다. 단순히 엔터테인먼트용도 뿐만 아니라 데스크탑이 필요없을 수준으로 다양한 오피스 작업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Keyboard Dock에 연결한 모습


업무용으로 활용할때, 브라우저, 이메일, 노트, 일정관리, 연락처, 지도 등은 이미 갖추어져 있으며, 여기에 이번에 함께 발표한 iWork를 함께 사용하면 거의 완벽해진다.

기존 App Store의 14만개나 되는 App들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플랫폼을 iPhone OS로 유지하는 큰 이유가 되었던 것 같다. 특히 320x480으로 맞추어진 App 해상도를 고려하여 픽셀 더블링(픽셀을 두배로 늘여주는기술)을 이용하여 자연스럽게 XGA에서도 작동할 수 있게 만들었다. 기존 iPhone OS와 App Store의 장점을 그대로 가져온 것도 이번 iPad의 특징이다.

비디오 재생능력 또한 iPhone에 비해 뛰어난 부분이 추가되었다. 바로 H.264 포맷 동영상을 HD급인 720p, 30 프레임으로 재생할 수 있으며, MPEG-4의 경우에도 640x480 해상도의 동영상도 재생할 수 있다는 점인데, 이는 현재 iTunes에서 판매되는 영화와 TV 드라마 등의 HD 버전을 제약없이 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는 점이다.

비록 Composite이기 하지만 1024x768 해상도(480p/i)의 TV Out은 iWork의 Keynote 등을 이용하여 업무용과 프리젠테이션용으로 사용 가능하다.

배터리는 리튬 폴리머 25Whr의 용량으로 내장형이다. 10시간의 사용량을 보여준다고 되어 있는데, 동작전압 5V를 기준으로 하면 무려 5,000mAh의 용량으로 계산된다. 커진 사이즈때문에 대용량의 배터리가 내장되었으며, 별무리 없이 장착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iPad는 모든 디지털 콘텐츠를 다루는 디바이스

기대했던 것보다 실망스럽게 느낀 이들은 분명 더 나아보일 것 없는 하드웨어 때문이었을 것이다. 카메라, USB 단자, 외장 메모리 슬롯, 외부 터치 컨트롤, 분리형 배터리 등 기대가 컸던(사실 희망사항에 가까운) 기능들이 제외되자 실망감으로 나타났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iPad를 단순히 좀 더 커진 iPhone이라고 조소를 보낼 수 있었을 것이다.

Steve Jobs가 대단히 만족해 했다는 기기의 수준이 과연 저 정도인가라고 의심을 했을 수 있지만, 그 안에 들어있는 가능성과 콘텐츠를 다루는 기술을 보고난다면 생각은 달라진다.

iPad 케이스


iPad는 직접적으로 데스크탑 컴퓨터와 랩톱 컴퓨터의 킬러제품이 될 것이다. 이는 Mac 제품을 포함하여 기존의 데스크탑과 노트북, 넷북을 아우르는 컴퓨팅 디바이스에서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핵심만 뽑아냈기 때문이다. 디지털 콘텐츠는 iPad로 본다는 공식을 만들어낼 수 있다.

무거운 노트북, 강력하지만 실제 사용은 몇가지 기능만 하는 넷북, 컴퓨터를 단순히 줄여 디스플레이와 합치기만한 타블렛 PC, 책만 읽을 수 있는 전자책 리더는 콘텐츠 측면에서 iPad와 경쟁하고 이겨야만 살아날 수 있게 되었다.

디지털 콘텐츠를 돈주고 사는 계기를 열어줄 기기여서 신문과 잡지사, 출판사들은 환호를 했을 것이다. 물론 디지털 콘텐츠 판매의 증가는 기존 인쇄매체 미디어의 몰락을 이야기 하지만 결국 콘텐츠 판매를 통해 생명줄을 이어갈 수 있으며 새로운 비즈니스가 탄생한다는 점에서 환호하는 것이다.

iPhone이 휴대폰에서 모바일 Application의 꽃을 피웠듯이 iPad는 각종 디지털 콘텐츠 제작과 판매 등 유통까지 지원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는 점을 그 누구보다 업계 사람들은 잘 알고 있다. 사실 디바이스의 문제가 아니라 플랫폼(Platform)과 생태계(Ecosystem)의 구축이라는 측면에서 iPad를 바라봐야 한다.

하드웨어에 촛점이 맞추어지다보니 나머지 것에 대한 부분들이 부각되지 않았는데, 아마도 조금씩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표에서 빠진 신문콘텐츠의 구독방법과 비즈니스 등에 대한 것은 차차 드러날 것이다.

Apple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단말기 가격


가격은 Apple이 고심한 흔적이 느껴진다. iPod Touch와 iPhone처럼 3G를 이용하는 것과 Wi-Fi만 지원하는 제품군으로 나눈 것도 이 단말기를 빠른 시간안에 범용화시키기 위한 것이다.

학교 교재용이나 단순히 가정이나 사무실안에서만 사용하는 유저들에게 3G는 크게 필요없다. 또한 음성통화가 불필요하고 월정액의 통신비를 지출하고 싶지 않은 유저들에게 Wi-Fi만으로도 서비스 지원이 가능하다면 분명 이런 시장에는 Wi-Fi 버전이 어울릴 것이다.

iPad 발표전 분석가들은 제품이 1,000 달러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고, 그 부근 800 달러에서 1,200 달러 사이일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내놓았다. 이는 Apple이 기기 자체에 대한 마진보다는 보급에 주력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Apple iPod Touch 64GB 제품은 399 달러로 iPad 16GB Wi-Fi 버전과 불과 100 달러 갭이 있을 뿐이다. 저장용량의 차이가 있을뿐 기능에 비한다면 iPad의 가격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일괄적으로 Wi-Fi 단독 모델은 3G 지원모델에 비해 130 달러씩 더 비싸다.

iPhone OS를 사용한 제품이어서 기존 7,500만대가 판매된 iPhone과 iPod Touch 유저들은 또 다시 쉽게 iPad를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이들은 별도 사용법을 교육받을 필요없는 iPad의 예비 고객이며, 이들은 iTunes를 통해 콘텐츠를 구입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로열티 있는 고객들이다.

타격받을 수 밖에 없는 Kindle, 비디오 콘솔 게임기 시장


이미 Apple의 타블렛 발표가 임박했을 때 가장 타격을 받을 제품으로 전자책 리더를 꼽았다. 대표적으로는 Amazon의 Kindle을 꼽았다. Kindle DX 버전이 489 달러이므로 iPad 16GB Wi-Fi 버전과 직접 비교된다.

한쪽은 흑백의 e-ink로 3G 연결을 통해서만 사용할 수 있는 단순한 전자책 리더기이며, 다른 한쪽은 Wi-Fi에 iPod Touch의 기능을 모두 가지고 있으며 전자책뿐만 아니라 업무용으로 활용이 가능하다면 답은 이미 나왔기 때문이다.

e-ink만이 전자책 리더기의 조건이 아니라는 것을 iPad가 보여준다면 이 시장은 요동칠 것이 분명하다. 두 기기의 각각 장단점이 있겠지만 직접적으로는 Kindle이 iPad의 첫번째 희생양이 될 것으로 보인다.
 
희생양은 전자책 리더기뿐만 아니다. iPad 출시로 포터블 게임기와 비디오 콘솔 게임기도 직접적인 피해를 볼 수 있는 구도로 바뀌었다. XGA 해상도를 지원하는 전용 게임이 개발된다면 그리고 가격이 기존 iPhone용 App 수준 또는 약간 높은 수준으로 발매된다면 이들 비디오 콘솔 게임기 시장은 iPad와 직접적으로 경쟁해야 한다.

이번 이벤트에도 Gameloft, EA 등이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 게임을 등장시켜 자연스럽게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제 더이상 3.5인치의 틀안에서 만만하게 보이던 게임이 아님을 보여줬다. 하드웨어의 뒷받침이 크다는 것을 은연중에 과시했다.

더 커진 화면과 빠른 동작속도, App Store를 통한 다양한 게임 보급, 저렴한 가격, 휴대성 및 부가 기능을 내세운 iPad라면 기존 Wii, Xbox 360, PS3 등은 긴장할 수 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iPad 때문에 출판, 미디어 콘텐츠 시장뿐만 아니라 전자책 리더기, 비디오 콘솔 게임기 시장에는 시련이 닥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여기에 어지간한 PMP나 MID 역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iPad는 이들에게 가격으로나 성능으로나 상대하기 힘든 버거운 경쟁자가 된 것이다.

결국 핵심은 디지털 콘텐츠

iPad의 의의는 다른 어떤 것보다 디지털 콘텐츠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Apple의 의지가 확고히 드러났다는 것이다. 음악, 영화, 드라마, 사진, 게임, 전자책, 신문, 잡지, 문서 등 디지털화 되고 있는 대부분의 디지털콘텐츠를 Apple이 제공하는 기기와 방식으로 이끌고 있다는 것을 한번 더 확인했다.


또 여기에는 수많은 개발자들과 함께 하겠다는 뜻도 계속해서 밝히고 있다. 기업이 만들 수 있는 것들은 제휴하고, 개인이 만들 수 있는 것은 얼마든 만들어서 판매하라는 것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다만 Apple의 생태계 안에서만 그렇게 하라는 것이다.

판매는 Wi-Fi 버전의 경우 3월말부터 그리고 3G 버전은 4월부터 판매될 것이라고 한다. 6월또는 7월쯤에 해외에서 공식 판매가 될 것이라고 밝혀서 지금부터 물밑 교섭작업이 이루어 지고 있음을 예상할 수 있다. 

Wi-Fi 버전은 국내 판매도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아직 언어지원이나 키보드 입력이 지원되지 않는 점은 불안한 요소다. 중국이나 일본어 지원은 있지만 한국어 지원은 빠져있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가능해 보이지만 현재로서는 언어지원이 되지 않는다. iPod Touch 1세대 때와 비슷한 상황이다.

Apple이 만들었기 때문에


iPad에 대해 상당한 기대감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은 근래 보여준 Apple의 행보와 실적 그리고 시장을 만드는 능력 때문이다. 스마트폰 시장을 iPhone으로 흔들었고, 근본적으로 시장을 키운 장본인이 Apple이 때문이다.

iPod과 iPod Touch로 디지털 음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시장을 개척한 것도 Apple이다. 이젠 음악뿐만 아니라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 전자책, 신문, 잡지, 게임 등 아직 제대로 개척되지 않은 디지털콘텐츠를 Apple이 노리기 시작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Steve Jobs는 본격적인 iPad 설명전에 Apple이 Nokia, 삼성전자, Sony를 직접 거론하며 자신들은 세계 최고의 Mobile Device Company라고 강조했다. 이 말은 결국 Apple은 이미 이들과 같은 비즈니스를 하고 이들과 경쟁하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Apple은 Mobile Device 분야의 1,2,3등을 제친 기업이라는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다.

이번 이벤트에 대한 반응은 냉랭하거나 전에 비해서는 덜 우호적인 분위기다. 열렬히 반기고 칭찬하는 부류도 있지만 반대편에 서서 지켜보는 이들도 많다. 결과는 좀 더 있어야 알 수 있을 것이다.

Apple의 신제품 발표와 그에 대한 기대감을 그저 극성스러운 소비자들의 맹종에 가까운 신뢰라고 치부하거나 제품의 겉만 보지말고 그 안에 숨어 있는 가치에 대해 고민하고 분석해야 할 것이다.

적어도 Steve Jobs가 내놓은 iPad라는 제품이 포장만 요란하고 별로 가치없는 제품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은 조금 더 있다 판단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Steve Jobs가 그리던 머릿속 생각은 이번 이벤트에서 거의 다 드러났고 제품 하나로 정리되었다. 그것이 바로 iPad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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