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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은 캐나다 RIM社의 BlackBerry폰의 이메일, 메시징, 웹서핑 서비스, 일명 BIS를 10월부터 중단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유는 국가안보 위협우려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현재 BlackBerry의 이메일과 메시지 데이터는 RIM의 서버에 저장 및 관리가 되며, 이는 BlackBerry 비즈니스의 핵심이다. 보다 정확하게 말한다면, 사용자의 메시징 정보는 RIM의 서버에 의해 교환되며, Push 기술을 이용하여 실시간으로 사용자들의 BlackBerry로 전달되게 된다.

데이터는 암호화되어 전송되기 때문에 중간에 가로채서 노출될 위협은 거의 없지만, 실질적으로 데이터 자체는 캐나다에 소재한 RIM에 의해 관리된다. UAE는 이런 점을 문제삼은 것이다.

2007년 발효된 UAE 국가 보안 및 안전법에 근거하여 BlackBerry의 통신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RIM에 수정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는데, 결국 종합하면 UAE 정부가 바라는 것은 자국 사용자들의 메시지 관리권한을 RIM으로부터 넘겨받는 것이다.

중동국가들중 UAE는 풍부한 오일머니를 통하여 세계 금융허브를 표방하고 있는 국가다. 따라서 이들에게 정보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UAE에서 다루는 중요한 금융 정보 등은 국가 기밀처럼 생각할 수 있는데, 국가의 관리권 밖에서 중요 정보가 타국의 기업에 저장된다는 것에 반발한 것이다.

반대로 이 지역 BlackBerry 사용자의 경우 자신들의 정보를 국가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존재한다. 적어도 모든 정보를 국가가 검열할 수 있다는 위협으로부터는 피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듯 국가와 사용자의 관점에서는 이번 조치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젊은층의 스마트폰 활용이 증가하는 가운데, 업무용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목적으로 BlackBerry 등의 스마트폰 활용이 늘고 있다. 다른 국가들에 비해 남녀관계에 엄격함을 요구하는 중동관습으로 인해 BlackBerry 등의 스마트폰은 젊은층에게 해방구 역할을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UAE의 이번 결정으로 금융허브와 비즈니스 중심의 국가라는 이미지는 퇴색될 수 밖에 없다. BlackBerry 사용자층의 상당수가 비즈니스맨이고, 이들이 두바이나 아부다비 등에 비즈니스 활동을 한다면 BlackBerry의 기능 제한은 큰 불편함이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UAE 정부는 BlackBerry 사용자들을 자신들의 통제권 안으로 관리하기를 원했다. 작년에는 정부 소유의 통신사인 Etisalat가 BlackBerry 시스템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배포한 일이 있었는데, RIM은 이 프로그램이 외부 사용자가 BlackBerry 폰의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이 프로그램을 제거하는 방법을 안내하기도 했었다. 사실상 UAE정부가 BlackBerry 유저들을 자신들의 관리 영역에 두고 싶어한다는 것이 이때 드러났다. 

UAE의 발표와 거의 동시에 이웃국인 사우디아라비아도 BlackBerry 서비스에 대한 제한을 발표했는데, 10월 중단예정인 UAE와 달리 사우디는 8월말까지만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밝혀, BlackBerry 서비스를 두고 중동국가들 사이에 모종의 합의가 있었던 것이 아닌지 추측되고 있다.

이번 BlackBerry 서비스 제한조치는 Apple의 iPhone이나 여타 스마트폰에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UAE 정부에 따르면 BlackBerry만이 주기적으로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자사의 서버로 자동 전송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중동지역 특히 UAE가 있는 지역 주변 정세는 복잡하게 형성되어 있다. 이란의 경우 핵관련 문제로 시끄럽고, UAE 자체는 신용위기로 위험에 쳐해 있어 정부가 관련된 문제에 민감하다. 특히 안보와 금융 정보 등에 있어서 정부의 통제권을 강화하려는 의지는 어느 때보다 강한 상황이다.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외에도 같은 중동국가인 바레인과 인도 등의 국가들 역시 BlackBerry의 서비스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지만, 서비스 자체를 막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이번 조치가 상당히 이례적으로 비쳐질 수 있는데, UAE 정부는 자신들의 요청한 방식이 RIM에 의해 받아들여질 때까지 기존의 서비스 불가 방침은 유효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UAE와 사우디아라비아의 BlackBerry 서비스 제한과 관련되어 RIM은 아직까지 특별한 대응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UAE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또 다른 국가가 이런 제한 조치에 동참할 지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인데, 만일 제한 조치에 참여하는 국가가 늘어난다면 RIM에게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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