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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이 모바일과 네트워크 보안 솔루션 기술과 지문인식 기술 제공 전문 기업인 AuthenTec(오센텍)을 3억 5,6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이 기업은 이달 중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타블렛에 VPN 클라이언트를 공급하기도 했었다.
AuthenTec은 지문인식 기술로 많이 알려져 있다. 지문을 통한 인증과 보안 솔루션을 PC 버전과 모바일용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바이오 센서를 직접 공급하고 있는 기술 기업이다. PC나 모바일 기기의 지문 인식 모듈과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Motorola 스마트폰 Atrix에도 스마트 센서를 공급한 바 있다.
Apple의 AuthenTec 인수소식을 전한 Reuter에 따르면, Apple은 AuthenTec의 주식을 주당 8 달러 가치로 인정하여 인수가를 결정했다고 한다. 1997년 설립된 AuthenTec은 나스닥 상장기업으로 한때 주가가 18 달러선까지 올랐으나 2008년 미국의 경기불황 때 3 달러대로 급락했었고, 그 후 최근까지 5 달러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었다. 인수 발표 후 주가는 8 달러대를 훌쩍 넘어 급등하고 있다.
미국 증권 거래소(SEC)에 제출된 서류에 따르면, Apple은 2천만 달러의 비용을 들여 AuthenTec IP(기술 자산)에 추가로 투자할 것이라고 명시했는데, 비독점적인 라이선스와 일부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특허 및 기술 권리 확보에 사용할 것이라고 한다.
즉, AuthenTec이 기존 보유하고 있는 기술 및 특허 자산을 더욱 보강하여 뭔가에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Apple은 2천만 달러 외에도 AuthenTec의 제품 개발에 750만 달러를 추가 투자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보안 관련 기술을 Apple 제품에 반영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것이다.
AuthenTec이 지문인식 기술 분야에서는 선두주자이며, 최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타블렛에 모바일 보안 솔루션을 공급하기로 계약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번 인수에 대한 Apple의 의도를 파악하는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전자 Galaxy S3에 공급되는 AuthenTec의 VPN 클라이언트 소개 화면
Apple이 경쟁 플랫폼인 Android 진영의 리더인 삼성전자에 보안기술을 제공하는 기업을 인수했다는 것은 가볍게 넘길만한 사안은 아니다. 지문인식을 중심으로 하는 보안 솔루션과 기업에서 필요한 모바일 네트워크 보안 솔루션을 공급하기로 한 삼성전자의 보안솔루션 파트너라는 점에서 더더욱 의구심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또 다른 해석은 경쟁사 삼성전자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과 함께 기업용 시장을 대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며칠 전 Apple의 3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Tim Cook은 Apple이 기업용 시장에서 빠른 적응을 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Apple의 이러한 기조를 반영하는 인수일 것이라는데 의견을 모으기도 한다. iPad는 최근 포춘 500대 기업에 공급이 3배 가까이 늘었다고 한다.
AuthenTec 인수가 단순히 삼성전자 견제라는 목적 외에 Apple에서 적용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데 활용되었을 확률은 높다. 지문인식이나 VPN같은 네트워크 보안 기술에 대한 투자라면 분명 개인용 시장보다는 기업시장에 대한 활용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최근 기업 시장에는 BYOD(Bring Your Own Device)라는 트렌드가 부상하고 있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과 타블렛, 노트북 등을 업무에 활용하는 것을 두고 말하는데, 기업 업무를 개인이 소유한 장비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업 차원에서는 기업자산이 아닌 임직원 자산을 업무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나 자산관리 등에서 장점을 누릴 수 있고, 개인에게는 자신에게 익숙한 기기를 개인적인 일과 업무 모두에 직접 활용한다는 측면이 강조되고 있다.
이런 경우 스마트폰과 타블렛은 개인업무에 촛점을 맞춘 기존 App과 서비스 외에 기업용 App 또는 서비스가 필요하게 된다.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기업용 네트워크와의 접속을 위한 보안 솔루션이 기본이 된다. 기업의 중요한 정보가 개인 기기에 담기거나 전달되기 때문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최근 Matrix24가 미국 실리콘벨리 기업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iOS와 Windows Phone, Android, BlackBerry 등이 주요 BYOD 플랫폼으로 손꼽히고 있는데, 그 중에서 iOS의 비중이 가장 높다고 한다.
접속과 기업정보 유출이 어느 정도 통제가 가능하다면 기업용 모바일 솔루션 시장은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기업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시장은 모바일 개발자(사)에게는 서서히 정체기에 들어선 모바일 플랫폼 오픈마켓(개인용 App)시장의 대안으로서 새로운 활력소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Apple의 AuthenTec 인수에 대한 해석이 너무 거창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