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 Cook Apple CEO at WWDC 2013

 

Steve Jobs가 세상을 떠나면서 Apple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게 된 지 벌써 1년 8개월이 지났다. Tim Cook에겐 변화가 필요했고, 더이상 Steve Jobs의 Apple로 남게 하고 싶지 않았다. 미국 현지시각 2013년 6월 10일 Apple의 WWDC 2013에서 그런 Tim Cook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24번째 WWDC는 Tim Cook에겐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 행사다. 이번에도 그의 발언에선 'Phenomenal(놀랄만한)'과 'Incredible(믿을 수 없는)'이라는 단어를 자주 들을 수 있었다. 이번 WWDC의 빅이슈는 역시 iOS7이었다. 예상된 대로 새로운 모바일 기기 발표는 없었다.

 

Cook은 WWDC의 공식처럼 굳은, 지난 1년간 Apple의 실적을 발표한 뒤, 제일 먼저 OS X의 소개를 위해 Mac OS X를 책임지고 있는 Craig Federighi(크레이그 페더리히) 부사장을 불러 Mac OS X 10.9 소개시간으로 연결했다. Federighi는 OS X뿐만 아니라 나중에 iOS7을 소개하는 역할도 함께 맡았다.

 

 

 

iOS 7은 아이콘에서 드러나듯 이전 버전인 iOS 6와 확연히 다른 모습을 예상할 수 있었다. 아이콘의 대표 부호인 '7'에서 느껴지는 트렌드는 '얇음(flat)'이다. 얇음의 다른 뜻으로 '간결(simplicity)'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수 있다. iOS 7의 키워드는 바로 flat과 simplicity라는 것을 알 수 있다.

 

iOS 첫 버전부터 iOS 6까지 이어졌던 소위 스큐어모피즘(Skeuomorphism) 디자인은 iOS 7의 등장으로 깨졌다. iOS의 탄생은 Steve Jobs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으며, 스큐어모피즘은 이제까지 iPhone과 함께 한 디자인 철학이었다.

 

스큐어모피즘은 '실제 모습을 따라한다'는 뜻이다. 전화를 뜻하는 아이콘은 실제 전화기에 가까운 현실적인 모습으로 아이콘으로 만들거나, 카메라를 뜻한다면 렌즈를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것이 바로 스큐어모피즘이라 할 수 있다. 그런 iOS 나름의 디자인 철학을 iOS 7에서는 깨버렸다.

 

 

iOS 6와 iOS 7은 위 그림처럼 뭔가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보는 이에 따라서 큰 차이로 느낄 수도 있을 정도다. 새로 바뀐 iOS 7의 아이콘을 보면 이전 아이콘 UI와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선은 더 얇아졌고(flat), 복잡한 이미지는 더욱 간결(simplicity)해졌다. 당장 지도 아이콘만 봐도 알 수 있다. 원은 더 커졌고 느낌은 더욱 부드럽고 따뜻해졌다. 마치 Steve Jobs의 까칠함이 Tim Cook의 온화한 표정처럼 바뀐듯한 모습이다.

 

이제까지 Mac OS X와 iOS는 멀어져 있다가 계속해서 가까워졌다. 소위 플랫폼을 사용하는 UX를 비슷하게 가져가려는 정책을 취했었다. PC용 운영체제와 모바일 기기용 운영체제는 다르게 시작했지만, 같은 아이콘으로 묶어서 같은 기능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용자의 느낌을 통일시키려는 인상을 주었다.

 

 

그러나 이번 WWDC의 발표를 살펴보면 고개를 갸우뚱할 수 밖에 없다. Tim Cook의 소개에 이은 Mac OS X 10.9 Mavericks 소개를 보면 스큐어모피즘 디자인 철학을 버리지 않았다. 적어도 아이콘은 iOS 6에서 사용하던 상당수를 그대로 살렸다. 사파리, 캘린더, 음악, 스토어, 설정 아이콘을 보면 바뀌지 않았다.

 

그러나 나중에 소개한 iOS 7을 보면 아이콘들은 달라졌다. OS X 10.9에서 일부 UI를 iOS 7과 통합시켰으나 아이콘까지 완전히 바꾸지는 않았다. 과연 이것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OS X 10.9의 아이콘 및 UI가 아직 바뀌는 과정에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iOS 7가 모험적으로 UI를 바꾸어 본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수 있다. 비유적으로 말하면 Mavericks는 Steve Jobs의 자취를 남기고, iOS 7은 Tim Cook 스타일로 바꾼 것은 아닐까?

 

iOS 7의 아이콘과 디자인 외에도 Steve Jobs의 고집과 철학은 일부 지워진 듯한 모습이다.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Control Center는 Android의 그것을 너무 많이 닮았다는 평가다. 이 기능은 Steve Jobs가 살아 있었더라면 아마도 iOS 7에는 구현되지 않았을 것이다.

 

iOS7 Control Center

 

Control Center는 Android OS에서 iOS에 비해 사용자의 호응을 얻었던 UI였다. 한번의 드래그를 통해 Wi-Fi, Bluetooth, 화면 잠금, 비행 모드 등의 기능을 바로 동작시키거나 중지시킬 수 있으며, 화면 밝기 조정, 뮤직 플레이어 컨트롤, 음량 컨트롤 등의 기능은 Android 에서 먼저 구현되었던 기능이며, Apple이 제공하지 않았던 사용자 경험(UX)였다.

 

Apple은 여기에 AirDrop과 AirPlay 그리고 플래시 라이트 켜기와 바로 가기 실행 아이콘을 더했다. Apple식 Control Center를 완성한 것인데, 그래도 Android 유저들에게는 친숙한 환경이다.

 

Steve Jobs였다면 어땠을까? 저러한 (마치 Android를 연상케 하는) 기능을 구현했을 때 '좋아, 훌륭해!'라고 iOS 개발팀을 격려 했을까? 아마도 우리가 상상하듯 그 반대의 반응이 나왔을 것이라는 것쯤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Steve Jobs를 이해하는 팀이었다면 저러한 시도도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Tim Cook은 이를 받아들였다. 왜일까?

 

iOS 7 Notification Center

 

Tim Cook은 Steve Jobs와 달리 현실주의자이며, 숫자를 중요하게 여기며 회사의 성장과 실적을 자존심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경쟁 플랫폼이지만 소비자가 더 원하는 기능은 iOS에 담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반면 Steve Jobs는 그렇지 않다. 그의 철학은 곧 Apple 제품으로 표현되기에 이같은 변화를 결코 받아들이지 않는다.

 

iOS의 새로운 기능이 소개되었을 때, 많은 미디어들이 Android와 Cydia의 앱들과 비교했다. 경쟁 플랫폼인 Android와 비교하여 iOS가 상대적으로 불편하다고 생각했던 부분과 사용자들이 원해서 Apple의 철학에 반해 만든 해적앱(Apple의 App 개발 가이드를 따르지 않은 앱)들의 기능을 iOS에 녹여넣었다는 점을 들어, iOS가 경쟁사의 스타일을 베꼈다고 힐난했다.

 

  

예를들어, 새롭게 디자인된 날씨앱은 마치 얼마전 리뉴얼한 Yahoo! Weather앱을 베낀 듯하며, Mail 앱 역시 Mailbox와 Sunrise 이메일앱의 장점을 그대로 반영하여 만들었다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iCloud Keychain은 1password를, iTunes Radio는 Pandora, Spotify를, AirDrop은 Instashare, Bump를 대신할 수 있게 되었다.

 

만일 Steve Jobs가 살아 있었더라면 경쟁사 제품과 닮았다거나 써드파티 앱들의 아이디어를 뺏았다는 비난을 받을 기능을 구현하지 않았을 것이다. Steve Jobs는 그런 인물이다. 그러나 Tim Cook은 그와 다르다. Tim Cook에게 필요한 것은 그런 자존심보다는 Apple이 더 성장하거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것이라면 자존심보다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Tim Cook은 주도면밀한 CEO다. 갑작스런 변화로 고객을 어리둥절하게 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자신만의 고집을 고객에게 강요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아주 조심스러우며, 계산적인 성격이다. 어쩌면 상당히 여성스러운 스타일로 Apple을 이끄는 것 같다. 섬세함이 느껴지는 리더스타일이다.

 

Scott Forstall 전 Apple 부사장(iOS 부문장)

 

작년 iOS 6 발표와 Apple Map 사태 이후 미니 Steve Jobs이며, 강력한 카리스마와 괴팍함, 특유의 고집을 가진 인물이라고 평가를 받은 Scott Fostall(스캇 포스탈) 부사장의 경질은 Tim Cook에게 경쟁자의 제거라는 의미도 있었겠지만, CEO로서 Steve Jobs 지우기라는 의미가 더 강했다. 그는 Steve Jobs 사후 Apple CEO의 강력한 후보이기도 했다.

 

Scott Forstall이 관리하며 추구한 스큐어모피즘은 Tim Cook이 극복해야 할 과제이기도 했다. Steve Jobs의 직계 후계자라는 인정을 받은 그를 그대로 두고 Apple을 이끌기에는 문제가 많았다. Tim Cook은 Forstall 퇴출 후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Steve Jobs와 함께 Scott Forstall 지우기는 필수적인 과제였다.

 

Jony Ive Apple 부사장

 

Tim Cook이 선택한 것은 바로 Jonathan Ive(조나단 아이브, 조니 아이브)였다. 주로 Apple 제품 하드웨어 디자인에만 신경을 쏟던 그에게 iOS UI를 맡겼다. 하지만 Ive에게 플랫폼 UI는 그리 친숙한 것이 아니었다. 그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차세대 iOS의 UI를 맡겼다는 것은 다분히 정치적이라 할 수 있다. Forstall은 버릴 수 있지만 Ive는 버릴 수 없는 중요한 존재였기 때문이다.

 

iOS 7은 Jony Ive가 맡는다는 것은 이미 언론을 통해 퍼진 이야기들이다. 기대와 우려 중에서 기대가 더 높았던 것은 Ive에 대한 이미지 때문이었다. Apple의 디자인은 Jony Ive로부터 나온다는 공식을 시장에서 한번 더 확인하는 것이 Tim Cook에게는 더 안정적이며, 만일 잘못되더라도 비난은 Tim Cook이 아니라 Ive가 감당해야 할 부분이기 때문이다.

 

OS X 를 지휘하고 있는 Craig Federighi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언론을 통해 이번 WWDC 2013 최대의 스타로 등극했다. 특유의 재치와 함께 그가 진행한 Mac OS X 10.9 Maverics와 iOS7에서 보여준 연예인 기질은 Steve Jobs의 재능을 넘어선 것이었다. 앞으로 Mac OS X와 iOS는 분명 같은 지향점을 향해 통합될 것이다. 그러한 중대한 변화를 지휘할 인물로 Federighi는 핵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iOS7의 주요 UI 디자인을 맡은 Jony Ive는 El Gore 전 미국 부통령과 함께 앞 줄에 앉아 행사를 지켜보기만 했다. 그가 한 역할은 새로운 제품이 발표될 때마다 박수를 치고 환호하며, iOS와 디자인 소개를 위한 비디오 출연이 전부였다.

 

iOS 7은 가을에 공개될 예정이며, 이때는 차세대 iPhone이 함께 공개될 예정이다. 이미 성급한 언론들은 다양한 사이즈의 새로운 iPhone 모델들이 선보일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단일 모델이 아닌 저가형 모델이 포함될 것이라는 소식인데, Steve Jobs가 아닌 Tim Cook이기에 상상할 수 있는 일들이다.

 

Apple이 강조한 'Designed by Apple in California'도 중요한 메타포다. Steve Jobs식이 아니라 Tim Cook식이다. 세금문제로 미국정부와 트러블이 생기면서 Tim Cook이 선택한 것은 바로 '미국 캘리포니아 기업 Apple'이다. Tim Cook은 고집과 독선보다는 타협과 협상을 더 중요시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번 WWDC는 Apple CEO Tim Cook이 Steve Jobs 사후 처음으로 자신만의 Apple 스타일을 선언한 행사로 볼 수 있다. iOS 7은 Tim Cook 체제 변화의 가장 상징적인 의미이며 아이콘이다. 비록 Jony Ive를 내세웠지만 분명한 것은 Ive보다는 Tim Cook이 주도한 것이며, 핵심은 Steve Jobs 지우기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킬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YNBB 2013.06.17 06: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타있네요,,,
    simplicty 가아닌 simpicity인것같습니다 ^^
    항상 글 잘보고있습니다~~

  2. 김지훈 2013.06.21 13: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날씨앱은 야후에서 제공 받은거 아닌가요?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