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몇개월 전 블로그를 처음 시작할때, 누군가 내가 쓴 글을 읽을 것이라는 생각은 내가 이 블로그를 만든 주요 이유가 아니었다. 즉, 구독자를 모을 생각으로 블로그를 시작하지는 않았다.
블로그를 시작한 계기는 네이버에서 가장 거대한 아스피린의 블루문님(지금은 이구아수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의 영향이 컸었다. 물론 개인적인 친분(나름대로... ^^)도 있기도 하지만, 내 자신의 생각이나 그때 그때의 기록을 남겨 놓고자 하는 블로그의 원래 목적에 충실하고픈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의 관심사와 그 관심사의 변화,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지식에 대한 정리의 목적이 더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겨우 5개월째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5개월동안 블로그로 인해 생긴 몇가지 변화를 한번 기록해 볼까 한다.
2월 중순에 협력 업체로부터 서버 장비를 한대 지원받으면서부터 블로그가 시작되었다. 당시 설치형 블로그로 인기가 있었던 테터툴즈가 클래식 버전에서 1.x 대로의 버전을 내 놓으면서 이 블로그를 장비에 설치하게 되었다. 마침 내게는 관리중인 도메인이 서너개 있었는데, 가장 애착이 가는 cusee.net이라는 도메인으로 했다. 자신만의 블로그를 만들때 독립 도메인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하길래, 포털들의 블로그를 놔두고 직접 운영하게 이르렀다.
첨엔 회사의 회선과 고정 IP를 이용하여 설치를 했다. 물론 그 대여장비는 블로그를 운영할 목적은 아니었다. 여러가지 개발 테스트를 할 목적이었기에, 블로그 운영중에도 여러번 부팅을 할 때도 있고, 회사의 전기 사정에 따라 자주 서버가 꺼지기도 했었다. 회사의 전기 사정이 좀 좋지 않은터라 불시에 자주 꺼지는 일이 잦았다.
하지만 그 사이에 테터툴즈의 이올린을 통해 일부 사람들이 내 글들을 읽었다. 또 도메인이 있다보니 검색 로봇들이 내 블로그를 찾아 오기 시작했다. 특히, 구글과 야후는 별 내용도 없는 내 블로그를 아주 자주 찾아 왔다. 살펴보니 2~3달 사이에 카운터가 엄청 올라간 것이었다.
이러다 보니 하루의 시작이 블로그의 카운터와 리퍼러 상황을 보는 것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소위 말하는 '리퍼러 중독'이 시작된 것이다. 직접 운영하는 서버이다 보니 웹서버의 로그를 직접 살펴보기도 하고 이상한 IP가 잡히는 경우 추적도 해보곤 했었다.
이때쯤 회사에 정전이 잦아지고 급기야 토요일 오후에 정전이 되어 12시간 이상 정전되는 일이 있었고, 이런식으로 블로그를 운영해서는 안되겠다고 결심을 하고 호스팅으로 옮겼다.
언젠가 부터 블로그에 무지하게 신경쓰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물론 다니는 직장에 신경이 쓰이는 것은 물론이다. 이때부터 작지만 규칙을 하나 만들기로 했다. 일단 아침에 출근시간의 일부 근무시간 30분 정도와 점심시간을 이용해 포스팅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물론 잘 지켜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의 규칙이 필요함을 느꼈다.
또 한가지, 누군가가 보는 이상 나름대로의 주제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시작을 할때는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블로그는 아니었지만, 누군가가 찾아와서 글을 읽고, 나 또한 어떤 주제에 대해 다른 이의 블로그를 읽는 경우가 잦아졌기에 블로그의 성격을 결정하기로 생각했다. 그래서 정한 것이 IT전반에 관한 것과 특히 콘텐츠, 메일, 블로그 등에 대해 글을 쓰기로 했다. 사실 그것이 내 관심사였기에 주제 선정은 쉬웠다. 그리고, 그 분야는 내가 자신있고 또 잘 알기 때문이었다.
어느순간 내가 글쓰기에 취미를 붙였다는 생각을 가지기 시작했다. 전에도 그런 생각이 약간 있었지만, 난 글쓰기를 좋아하나 보다. 누군가에 의해 강요된 글이 아니라 생각을 정리하는 입장이라 글도 쉽게 나온다. 또 글은 써 놓으면 내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난 블로그에 글을 쓴 뒤에 다시 에디팅을 하는 경우가 잦다.
블로그에 취미가 붙으니 일상이 약간의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어떤 주제에 대해 궁금점이 생기면 바로 '조사'를 하는 버릇이 생겼다. 내가 잘 몰랐던 것, 대강은 알고 있는데 자세히 몰랐던 것, 내가 알고 있었지만 확인을 하고 싶었던 것 등, 인터넷이나 일반 매체를 검색하는 일이 잦아졌다.
또, 블로그에 사진을 올리는 것이 해당 포스트의 이해에 도움이 될 거 같아서(호스팅을 하면 모두 비용이다. -.-) 사진도 신경 써서 찍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무슨 맛기행 처럼 맛있었다고 생각하는 음식점에 가면 먹기전에 카메라부터 들이대는 습관이 생겼다. 이게 약간 지나치니까 옆에 있는 사람들이 충고를 한다. 글을 쓰기 위해 자료를 만드는 모습을 보더니 '니가 기자냐?'이렇게 묻는 것이었다. 물론 기자는 아니지만, 나와 내 블로그를 찾는 사람들을 위해 준비를 하는 것은 맞다.
이건 좀 문제점이긴 한데, 내 손과 눈에서 컴퓨터와 인터넷이 떠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하루중에서 잠자는 시간과 회사로, 집으로, 고객에게 이동하는 시간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시간에 온라인이 되어 있는 것이다.
또, 매일 매일 블로그 오른쪽에 있는 달력에 포스팅을 의미하는 달력의 볼드체 날짜가 마치 마약처럼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오늘이 가기전에 볼드체로 바뀌지 않으면 불안한 것이다.
또, 술을 한잔 먹으면 글을 쓰는 영감이 팍팍 오르는 것이다. 가끔 내가 써놓고도 다음날 이해가 잘 되지 않는 포스트는 대부분 술을 먹고 난 뒤 쓴 글들이었다... 이제 이런 글은 좀 지양하려 한다.
블로그에 요즘 관심있는 주제에 적다보니, 자꾸 자꾸 분야를 파게되는 경향이 생기게 되었다. 마치 연구원이나 수사관처럼 말이다. 그런 행동이 좋은지 나쁜지는 잘 모르겠으나 전문적인 지식을 쌓는다는 점에서는 좋은 것이라고 믿고 있다. 물론 직장에 해를 끼치는 블로깅은 삼가해야 하고, 나 역시 가장 조심을 하는 부분이다.
다니는 직장이 IT의 최전방 회사이고, 업무 역시 새로운 기회를 찾는 일이다 보니, 나의 블로깅과 업무는 그리 멀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래도 내가 블로깅을 한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동료들이나 상사에게는 알리지는 못하겠다.
뭐, 이 포스트도 주절주절되었는데, 이 블로그를 쓰면서 왜 이런 글을 써야할까 하는 생각을 중간중간에 했는데, 이 포스트의 존재 이유는 다음에 이 궁금점이 생겼을때 내가 읽어 보려는 의도 하나와 내 블로그를 찾는 분들에게 대한 작은 히스토리를 알려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런 포스트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
참, 오른쪽의 카운터는 테터플러그인을 이용해서 주요 검색엔진을 모두 방문에서 제외하였다. 하지만, 구글과 야후는 너무 심하게 찾아 온다. 지금 트래픽이 하루 대략 1GB나 된다. 500MB로 바꾼지 이제 겨우 1달이 넘었다. 비용이 압박이 느껴진다. 그래도 한달에 5,500원 짜리라 그나마 안심인데, 1.5GB의 허용 트래픽은 넘기지 않았으면 한다. 이 트래픽이 일반 방문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많은 부분이 검색엔진이 일으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 블로그에 적극적인 입장을 밝혀주시는 블로거분들께 감사를 전하는 바이다. 글이나마 누군가에게 공감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블로거에게는 영광이자 기쁨이다.
PS. 블루문님, Good Blog링크를 해 주셨네요. 참, 부끄럽습니다. 더욱 열심히 하자는 뜻으로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