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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겨레의 음식점과 블로그 권력 관련 기사 때문에 많은 말들이 나오고 있다.

[한겨레 신문]
블로그는 어떻게 식당을 파괴하는가

평소에 블로그와 관계된 기사가 나오면 제일 먼저 읽는 사람들은 블로거들이다. 자신이 블로깅을 하고 있으므로 자연스럽게 블로그와 관계된 내용이 나오면 관심을 가진다.

만일 블로거나 블로그에 대해 다소 공격적인 기사가 나오면 이를 성토하는 포스팅도 블로고스피어에서는 자주 있는 일이다. 문제의 기사를 성토하는 기사가 많이 나오다가 좀 누그러지면 다시 기사를 두둔하는 글도 나온다. 그리고 어느 정도 정리가 되는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글을 읽는 사람들이 스스로의 판단을 내린다. 여러 사람의 다양한 생각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결론을 얻어갈 수 있는 것이 블로그나 메타블로그 서비스의 장점이다.

이처럼 블로그가 가진 장점 중의 하나는 다양한 생각들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무엇이든 글이라는 것은 의도가 있기 마련이다. 의도가 없이 '그냥 그렇다'라고 쓰는 글도 있지만, '그래서 이렇다', '그러니 이렇게 해야한다, 그렇게 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의도를 밝힌다.

기사는 사건 중심의 기사가 있는 반면, 분석 중심의 기사도 있다. 문제의 한겨레 신문 기사는 분석 중심의 기사이다. 기자는 음식점과 온라인 커뮤니티 또는 블로그의 권력에 대해 기사를 작성했다. 일단 글쓴이가 블로거이든 아니든 사실을 왜곡할 수 있으며 신중하게 잘 아는 것만 올려야 한다는 취지이다. 그 예를 단적으로 든 것이 '블로그가 식당을 문닫게할 수도 있다'는 명제이다.

블로그와 영향력에 대한 나름대로의 평가가 달려있다는 것을 금방 느낄 수 있다. 블로그 중엔 힘(권력)을 가진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는데, 권력을 가진 블로그와 블로거를 향해 던지는 일종의 충고로 받아들여진다.

기자의 주장은 '부정적인(또는 왜곡된) 포스팅 때문에 음식점이 어려움을 겪거나 심지어 문을 닫아야 하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라고 요약이 가능하다. 나름대로 이 부분을 전달하려 여러가지 예를 들어 기사를 완성했다.

우선 기사에 등장하는 음식동호회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음식동호회는 음식에 관심을 두고 있는 커뮤니티고 이들은 나름대로 음식에 대한 평가를 주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에게 음식이나 요리 같은 것은 전문적인 영역이라고 느낄 것이다. 그들의 주장이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은 동호회원들의 몫이다. 글들은 분명히 동호회에 올라갈 것이고 회원들에게 읽혀지기 위해 작성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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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방문 때 먹었던 고기 덮밥)

만일 어떤 음식동호회의 글때문에 한 음식점이 손님이 줄어 망했다면, 그 음식동호회는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커뮤니티임에 틀림없다. 요즘같아서는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동호회내에 음식에 대한 조예가 깊은 사람들이 많거나 그들을 따르는 회원들이 많다는 것이다. 권력은 이때부터 만들어지는 것이다.

권력이라는 것은 참 달콤하다. 내가 휘두를 때는 기분 좋지만, 남이 휘두르는 것을 보면 못마땅한 것이 권력이다. 블로그나 동호회 활동에도 분명 권력을 지향하는 곳들이 있다. 일부라고 할 수 있는 권력 지향적인 블로거나 동호회가 왜 없겠는가? 문제는 그들에게 호응하는 회원이나 구독자, 지지자가 있다는 것이다.

권력은 곧 여론을 주도한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는데, 한 음식점이 손님이 줄어들 수 있을만큼 영향력을 갖추려면 상당한 정보와 식견을 가지고 운영해야 한다. 그 전문성을 사람들이 이해하고 수긍하기 때문에 찾는 것이다.

그런 권력은 기존 미디어에서 흔히 볼 수 있었다. 그 파워는 동호회나 블로그와 비견될 바가 아니다. 만두소 사건이나 우지 라면 사건을 기억할 것이다. 또한 주말 공중파 채널 어디를 돌려도 나오는 맛집 탐방 프로그램은 언론의 권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우리들은어딜가나 SBS,MBC,KBS 무슨 무슨 프로에 소개되었다는 현수막을 쉽게 볼 수 있다. 음식점들은 그런 언론의 권력을 이용하여 장사를 하고 있다. 그런 음식점들이 개인 모두에게 만족할만한 가치를 전달하는 음식점들은 아닐 것이다.

방송에서는 어느 음식점이 별로더라라는 내용을 볼 수 없다. 왜나면 그 파급력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대신 이 음식점은 어떤 것이 좋다라는 장점 위주의 방송이 되기 마련이다. 대신 네거티브 평가는 대부분 온라인 커뮤니티나 블로그를 통해 알려지기 마련이다. 그것도 개인의 사견임을 전제로 하는 것들이다.

음식점동호회의 탐방기에 일반 손님과 다른 특별한 대접을 요구했다면 그 동호회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냥 '단골이니까 잘 해주세요'라는 차원이 아닌 '제대로 못하면 평가가 나쁠 것이다'라는 압력이상 아무것도 아니다. 바로 권력의 오용이 나오는 것이다. 그런 것은 권력이 아니다. 그리고 다수의 동호회는 그런 식으로 운영하지 않는다.

동호회나 블로그의 포스팅 때문에 손님이 줄어서 문을 닫은 업소라면 스스로 잘 생각해 보야야 할 것이 있다. 왜 손님이 줄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나쁜 평가를 받았다면 개선하거나 해명을 하면 된다. 만일 온라인 때문에 손님이 줄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방치했다면 그 음식점도 문제가 있다.

요즘 현대인들이 인터넷의 영향으로 간접경험을 아주 많이 하게 된다. 따라서, 온라인 입소문이 무서운 시대이다. 잘 되는 음식점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예전부터 잘 되던 음식점은 단골로 인해 잘 되지만, 최근엔 여러 사람의 입소문, 특히 온라인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물론 TV나 신문같은 매체의 영향력은 더 크다. 그러나 온라인에는 장점뿐만 아니라 단점을 적나라하게 밝히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믿음이 가는 것이 사실이다.

만일 어떤 음식점이 동호회나 블로거에 의해 선택되어 취재나 탐방을 받았다면, 좋은 평가가 있었을 것이다. 그 결과로 그 소문을 들은 다른 동호회나 블로거들, 또 일반인들이 찾게되고 다시 평가를 하는 것이다. 물론 무조건 좋은 글만 올라올 수 없는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아직은 음식점들이 동호회나 블로거에 대한 존재나 역할을 잘 모르고 있다. 그저 음식에다 카메라 들이다 대고, 마치 자신들과 음식을 평가하는 분위기라서 언짢게 보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들이 오피니언리더라는 것에 대해 잘 모른다. 마치 경쟁사에서 벤치마킹하러 오거나, 음해하려고 오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래서 사진을 못 찍게하는 경우도 있다. 또는 서비스나 음식에 자신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다. (요즘 웬만한 음식점에서는 카메라로 음식 찍어도 제지하지 않는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음식점이 노력한만큼 유명해 졌기 때문에 방문하는 것이고, 또 유명세를 타는 것일 수도 있다. 또는 실제 잘못된 것(음해를 위한 것이 아니라면)이라면, 고객의 입장에서 피드백한 것이므로 그것만큼 음식점에 도움이 되는 것도 없다. 오히려 들으려고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여전히 더 많은 음식점들은 사람들의 입소문(좋은 평판)을 갈망하고 있다. 내가 만일 음식점을 운영한다면, 내가 제공하는 음식과 서비스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면 그 사람들을 불러 모으겠다. 동호회든 블로거든 음식값은 지불하지 않는가? 또한 평가를 하고 싶다는 것에 무슨 불만이 있겠나. 관심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할 것이다.

2월에 스페인 바르셀로나 한국음식점을 둘러보고 포스팅을 한 적이 있었다. 포스팅 당시는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나중에 내 글이 많이 퍼지다 보니 논쟁이 오고간 적이 있었다. 나중엔 해당 음식점에서 해명 댓글도 올라왔다.


바르셀로나 한국 음식점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있었나 보다. 그들이 바르셀로나 한국 음식점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은 다녀온 사람에게서 듣거나 온라인을 통해 검색하는 방법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때마침 검색되어 나온 내 글을 참고하는 사람이 있었을 것이다.

만일 내가 음식점 주인이라면 꾸준하게 인터넷을 검색할 것이다. 때로는 음식점을 알리는 홍보도 할 것이다. 사람들이 내 음식점, 내 요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서라도 말이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반응을 이끌어 낼 것이다. 물론 좋은 요리와 서비스를 가지고 말이다.

오늘 한겨레 신문 기사는 음식점 주인의 투정을 받아 쓴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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