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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기 가격 375,000원(250달러), 월 사용료 52,500원(35달러), 2년 약정, 위약금 262,500원(175달러)의 인터넷 지원(회선비 미포함) 가정용 전화 서비스라면 이용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까? (환율을 1달러 1,500원으로 계산)
2009/01/26 - [기술 & 트렌드] - 유선전화기를 대신할 신개념 가정용 VoIP 컨버전스 단말기, Verizon Hub
미국 1위 이동통신사 Verizon Wireless가 내놓은 유무선 VoIP 서비스 단말기인 Verizon Hub의 사용조건이다. 물론 미국와 우리나라 소득의 차이가 있기에 달러를 원화로 그대로 적용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지만, 그래도 가정용 컨버전스 단말기 사용료 치고는 비싼 편이다.
현재 겨울 이벤트 기간에는 200달러(50달러 메일 리베이트)에 기기를 판매하고 있고, 월 35달러 요금은 미국과 캐나다로의 모든 음성전화 무제한, Verizon Wireless 고객에게 무제한 SMS 제공이 포함되어 있다. 2년 약정이며, 기간내 해지시 위약금도 있다.
Verizon Hub는 VoIP뿐만 아니라, 간단한 웹브라우징, 이메일 수신, 전자액자 기능, VCast 수신 등의 VoD, VZ Navigator 서비스, 각종 인터넷 위젯 기능 등 수많은 첨단 기능이 들어있는 컨버전스형 단말기이다.
기능은 정말 멋진 단말기이며, 집전화를 다시 보게 만드는 발상의 전환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요금제에 있다. 무제한 통화라는 장점이 있지만, 그 댓가로 한달에 35달러 요금을 그것도 2년동안 사용해야 한다는 조건은 소비자가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다.
전화 통화량이 많은, 주로 걸어야 할 일이 많은 사무실이라면 이 요금제가 적합할지 모르겠지만, 한달의 몇십 통화를 위해 35달러의 요금을 내야한다는 것을 쉽게 납득할 소비자가 얼마나 될까?
현재 무제한 통화 플랜의 타사 VoIP의 경우 월 25달러 수준이다. VoIP 서비스 기업인 ooma의 경우 399달러 ooma Hub 단말기만 구입하면 통화료는 무료이다. 단말기 판매가 주목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다. 프리미엄 서비스를 가입하면 특별한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에 가입자가 선택할 경우에만 별도의 요금을 더 받고 서비스를 제공한다.
Verizon Hub는 기존 유선전화와 달리 데이터 서비스를 음성전화와 접목시켜 마치 유선전화의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각종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목적 컨버전스 단말기로서의 위치에 있다.
집전화같이 생긴 VoIP 단말기인 셈이다. 국내의 인터넷전화 사업자들이 제공하는 단말기에 데이터 서비스를 위한 부가 기능을 추가한 것으로 보면 된다. 최근 KT와 레인콤이 내놓은 Style도 이런 류의 컨버전스 단말기이다.
그러나, 인터넷전화를 사용하는 이유중 하나는 요금절감 때문이며, 기존 사용하고 있는 초고속인터넷을 활용하는 측면이 강하다. Verizon Hub 같은 컨버전스 단말기는 PC를 켜지 않고서도 쉽게 몇몇 데이터 서비스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 장점만으로 월정액 35달러를 지불할만한 가치가 있는지는 고민스럽다.
Verizon Wireless의 다분히 이동통신서비스적인 마인드에서 출발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소 높은 정액요금과 2년의 의무약정 기간은 분명히 가입자 모집의 큰 걸림돌이다.
차라리 이런 요금제라면 일반 가정이 아닌 통화량이 많은 사무실을 타겟으로 했다면 옳았을지도 모르겠다. 유선통화량이 줄어들고 있으며, 휴대폰 보급율이 높은 상태에서 월 35달러의 무제한 통화는 매력적이지 않다.
KT Style은 아직 별도의 요금제가 나오지 않았지만, 일단 인터넷전화 요금을 적용할 것으로 알고 있다. 단말기를 통한 유료 부가서비스가 제공될 것으로 보이는데, Verizon Hub같은 착시현상을 겪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