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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Verizon이 먼저 했다. 광고 하나로 AT&T와 Apple의 신경을 건드렸다. 일명 'map for that' 이라고 불리는 이 광고는 AT&T의 빈약한 3G 커버리지를 조롱하며 iPhone의 가치를 끌어내렸다.

 

AT&T를 통해 독점 공급하는 iPhone보다는 AT&T의 3G 커버리지에 대한 의구심을 소비자들에게 심어주어 결과적으로 iPhone 구매를 망설이도록 하겠다는 전략이 숨어 있다. Verizon은 AT&T에 비해 5배나 넓은 커버리지를 가지고 있다고 끝을 내고 있다.

AT&T는 이에 대해 지난 4일 애틀란타 연방법원에 비교광고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리고 법원은 18일 신청을 기각했다. 결국 Verizon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법원은 광고 자체에 사기성이나 잘못된 정보를 전달한 것이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광고가 표현한 내용이 정당하다는 뜻이다.

'map for that'이라고 표현한 것 역시 Apple의 'There's an app for that'(그럴 땐 App이 있으니까)를 빗대어 쓴 말이다. '그럴 땐 커버리지(맵)를 참고해'라고 AT&T의 3G 커버리지를 문제삼고 있다.

Verizon 광고의 법적인 대응에서도 밀린 AT&T는 그대로 있을 수 없었다. 광고엔 광고로 대처하는 방법이 가장 가능성 있다고 판단하고, 이에 대응하는 광고를 선보였다.

 

광고는 'Did you see my email?'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GSM이 CDMA 네트워크에 비해 우수한, 음성과 데이터통신 동시 지원을 강조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고객과 전화 통화중에 이메일을 받았는지 물음에, 전화를 끊지않고 이메일을 즉각 확인하는 내용과 통화중 레스토랑 예약이나 꽃주문 등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며 CDMA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Verizon을 깎아내리는 내용이다. 'Verizon, 넌 이거 되니?'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참고로 CDMA 기술(2G)에서는 음성과 데이터 통신이 동시에 제공되지 않는다. 즉, CDMA를 통해 데이터네트워크를 이용하면 음성통화가 불가능하고 음성통화중이면 데이터네트워크 접속이 불가능하다. 반면 GSM/GPRS는 음성과 데이터통신이 동시 가능하다.

 

뿐만 아니다. 오웬 윌슨의 동생이자 유명 배우인 루크 윌슨(Luke Wilson)을 내세워 Verizon과의 직접 비교를 했다. '미국에서 가장 빠른 3G 네트워크를 가진 통신사는? 통화와 동시에 웹서핑을 할 수 있는 통신은? 가장 유명한 스마트폰을 공급하는 회사는? 10만개가 넘는 App을 공급받을 수 있는 서비스는?'라는 질문에 AT&T라고 표시하는 내용이다.

'V로 이름이 대표되는 회사는?' 이라는 질문에 Verizon을 선택하도록 하지만 선택하여 붙이는 자석이 떨어지는 것으로 마무리하여 Verizon을 조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약간은 감정이 실린듯한 시나리오다)

AT&T는 미국 전역의 97%에 해당하는 커버리지와 3억명을 수용하는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데, 97% 커버리지는 3G라고 명시하지 않아서 Verizon의 주장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럼 3G는?'이라는 질문의 답에서 Verizon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야 AT&T가 이기는 것이다.

홀리데이 시즌을 코 앞에 둔 상황에서 두 회사의 자존심을 건 경쟁은 TV 광고와 소송으로 이어졌고, 이에 맞서는 TV 광고로 계속되고 있다. 결국 iPhone을 꺾어야 하는 Verizon의 입장과 지켜야 하는 AT&T의 싸움이 광고로 나타나고 있다.

전반적으로 AT&T의 3G 커버리지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먹혀들어가고 있는 상황인데, 현재의 상황으로 보면 iPhone이 Verizon과 가장 어울릴 것이라는 다소 엉뚱한 결론이 나올법한 풍경이다. 

두 회사의 광고는 전형적인 네거티브 전략을 표방하고 있다. 상대의 단점을 들추어내서 자사의 장점을 홍보하는 방식인데, 아무래도 누가 더 설득력 있느냐가 승부의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현재까지는 Verizon의 완승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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