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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ew York Times가 온라인 신문 유료화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2011년부터 자사의 웹사이트를 통해 뉴스를 읽을 수 있는 권한을 세분화하여 유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Times의 웹사이트에서 일정 갯수 이상의 기사를 읽기 위해서는 돈을 내야하는 구조로 바꿀 것 같다. 하지만 읽을 수 있는 뉴스 몇 개가 기준이며, 얼마의 돈을 내는지, 유료 가입자에게 어떤 다른 혜택이 주어지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The New York Times의 온라인 신문 유료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6년 처음으로 온라인 신문의 유료화를 시도했다가 겨우 4천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것으로 중단했으며, 다시 연간 50 달러의 비용을 받고 유료칼럼을 제공했다가 2007년 중단했다. 이유는 돈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미국 신문사들의 위기는 이미 2008년과 작년에 현실로 나타나서 폐간하거나 감원하는 신문사들이 대폭 늘었으며, 종이신문 외에 신규 사업을 시도하거나 하는 사례가 늘었다. 전반적으로 종이신문이 사양산업의 길로 걷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09/01/03 - 미국 신문과 잡지의 인쇄 중단 잇달아
2009/02/04 - 미국 신문사들의 생존의 몸부림, Newspaper Project
2009/09/21 - 온라인 뉴스의 유료화 바람이 부는 올가을

큰 위기감을 느낀 신문사들은 자구책을 마련하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뾰족한 대안이 없었다. News Corp.의 Rupert Murdoch은 이미 유료화 서비스중인 Wall Street Journal을 비롯하여 올 여름까지 New York Post와 The Times of London, The Sun 등의 계열신문사도 유료화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이미 유료화를 시도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고, 온라인 신문의 유료화에 대해 다소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했던 The New York Times가 다시 유료화를 시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더이상 현재의 상태로 버틸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 나온 결단으로 보여진다.

I Hate Earth Day
I Hate Earth Day by laverrue 저작자 표시

지면광고 매출 감소가 회복되지 않을 기미를 보인다는 점은 신문사들의 위기감을 더욱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온라인 광고 역시 경기침체로 인해 주춤거리는 상황이어서 지면광고에 대한 기대는 더이상 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결국 지면이 아닌 온라인을 통해 매출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고, 온라인 미디어에 싼 값으로 넘기는 것보다는 자체적인 유료화 모델을 가져가는 방향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어떠한 결과도 나오지 않았기에 예단하기는 힘들다.

문제는 뉴스 자체가 독점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유료화 시도는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일 비슷한 뉴스인데 하나는 유료로 제공되고 하나는 광고를 기반한 무료로 제공되었을 때 과연 네티즌과 독자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기사의 질적인 차이가 없다면 무료를 선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광고 하나 보는 귀찮음 정도는 참을만 하기 때문이다.

결국 유료화의 핵심은 기사의 배급통제를 통한 방식 보다는 기사의 질(質)을 높여야 한다는 점인데, 이 부분은 쉽지 않다. 이미 다양한 온라인 미디어가 기존 미디어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문사끼리의 경쟁뿐만 아니라 어쩌면 개인 미디어와 경쟁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기사를 만들어내는 기자의 능력, 신문사의 정보력, 조직력과 개인 전문가가 직접 무료로 내놓는 정보와 자료의 싸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Rupert Murdoch이 말하는 고품격 저널리즘을 소비자에게 팔기 위해서는 단순히 신속함과 정보력만을 가지고는 이룰 수 없다는 점은 신문 미디어가 심각하게 고려해봐야 할 부분이다.

WSJ이 1백만이 넘는 유료 구독자가 있기에 대표적인 온라인 신문의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지만, 무료가 넘쳐나는 미디어 홍수시대에 이를 계속해서 지켜내기란 쉽지 않다. 끊임없이 차별화되고 전문 정보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 뒷받침되어야 그나마 유지라도 가능한 것이다.

일부의 신문사들이 뉴스공급 방식을 단순히 통제한다는 것으로 유료화에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이미 그런 방식으로 시도는 계속되어 왔고 번번히 실패했다. WSJ의 성공에 자극을 받았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성공이 계속해서 나온다면 지금의 신문 미디어의 위기도 없었을 것이다.

인쇄 종이 신문의 퇴조는 사람들이 미디어를 소비하는 방식을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예전엔 신문과 잡지에서만 고급 정보를 얻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다르다. 신문과 잡지는 오히려 퇴물 취급을 받는다. 빠르지도 않고, 전문성도 온라인에 비해 떨어지는 신문 잡지를 외면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면광고가 줄어드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때문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 가지고 빠르게 알릴 수 있는 미디어로서 신문과 잡지는 퇴조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비용에 있어서 저항감이 낮고, 새로운 가치를 줄 수 있는 방향에서 신문과 잡지를 바라봐야할 것이다.  

PC를 벗어난 모바일과 Kindle처럼 새로운 미디어 디바이스의 출현은 신문사들에게 기회로 다가올 수 있다. 또한 최근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타블렛 PC의 경우도 신문과 잡지 등의 인쇄 미디어에게는 또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신문 기사는 종이에 인쇄된 것만을 본다는 고정관념, 신문에는 글자만 있고 동영상이 없다는 생각. TV처럼 움직이는 광고도 할 수 있고, 인터넷 서비스도 할 수 있다는 생각. 기존 신문이 할 수 없었던 다른 영역으로 또 다른 가치를 만들어 낸다면 자연스럽게 이익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는 신문이기 때문에 이러해야 한다는 여러가지 편견을 버려야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리고 신문의 위기는 다른 미디어에게는 기회라는 사실도 잊지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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