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Motorola가 다시 한번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2010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6,900만 달러의 이익을 냈으며, 예상보다 많은 230만 대의 스마트폰 판매실적을 올렸다.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치는 200만 대 미만이었다.

매출 50억 4천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6.1% 줄었지만 주당 3 센트, 6,900만 달러의 이익을 올려 1년전 주당 13 센트, 2억 3,100만 달러의 손실과 비교되는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작년 2분기부터 4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1분기에 총 판매된 휴대폰은 850만 대로 870만 대를 판매한 Apple보다 뒤져 미국 휴대폰 제조사 2위 자리로 물러서게 되었다. 그러나 850만 대 중에서 230만 대를 Android폰으로 매출을 올려 스마트폰에 집중한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바로 직전 분기인 2009년 4분기에는 매출 57억 달러, 순이익 1억 4,30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이는 홀리데이 시즌의 효과로 매출과 이익이 높은 덕분이다. 비교적 비수기라고 할 수 있는 1분기에 이만한 실적을 냈다는 것은 Motorola의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2009년 4분기에는 1,200만 대를 판매했고, 그중에 200만 대가 스마트폰이었는데, 비수기라 할 수 있는 1분기에 230만 대의 스마트폰이 판매되었다는 것은 분명 Motorola에게는 희망적인 메시지다.

Verizon에 공급중인 Droid


2009/10/22 - Droid Does, 모토로라는 안드로이드로 부활할 것인가?
 
이처럼 Motorola를 최악의 상황에서 살려내고 있는 것은 바로 Android폰이다. 그중에서 Verizon을 통해 판매되는 Droid는 Motorola 대표 스마트폰이 되었다. 2009년 4분기의 Cliq을 시작으로 Backflip, Devour, Droid 등을 계속 시장에 내놓고 있으며, 국내에도 Motoroi를 내놓는 등 Android폰을 주력 스마트폰으로 밀고 있다.

Motorola는 단순히 Android OS만을 탑재한 것뿐만 아니라 독자적인 UI 플랫폼인 Motoblur™를 함께 탑재하여 Motorola만의 독특한 사용자경험(UX)을 제공하였다. 현재 Motoblur™는 나름대로 시장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Motorola가 Android폰을 기반으로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것은 Verizon의 역할도 컸다. Verizon은 AT&T의 iPhone에 맞설 플랫폼으로 Android를 선택했고, 제조사 Motorola에 많은 기대를 걸었기 때문이다. 이런 성공적인 런칭 덕분에 Motorola는 AT&T의 첫 Android폰으로 Backflip을 납품하기도 했다.

Motorola는 2008년 8월 신임 CEO로 Sanjay Jha를 영입하면서부터 변화가 시작되었다. Sanjay Jha는 나락으로 떨어진 Mobile Device 사업부를 살리고 분사시키기 위해 강력한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그 효과는 2009년부터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고 2009년 4분기부터는 본격적으로 Android폰을 시장에 공급하면서 부활을 예고했다.


2010/02/12 - 내년 1분기에 두 개의 회사로 분리되는 Motorola

올해 초 Motorola는 다시 Mobile Device 사업부의 분사계획을 발표했고, 쇠퇴하여 떼어내는 사업으로서의 휴대폰 사업이 아닌 경쟁력을 가지는 방향으로 Home Business 부문을 함께 분사시키기로 결정했었다.

2010년 1분기 실적발표는 내년으로 예정된 분사 계획을 더욱 긍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비록 휴대폰 판매대수는 예전에 비해 많이 줄었지만, 부가가치가 높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어느정도 자리를 잡았다는 점, 계속해서 이익을 내고 있다는 점, HTC와 함께 Android폰 주요 제조사로서 위치를 차지했다는 점은 Motorola의 부활을 예고하는데 모자람이 없다.

세계 휴대폰 시장은 점점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판매대수도 의미있는 숫자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이익도 기존 피처폰이 따라오지 못할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

Apple은 이미 Nokia의 이익을 따라잡았으며, 휴대폰만으로도 영업이익을 따라잡을 날이 멀지 않았다[각주:1]. 이런 결과가 상징하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최근 휴대폰 시장에서 Nokia,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주목받지 못하고, Apple, HTC, RIM, Motorola 등이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세계적인 휴대폰 제조사인 국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평균판매가(ASP)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각주:2]은 이제 기정 사실화 되고 있다. 많이 팔기는 하지만 이익률은 떨어진다는 것은 경쟁력 차원의 문제다.

최근 삼성전자는 최고의 1분기 실적을 기록했지만, 휴대폰 특히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우려는 계속 나오고 있다. LG전자도 최대의 1분기 실적을 냈지만, 휴대폰 부문은 실적 하락을 기록했다. 그 이유는 북미지역의 스마트폰 수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결과로 요약되고 있다.

두 회사는 늦은 감이 있지만 Android폰과 독자개발한 모바일 플랫폼으로 대응에 나섰지만 아직 성공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특히 모바일 OS뿐만 아니라 독자적인 UI 플랫폼과 서비스 등의 특장점이 없이 단순 인기 스마트폰 플랫폼의 탑재만으로는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Motorola의 움직임과 실적이 두렵게 느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당장은 힘들더라도 향후를 생각한다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스마트폰 전략을 다시 점검해 봐야할 것이다.
  1. Apple의 영업이익이 16억 달러로, Nokia의 11억 달러를 제쳤다. Nokia가 더 많이 팔았지만 영업은 Apple이 더 잘 했다는 것이다. [본문으로]
  2. 삼성전자의 경우 ASP는 2009년 1분기 128 달러에서 2010년 1분기에 115 달러로 떨어졌다. [본문으로]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