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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TV 국제 표준 기술로 인정받은 것은 우리나라의 T-DMB를 비롯하여 일본의 ISDB-T(1-SEG), Nokia의 DVB-H, 그리고 Qualcomm의 MediaFLO(미디어플로)가 있다.

T-DMB와 ISDB-T는 무료로 제공되고 있으며, 방송광고를 주수입원으로 하고 있다. 반면, DVB-H와 MediaFLO는 월정액 기반의 유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상용화 5년이 넘은 지금, 세계 4대 모바일 TV 표준은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무료 기반의 T-DMB와 ISDB-T는 방송콘텐츠제공 사업자는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무료라는 서비스 기반을 무기로 단말기와 방송장비 등 관련 산업에는 기여를 했다. 두 방송기술은 우리나라와 일본을 중심으로는 성공을 거두었다는 평가지만, 다른 나라에서의 흥행에는 실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DVB-H는 유럽을 중심으로 유료 서비스를 시작하는 곳이 일부 있었지만 비용이 많이 드는 방송망 구축과 방송 장비 구입 부담과 유료 서비스라는 장애를 넘지못했다. 오히려 모바일이 아닌 고정 수신형 서비스인 DVB-T가 일반화되고 있으며, 거꾸로 DVB-T의 모바일로의 접근이 활발해지고 있다.

MediaFLO는 Qualcomm이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공중파 방송망이 아닌 이동통신 주파수를 이용한 모바일 TV 방송 기술이다. Qualcomm이 기술을 보유한 까닭에 이동통신사를 제외한 방송사와 제조사들의 관심은 적었다. 또한 DVB-H처럼 유료서비스를 기반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대중화시키는 것에도 문제가 있었다.

Qualcomm은 미국의 아날로그 방송 종료와 주파수 재분배에 관심을 가지고 일정 대역을 구입하여 유료방송을 계획하고 있었으나, 주파수 반납 일정에 차질이 발생했고, 전국망을 구축하는 일정도 늦어졌다. 여기에 유료에 대한 거부감까지 더해 MediaFLO는 성장이 정체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2009년 초에 미국 방송사연합인 OMVC가 주축이 되어 무료 모바일 TV 서비스를 하겠다고 선언했고,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제안한 모바일 TV 기술이 ATSC-M/H라는 이름으로 채택되었다.

2009/01/10 - 모바일 TV의 새로운 표준 등장? 미국 ATSC-M/H 연내 서비스 선언
2009/10/19 - [기술 & 트렌드] - ATSC-M/H 미국 모바일 TV 표준으로 확정
 
ATSC-M/H와 MediaFLO는 미국이라는 시장을 두고 경쟁할 수 밖에 없는 구도로 바뀌었다. 하나는 방송사 주도의 무료 모바일 TV 서비스이고, 다른 하나는 Qualcomm이라는 세계적인 통신장비기업의 유료서비스여서 대비가 되었다.

MediaFLO는 미국 1,2위 이동통신사인 Verizon과 AT&T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했다. 월 15 달러라는 적지않은 이용료로 인해 가입자는 많지 않았다. 여기에 스마트폰붐으로 인해 모바일 TV보다는 스트리밍 서비스 등으로 관심이 더 몰리면서 MediaFLO는 더욱 소비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게 되었다.

2009/03/23 - 과연 퀄컴의 미디어플로가 뜰 수 있을까?

2009년 초에 Qualcomm은 MediaFLO를 전담할 회사를 설립하여 분사시켰다. FLO TV라는 이름의 이 회사는 MediaFLO 전반에 대한 비즈니스를 주도하게 되었다. 이미 이통사에 유료방송을 제공하는 것 외에 자체 (OEM) 생산한 Mobile TV 제품도 선을 보였다. 사명과 같은 FLO TV라는 제품이었다.

그 외에도 MediaFLO 기술을 수출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병행했다. 유명 휴대폰 제조사들을 찾아다니며 MediaFLO 기술을 채택해줄 것을 요청했고, 각종 OEM 단말기 제조사들을 찾아 다녔다.

또한 해외로의 기술 수출에도 관심을 가지고 일본, 대만, 영국, 홍콩, 말레이시아 등에는 이통사를 통해 MediaFLO 제공에 합의하는 등의 가시적인 성과도 올리기도 했다.

Qualcomm의 FLO TV

 
3.5인치 크기의 QVGA 해상도를 가진 FLO TV는 작년 11워부터 미국내에서 Amazon, Best Buy, RadioShock 등을 통해 250 달러선에서 판매되었고, 월 9 달러 요금을 받았다. 휴대폰 단말기 위주의 영업에서 탈피하여 방송 서비스의 확산을 위해 직접 단말기를 제조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역시 시장 반응은 싸늘했다.

현지시각으로 10월 5일 화요일 Qualcomm은 FLO TV 단말기 시장공급을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표면적으로는 FLO TV 기술을 전략적인 차원에서 실험하는 단계에 있기 때문에 고객에게 직접판매는 당분간 유보하겠다는 입장으로 표명했지만, 결과적으로 MediaFLO 시장에서 철수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여진다.


FLO TV의 시장공급은 중단되더라도 Verizon과 AT&T를 통해 공급되는 서비스는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 내년 봄까지라고 단정짓는 것으로 봐서 내년에 MediaFLO에 대한 전략적인 판단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때에 따라서는 서비스 중단으로 이어질 것 같다.

MediaFLO 기술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Qualcomm이 공급한 칩을 이용해야 하며, 이동통신 주파수를 이용해야 한다는 점, 유료서비스 제공이라는 점과 스마트폰과 스트리밍 서비스의 활발한 보급이 MediaFLO 기술의 장벽이 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 OMVC의 ATSC-M/H까지 가세하면서 Qualcomm의 입지는 대폭 줄어들게 되었다. 결국 Qualcomm 내부적으로 MediaFLO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지 않을 수 없게된 것 같다.

만일 MediaFLO에 대한 투자를 중단한다면 이미 확보된 미국 이동통신 주파수의 재활용에 대한 부분이 궁금해진다. 주파수 경매를 통해 큰 금액에 낙찰받았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재활용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 모바일 TV 시장은 정체상태에 있다. 우리의 T-DMB도 그렇고 일본의 ISDB-T 역시 마찬가지다. 해외로의 수출이 남아 있긴 하지만 도입하려는 국가들 역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방송과 통신의 융합바람 역시 모바일 TV 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데, 단순한 디지털 방송 송출을 위해 비싼 방송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부담을 느끼는 나라들이 많다. 4G LTE같은 무선 이동통신망 구축과 자체 방송망 구축을 저울질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방송뿐만 아니라 통신쪽도 고려하고 있기 때문에 모바일 TV 도입을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T-DMB의 개선된 기술인 AT-DMB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상용화를 서두르고 있다. ETRI가 주도가 된 AT-DMB 기술은 기존 방송 채널을 두 배로 늘이거나, QVGA급의 화면을 SD급인 VGA급으로 제공할 수 있다.

Qualcomm의 FLO TV 판매 중단은 Qualcomm이 모바일 TV에서 손을 떼는 신호탄이 아닌가 생각된다. 더불어 유료 모바일 TV 시장의 종말을 선언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마도 그 자리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차지않을까 하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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