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11시 47분 지하철 2호선
회식을 마치고 막차를 놓치지 않기 위해 필사의 노력으로 올라탄 지하철... 이 시간 많은 수의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향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내 앞의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신사는 술을 많이 마셨는지 연신 토(吐)를 참기 위해 자동문 유리창에 눈을 감고 머리를 부딪치고 있다. 내 뒤의 아가씨는 애인에게 전화하는지 방금 전화받을 때와 다른 교태스런 음성으로 '안자고 뭐했어? 나 걱정이나 한거야...'하며 투정대듯이 전화를 이어가고 있다. 자동문 유리창으로 비친 얼굴 붉어진 한 아가씨의 모습... 삶의 무게만큼 무거워 보이는 가방을 짊어진 60대 초반의 아저씨...(요즘엔 아저씨라 불러야 한다. 할아버지가 아니다...) 노약자석을 두칸이나 차지한 80이 넘어보이는 노인은 관심도 없어 보이는 옆사람..
일상 이야기
2006. 4. 1. 0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