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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MBC 외에는 아래와 같은 뉴스가 밖으로 나가지 않기 때문에 한번 적어본다. 다음은 어제 13일 방송나간 대구MBC 뉴스의 한꼭지를 홈페이지에서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기사의 제목은 '삼성 구미 휴대전화 물량 축소?'이며, 게시판에서 스크립트를 그대로 가져왔다.

(앵커)
삼성전자가 휴대전화 해외생산을 강화하면서 내년부터 구미의 생산 물량을 줄일 것이라는 관측이 업계를 중심으로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삼성측은 공식 부인하고 있지만 협력업체들은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도건협 기잡니다.

(자료화면)
삼성전자는 지난 해 1억 6천만대의 휴대전화를 생산했습니다.

이 가운데 절반이 구미에서 생산됐고 나머지는 중국 등 해외에서 생산됐습니다.

그러나 구미 지역 관련 업계는 갈수록 해외 생산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삼성전자 협력업체 관계자(음성변조)
하단: 삼성에서 (해외로) 가져가는 것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중국·베트남으로.

삼성측은 이에 대해 공식 부인했습니다.

올해 예상 생산량이 2억 대로 늘어나면서 구미의 생산 비중이 줄었을 뿐 절대량은 지난 해와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관계자
하단: 생산이 늘어나면서 해외쪽이 신속하게 대응하다 보니까 비중이 늘어났다.
구미 물량이 없어진다든지 그런 건 아닌 걸로 (알고 있다.)

그러나 협력업체에서는 거래를 유지하기 위해 말을 하지 못할 뿐 실제로 물량이 줄면서
인력도 줄이고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삼성전자 협력업체 관계자(음성변조)
하단: 중국에도 물량이 있으니까 말을 못한다. 한국 내 물량을 빼더라도. 내년에 삼성에서
(월) 300만대로 줄인다는 말이 있다. 300만 대면 구미 경기는 다 죽는다.

특히 삼성전자가 구미에서는 고가 제품, 해외에서는 중저가 제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기술 격차가 갈수록 줄면서 이마저도 언제 깨질 지 모른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도건협입니다.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생산하는 휴대폰 물량을 줄일 것이라는 것은 이미 예상했던 일이다. 여러가지 전조가 있었기 때문이다.

2007/05/15 - [기술 & 트렌드] - 삼성전자 휴대폰 생산기지 이전 발표와 그 파장
2007/05/26 - [기술 & 트렌드] - 대구 경북이여, 삼성전자를 넘어서는 기업을 키워라
2008/03/26 - [기술 & 트렌드] - 삼성전자 베트남공장과 대구경북 모바일 산업의 위기
2008/05/12 - [기술 & 트렌드] - 협력업체라는 이름의 동반자의 반기
2008/05/28 - [기술 & 트렌드] - 상생이 사라진 협력
2008/06/30 - [기술 & 트렌드] - 모바일산업 육성에 대구시와 경상북도 엇박자

삼성전자로 봐서는 글로벌 마켓에서 Nokia를 앞설 수 있는 방법의 하나로 인도, 중국, 아프리카 같은 이머징마켓에 저가형 제품을 대량 공급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었을 것이다.

최근들어 햅틱2같은 새로운 신제품들이 대부분 고가형만 생산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부 시장에서만 발표되고 있을뿐 저가형 시장에서는 그에 맞는 제품이 꾸준히 생산되고 또 판매되고 있다.

작년에 삼성전자가 베트남에 공장을 세울 것이라는 '소문'이 있었을때 대구 경북, 특히 구미와 협력업체들은 공황상태에 빠졌었다. 그러나 실제 그 '소문'은 올해 초에 기정 '사실'화되었다.

사실상 삼성전자의 휴대폰 사업이 세계 2위의 자리에 있기까지 협력업체, 임직원, 대구와 경상북도의 지원하에 구미사업장에서 대부분 이루어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는 저가형 제품 생산자체를 중국이나 인도, 베트남으로 돌리고 대신 고가형 제품만 구미에서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그럴듯해 보인다.
고가형 제품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저가형은 해외에서 생산한다.

기업의 의사결정은 누가 간섭할 사안은 아니다. 하지만, 기업에서 예정하고 있거나 결정되고 있는 사안이나 협력업체들 그리고 종사자들의 생계와 미래가 달린 중대한 일이다.

구미사업장과 연계된 대구의 칠곡지역에 한때 모바일 밸리가 형성되었었다. 소위 협력업체들이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의 호황을 뒷받침하던 시절이었다. 삼성전자와 협력업체, 임직원, 대구와 경상북도 지자체의 4박자가 잘 맞아서 세계 2위 휴대폰 제조사로 올라서게 되었다.

그러나, 2005년을 기점으로 삼성전자의 휴대폰 생산전략은 바뀌게 되었다. 글로벌마켓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가지 변화를 시도하였는데, 그 중의 하나는 R&D 센터의 수원으로의 통합과 해외 생산기지 구축이었다.

그것도 조용하게, 때로는 이런 움직임 자체를 노출시키지 않으려 애쓰면서 언론에서 관심을 가지면 아니라고 부정하는 태도까지 보였다.

그러나, 결국 드러날 것은 드러나는 법이다. 당장 협력업체 물량이 줄어들고, 계획된 구미사업장의 기술센터 건립 무기한 연기나 R&D 인력의 수원 집중화나 베트남 공장 설립발표 등이 그것이다.

실제 물량의 축소가 시작되면서 터진 사건이 협력업체들이 반란을 일으킨 사건이다. 올해 봄에 터진 것이다. 위에 포스팅을 참고하면 잘 알 수 있다.

그 사이 약 5개월만에 다시 물량이 줄어들었다는 신호가 대구MBC에 의해 잡힌 것이다. 분명 협력업체 관계자는 물량이 줄어들어 힘든 상황을 이야기 하고 싶었을 것이다. 사실상 삼성전자만 바라보고 일하던 업체입장에서는 물량의 축소는 곧 사업의 위기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제는 삼성측 관계자는 물량이 줄어든 것을 이야기하지 않고 다만 물량 자체가 없어지지는 않는다는 말을 하고 있다. 물량이 줄어들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 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이다.

작년에 8천만대를 구미사업장에서 만들었다. 나머지 8천만대 가량을 해외에서 만들었는데, 올해는 2억대를 목표하고 있으며, 해외사업장에서의 제조물량을 늘이고 있다. 대부분 중국이다. 당연하게 국내사업장의 물량은 줄어드는 것이다.

협력업체 담당자의 추측인 월 3백만대 발언은 심각한 수준이다. 300만대는 연간 3,600만대 수준이다. 작년의 절반에 못미치는 물량이다. 그 정도로 심각하게 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구미사업장의 근로자 숫자와 관련 협력업체의 규모 축소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미 협력업체들 일부는 업종전환 또는 규모를 줄이거나 폐업을 한 상태이고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관련업계 종사자들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대구시와 경상북도는 이제까지 안이한 대처로 이 상황을 지켜만보고 있었다. 정치권도 하소연해보았지만 이 문제가 정치적으로 해결될 것도 아니기 때문에 지금도 거의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 세수의 감소와 실업대책 및 모바일 산업 자체의 위기를 맞고 있는데도 말이다. 모바일산업 육성은 허울좋은 구호만 남았다.

삼성전자 내부적으로도 나름대로의 전략이 있다면 이제까지 협력해온 업체들과 지자체, 종업원들에게 나름대로 이유를 설명하고 설득시켜야 할 것이다. 언제까지나 쉬쉬한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협력업체의 반발이 있고, 언론의 보도가 시작되면 오해 또는 아니라고 뒤로 물러서는 자세가 과연 옳은지 생각해봐야 한다. 상생을 이야기 한다는 것은 일방적으로 이익을 보는 쪽과 그렇지 못한 쪽이 있다는 말이다.

이미 많은 협력업체들이 준비를 하고 있지만 쉽지않다. 오랫동안 한 기업의 업무를 지원해왔는데 업종을 바꾸는 일이 쉬울리 없다.

또한 지자체의 모바일산업 육성노력도 많이 부족했으며 효과적이지 못했다. 협력업체들이 정말 원하는 것을 지원하지 못했으며, 삼성전자 한 기업만 바라보고 모바일산업 정책을 만들어 왔었다는 안이함이 바닥에 깔려 있었다.

구미사업장의 생산물량 축소는 이제 기정 사실화 되었다.

삼성전자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기업 내부적으로 운용하겠지만 그도 그리 밝은 전망은 보이지 않는다. 관련 업체와 지자체의 자구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도저도 행동하지 않으면 그냥 앉아서 도태되는 수 밖에 없다.

또, 이 문제를 정치적이나 다른 방법으로 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자구노력과 능력없이는 다른 기회도 찾아오지 않는다. 시련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그 속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면 더욱 강인한 생명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그런 성장동력을 찾는 일이 참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온실안에서 곱게 자란 꽃에게 갑자기 들꽃처럼 살아가라고 한다면 꽃이 피기도 전에 시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대한 충격을 줄이고 산업을 육성시키려는 지자체의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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