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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자주 방문하는 블로그에 우리가 초딩 욕하는 이유라는 블로그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글을 읽었고 연결된 글을 실었던 사람의 블로그를 찾았고 그 원문이 신문기사(이것도 신문 기사인지, 쓰레기인지 모르겠지만)도 읽었고, 글을 올린 블로거의 멘트도 읽었다.


신문 내용의 전문이다.

전국의 초딩들에게

[스포츠한국 2004-09-11 08:51]

적어도 우리는 초딩시절 없었냐고 늘 물어보는데 나역시 국민학교 나왔고 어린이 시절 보냈다.

우리가 초딩들을 비난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적어도 우리는 어른들한테 개기지는 않았고, 적어도 우리는 어른들한테 욕설을 퍼붓지는 않았고, 적어도 우리는 한글을 열심히 연마했고, 적어도 우리는 담배연기 쳐마시며 겜방에 틀어박혀있지 않았고, 적어도 우리는 친구들하고 함께 노는 즐거움을 알았고, 적어도 우리는 형들한테 또는 삼촌들한테 즐드셈이라는 멘트 안날렸고, 적어도 우리는 할아버지나 아버지에 대한 무서움 혹은 존경심이 있었고, 적어도 우리는 익명이라고 함부로 막말하지 않았고, 적어도 우리는 한국의 국군이 훌륭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했었고, 적어도 우리는 1개월에 1회이상 쪽지 시험을 봤었고, 적어도 우리는 50원짜리 뽑기 한쪼가리라도 친구들과 함께 먹으면 맛있다는 거 알았었고, 적어도 우리는 어른들 노는데 끼어 들어 이래라 저래라 하지 않았다.

너희 초딩들은 정보의 바다 다니면서 어른들의 나쁜 점만 고루 배우고 있는 듯한데. 너네라면 꺼뻑 죽는 그 엄마아빠 졸라서 주말에 시골이라도 가봐라.


난 소위 초딩을 둔 아이의 아빠다.
스포츠찌라시의 기사 같지도 않은, 화장실 벽에 적을법한 글에 공감을 표현한 블로거를 탓하고 싶지 않다. 그 블로거가 의도하는 바가 인터넷에 소위 인터넷 찌질이
를 비난하려던 의도임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개기고, 욕설하고, 한글도 제대로 모르고, 겜방에 쳐 박혀 살고, 혼자 놀고, 윗 사람에게 함부로 하고, 어른들을 무서워하지 않고, 어른들이 노는데 끼어들고
등등

실제 이러한 행동을 하는 주체가 초등학생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저런 짓은 세상물정 모르고 버릇없이 자란 초등학생이나 하는 짓이다 라는 의도임은 누구나 알 수 있다.


여기서 초딩은 초등학생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요즘 초등학생이라고 치부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정말 초딩을 두고 한 말이 아님을 누구나 알 수 있지 않나?


이렇게 물을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놈들(인터넷 찌질이) 대부분 초등학생이야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아주 일부이겠지 내가 아는 주위의 초등학생들은 저러하지 않다. 절대 다수가 아니다. 부모 말을 잘 안듣는다는 이야기는 우리 세대, 그리고 그 위 세대도 듣던 말이다. 시대가 바뀌었으니 밖에서 놀이하던 시대에서 컴퓨터를 껴안고 노는 세대가 된 것은 당연한 거 아닌가?


인터넷에서는 유치하고 찌질한 짓을 하는 네티즌을 초딩이라고 비하한다. 초등학생은 세상 물정 모르고, 자기 하고 싶은 것만 한다는 것을 빗댄 말이지, 실제 초등학생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물론 기사를 옮긴 블로거는 초등학생을 욕하려는 의도가 아님을 밝혔다. 나도 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로서 진작 욕을 하고 싶은 곳은 원래 기사를 실은 신문사다.


초등학생 아니, 자녀를 키워보면 알 수 있다.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이 신기하고 잘 자라주길 바란다. 기사의 예처럼 되는 아이를 놔 둘 부모는 거의 없다.


극단적인 말 장난을 잘 이해할 정도의 판단력은 우리에게 있다고 본다.


과연 그 스포츠찌라시 기사는 누구를 비난하기 위한 글인가?


올 여름에 다음과 같은 스포츠찌라시 기사가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너도 직딩인 시절이 없지 않았냐고 늘 물어보는데, 나 역시 직장을 다녔고, 사회생활을 했다.


우리가 요즘 직딩을 비난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적어도 난 직장 다닐 때 위 상사에게 개기지 않았고, 또 틈만 나면 내 동료들을 싸잡아 비난하지 않았으며, 시키는 일은 잘 했다. 회사 회식 때 단란주점 가서 몇 십 만원씩 술 쳐 마시지 않았고, 월급날 되면 꼬박꼬박 집에 붕어빵이라도 사가지고 들어갔다. 근무시간에 애인하고 메신저로 사랑 놀음하지 않았고, 남들 밤새 야근할 때, 다른 일 있다고 도망 다니지 않았다. 틈만 나면 여자 꼬셔 보려고 수작 걸지 않았고, 회사에 불만 있다고 이력서 써서 채용 사이트에 올리지 않았고, 휴가내서 면접보러 가지는 않았다.


요즘 너희 직딩들을 보노라면, 예전 아버지, 삼촌들이 일구어 놓은 경제적인 풍요만 누리고 사는데, 술 좀 덜 마시고, 일 좀 열심히 하고, 너희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노력 좀 하고 깨어 있는 맑은 정신으로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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