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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보면 얼마나 촌스러운지 남들보다 본인이 먼저 인정하는 그때의 모습이다.

어울리지 않는 치마에 썬그라스 그리고 작은 키. 당시 승려로 활동하던 아버지의 눈을 피해 가요제에 출전한 탓에 급하게 현장에서 빌린 치마를 입고 변장(?)을 한 채 노래를 불렀었고, 입상은 꿈도 꾸지 않았던 차에 대상을 수상했다는 그녀. 원래 목표는 그해 있을 MBC 대학가요제였단다.

1984년 7월 29일 강원도 춘천의 남이섬에서 열린 제 5회 MBC 강변가요제의 대상 수상자 '4막5장 이선희, 임성균', 대상 수상곡 'J에게'

84년 여름이 지나도록 온나라를 뒤덮었던 노래와 이선희... 제 5회 MBC 강변가요제는 이선희와 J에게 때문에 경쟁사인 KBS에서 조차 신인가수인 이선희를 연말 가요제 시상자로 선정할 정도로 그 해의 키워드였다.


1964년생 올해로 43살, 한 아이의 엄마이다. 원래도 동안(童顔)이었고 지금도 그녀는 어려 보인다. 여자 피터팬같이 나이가 들어도 나이 들어 보이지 않는다.

그녀의 경력에 어울리지 않게도 1991년에서 95년까지 최연소 서울시 시의원도 지냈다. 현실에 대한 관심으로 정치를 시작했었고, 나름대로 훌륭한 시정활동을 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그 시절의 노래 역시 국악과 접목한 앨범과 정신대 할머니 등의 애환을 그린 노래를 만들기도 했었다.

'선생님'으로 부르던 작곡가이자 자신의 매니저였던 윤희중씨와 1992년 결혼을 했다가 1998년 이혼을 했다. 그 사이에 딸 하나를 두고 있다.

2002년에는 대학로에서 극장을 운영하기도 했었다. 거기서 지금의 가수 이승기를 발굴했다. 최근엔 후크엔터테인먼트라는 연예 매니지먼트사의 공동 대표를 맡고 있으며, 가수 이승기, 연기자 조정린이 소속되어 있다.

작년엔 13집 앨범을 발표했으며, 그 앨범에 '인연'이라는 노래가 영화 '왕의 남자'의 주제곡이었고, 영화의 흥행과 함께 노래도 히트를 쳤다.
 


1984년 당시 중학생이었던 나는 이렇게 예쁘게 생긴 누나를 흠모해서 브로마이드와 사진으로 만든 책받침도 모았었다. 정품 테이프를 처음 구입한 것도 이선희 정규앨범 때문이었다.

매미소리가 한창 울리던 한여름 낮에 라디오를 켜기만 하던 이곳 저곳에서 들을 수 있었던 'J에게'는 오늘 같이 무더운 날 들으면 1984년의 여름으로 돌아간듯한 착각을 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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