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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시작하는 광고를 오늘에서야 보고야 말았다. '보고야 말았다'라는 말에 주의를 하시라...
못 본 분들은 한번 보기 바란다.
보고 난 소감이 어떤가?
이런 광고를 내보내는 푸르덴셜생명에게 이건 분명 이 광고를 보는 시청자들의 정서와 맞지 않다고 감히 이야기 하고 싶다. 아니, 이 광고는 오히려 회사 이미지를 까먹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이 광고(CF)는 2006년 실제 사망보험금 10억원을 받은 유가족의 실례(실제 예)라고 당당하게 밝히며 광고를 하고 있다.
월보험료 156만원, 납입기간 15년... 작은 글씨지만 눈에 확 띈다.
대략 초등학교 1~2학년(아니면 미취학)으로 보이는 자녀를 둔 젊은 미망인이 거품 목욕을 잔뜩 시킨 자신의 차량 세차를 하고 있는 모습과 함께 소위 '라이프 플래너'라는 젊은 보험 설계사가 들어서며, 남편이 죽은 미망인과 자녀를 위해 미래를 설계해 준다는 컨셉을 광고에 싣고 있다.(이 부분에 대한 나의 해석에 이의가 있는 분 있는가?)
우선 자녀를 보니 내 경우와 비슷한 연령대라서, 내게 이 광고는 참으로 거슬린다. 광고에 나오는 죽은 남편은 아마도 많아봐야 40대 초반 정도일 것이다. 아마도 30대 후반이 일반적이 아닐까? 광고는 평범한 다수를 위한 것이기에 일반 시청자의 정서를 목표로 삼았다면 광고에서 죽은 남편은 아마도 30대 후반일 것이다.
156만원을 한달 보험료로 그것도 15년 납입, 1년 1872만원, 15년간 2억 8천만원 조금 넘는 돈을 납입해야 한다.
내 또래가 저 정도의 보험료를 낼 수 있다면 아마도 대단한 직업을 가졌으리라 생각된다. 한달에 월수입 중에 보험료로 낼 수 있는 금액이 25%가 한계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 한계를 넘으면 보험에 어떠한 의도(?)가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만큼 보험료의 납입 기준이 가입자의 생활수준을 이야기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위 기준이라면 광고에서 죽은 남편의 급여는 최소 600만원이 넘는 것이며, 이는 세금을 제하고 받는 금액이므로 연간 억대의 연봉을 받는 사람이었으리라...
푸르덴셜의 광고를 보는 시청자 중에서 연봉 1억원 이상을 받으며 월 156만원의 보험료를 낼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안그래도 속상한 이 시대의 가장들과 한숨을 쉬고 있는 이 땅의 수많은 가정을 우롱하지 말라. 차라리 부자들만 사는 지역에만 광고를 하라. 누굴 놀리나?
10억의 보험료가 무슨 행복의 기준이 되는가? 당신들이 광고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당신도 10억을 받을 수 있는 보험에 가입하라' 아닌가?
물론 극단적인 사례를 통해 보험의 중요성을 이야기 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 당신들이 놓치고 있는 것이 있다. 아직도 정상적인 계약상황에서 당연한 보험료를 타는 일이 정말 어려운 일이며 보험금을 타기 위해 법과 보험사와 싸워야 하며, 이 땅에는 아직까지 보험 사기단 보다는 평범한 보함 계약자가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이다.
누군들 남편이 일찍 죽어 10억을 타고 싶어 보험을 계약하겠는가? 이런 상황이라면 10억 보험계약하고 남편이 보험료 납입 1개월 뒤에 갑자기 죽기를 바라는 굿판을 벌이는게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사람이 생길 것이다. 그런 보험료 수급자들에게 광고에서처럼 젊은 라이프 플래너를 보내서 인생 재설계를 도모할 것인가?
그 광고가 아름다워 보이는 일반 시청자가 몇 명이나 될까? 그 광고 당장 내려라. 안 그러면 있던 가입자도 떨어질 것이다. 나도 생명보험 가입자이다. 물론 푸르덴셜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한달에 20만원 안되는 월 보험료를 30년 넘게 넣어야 한다.
가족을 간절히 생각하는 이 나라 다수의 보험 가입자들을 생각해 주길 바란다. 보험사기를 연상하게 만들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