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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크리스마스 전이나 말일, 신년 등에 자주 받는 문자 메시지...
누군가를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정성을 들여 그래도 몇마디 남기는 인사가 자주 날아오는 시기다.
그렇게 열심히 문자를 보내는 사람에 비하면 난 정말이지 게으른 사람인것 같다.
받기만 해 본 사람들이라면 보내는 사람의 수고를 잘 모를 것이다.
문자를 보내는 전문 사이트엔 친절하게도 엑셀을 파일을 지원하는 주소록으로 올릴 수 있도록 되어 있고, 한꺼번에 여러명에게 쉽게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30원 짜리 인사는 그렇게 쉽게 보낼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물론 비용을 들이지 않고 보내는 방법도 여럿 있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일은 중요한 일이 되어가고 있다. 그런 면에서 SMS의 역할은 지대하다고 볼 수 있다. 누군가 자신을 기억한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기업이나 가입된 서비스에서 날아오는 문자 메시지는 고객관리 차원이므로 그렇게 반갑거나 고맙지는 않지만, 누군가 나와 어떤 식으로 만남이 있었던 사람으로부터의 송년, 신년 인사 문자는 다시금 보낸이를 기억하게 만든다.
그러나 틀에 박힌 이모티콘과 토시하나 바꾸지 않는 인사말은 보내는 정성을 감소시키는 듯한 느낌이다. 고객관리차원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난 지난주 새로 옮긴 직장에 지인들에게 어설픈 크리스마스 문자를 보냈다. 보내고 나서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그들에겐 내 이름으로 날아간 크리스마스 이모티콘 문자를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문자가 도착했습니다'라는 음성안내나, 한번 '드르륵'하며 진동을 한 핸드폰에 늘 그렇고 그런 인사 메시지가 그들에게 어떤 의미를 전달할 수 있을까? 그들에겐 지인으로부터의 스팸으로 느껴지지 않았을까?
예전엔 신년이 되면 연하장을 보내곤 한다. SMS가 예전 연하장을 대신하는 것 같다. 자신이 직접 쓴 것이라곤 이름 석자뿐 나머진 인쇄된 신년인사가 전부인 연하장을 받으면, 이게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생각해본 적이 있었다.
80byte의 단문에 담을 수 있는 문장 실력으로(컬러메일은 120byte까지) 개성있는 그 사람과 나만의 인사말을 남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한 해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연말연시를 뜻있게, 행운이 가득하길...'
이런 문자 내용보다는,
'옮긴 직장은 힘들지 않니?, 신년엔 같이 잘 해 봅시다, 올해는 진급하길 바란다...'
이런 창작성(?) 문자가 받는 사람에게 미소를 짓게 하지 않을까?
그래도 여전히, 안보내는 나보단 문자라도 보내주는 그분들이 더 좋은 분들이다. 다만 받는 분들에게 조금의 감동을 주려면, 자신과 받는 사람만의 문자를 보내는 것이 좋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