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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

핸드폰 없는 하루

킬크 2007. 1. 16. 17:45
아침에 깜빡하고 핸드폰을 집에 놓고 온 것을 지하철을 타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처음엔 그냥 다시 집으로 돌아가서 핸드폰을 가지고 올까 하며 생각도 했지만, 그냥 오늘 하루 핸드폰 없이 하루를 견뎌(?)보기로 작정했다.

처음엔 어디서 전화가 오지 않았을까 하는 조바심이 앞섰지만, 오후가 될수록 전화가 없다는 사실이 오히려 날 홀가분 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이상하다. 핸드폰이 없는데 왜 이리 홀가분할까?

연락이 올 곳이야 뻔하지만, 적어도 하루에 2~3통화는 왔었고 1~2통화는 내가 전화를 걸었다. 난 시계를 하지 않고 다니기에 핸드폰은 곧 시계역할을 했다. 그 외엔 거의 전화 걸고 받을때 말고는 쓸데가 없는 기기이다. 하루에 몇 번씩이나 주머니에서 꺼내서 고작 하는 일이라고는 시간 보는 일과 문자 메시지가 있는지 정도일 뿐이다.

내게 휴대 전화가 생긴건 딱 12년 전인 1995년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참으로 오랫동안 휴대전화에 메여 살았다는 것을 느꼈다.

처음에 구입했을 때만 해도 삐삐(Pager)를 가지고 다니면서 주로 거는 (마치 씨티폰 같은) 경우만 있었다. 그때 이후로 거의 내 인생에 핸드폰 없는 시간이 없었을 정도니까... 해외 출장을 가면 핸드폰을 사용하지 않았으니, 마치 그때와 기분이 비슷하다고 할까?

처음엔 불안하더니, 이젠 편안하다니... 참으로 이상하다.

근데, 내게 연락할 방법이 전화밖에 없는 사람들에겐 미안하긴 하다. 메신저나 메일도 있지만, 전화만큼 빠른 것이 없지 않은가?

만일 집에 돌아가서 부재중 전화가 한통도 오지 않았다면 그것도 참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겠다. 설마~~~

전엔 이런 일도 있었다. 회사에 출근해 보니 핸드폰을 집에 두고 와서 하루에 몇차례나 집으로 전화(유선전화)해서 부재중 전화가 없었는지 물어본 적도 있었다. 물론 그땐 마케팅 및 영업을 하던 때여서 고객 전화 때문이었다. 지금은 그 정도로 급박한 일이 없다보니 전화가 와도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있어서인지 별로 궁금하지도 않다.

불현듯 이런 생각이 난다. 가족들에겐 알리고, 작정하고 핸드폰을 며칠 가지고 다니지 말아볼까 하는 생각이다.

편리하자고 사용하는 핸드폰의 존재가 오늘따라 부정적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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