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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델베르크를 여행한다면 하이델베르크성과 카를 테오도르 다리를 반드시 다녀올 것이다. 비스마르크광장에서 카를 테오도르 다리 사이에 난 하우프트거리는 아주 유명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하우프트거리


중간에 하이델베르크대학이 있으며, 성령 교회가 볼거리를 더욱 풍성하게 한다. 카를스 광장에 이르면 곧장 하이델베르크성으로 갈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하우프트거리를 걷다보면 학생감옥 근처 건물에 태극기가 꽂혀있는 음식점을 하나 발견할 수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독일 거리에서 만나는 반가운 태극기


이곳은 18년째 운영되고 있는 한국식당 '황태자'이다. 이름이 참 재밌다. 영어이름으로는 'Mr. Whang'이다. 아마도 주인의 성이 '황'씨가 아닐까 조심스레 예상해 볼 수 있다. 그리고 마이어푀르스터의 '황태자의 첫사랑'이라는 소설의 무대가 된 곳 역시 이 근처여서 그 이름을 빌려온 것이 아닐까 하는 예측도 가능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황태자(Mr. Whang)식당 입구


각설하고, 우리 일행이 이 집을 찾은 것은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목요일 오후였다. 하이델베르크성을 구경하러 온 우리 일행은 성구경을 마치고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을 찾고 있던 중이었다. 비가 내리던 터라 한국식 짬뽕 생각에 모두들 몸서리를 치고 있던 상태였다.

그래서 이미 방문을 한적이 있는 일행의 제안으로 황태자라는 한국식당을 찾게 되었다. 찾기는 아주 쉽다. 하우프트거리를 비스마르크광장에서 칼스광장으로 걷다 보면 학생감옥 바로 앞 건물에 태극기가 걸린 건물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게에 들어서자, 몇몇 테이블에 외국인들이 보였다. 한국음식점에 들어와 식사중인 한국인을 보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음식점에는 한국뿐만 아니라 중식, 일식도 가능한 레스토랑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가격? 늘 그렇지만 비싸다

 
짬뽕을 먹을 수 있겠다는 일념으로 왔으나 메뉴에 짬뽕이 없었고, 대신 우린 라면을 먹기로 하였다. 라면도 조리가 가능하나 식당 매니저는 김치전골에 라면사리를 권했고, 우린 이내 수락했다.

음식값은 해외의 어느 한국음식점이나 비슷하지만 현지의 음식값과 비슷하다. 즉, 우리가 보면 비싸게 느껴지지만, 현지 레스토랑들과 비교하면 비슷하다.

중요한 것은 비교적 비싼 지불(한국에 비해)을 하더라도 반드시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한국음식점을 선택한 사실에 전혀 후회할 일이 없다.

맛이 없다거나 뭔가가 마음에 들지않는다면, 비싸다는 선입견만 남을 것이다.

특이하게 이 집의 화장실은 2층에 있다. 2층은 일부의 화장실 공간과 사무실로만 사용된다. 그리고 단체 손님은 웬만해서는 받지 않는다는 이 집 주인의 말이다. 여름에는 관광객들로 초만원을 이루는 사례가 많다고 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2층 화장실을 올라가는 계단에 붙어 있는 옛 사진. 이민우의 아역시절 모습이다

 
음식은 '김치찌개 전골'과 라면사리를 추가했다. 그리고 몇몇 밑반찬과 함께 나왔으며, 맛은 아주 일품이었다. 한국인 요리사가 직접 담그는 것이라고 주인은 전했다. 실제로 반찬맛도 좋았다. 다만 밥은 우리나라밥과 달리 소위 '풀풀 날리는'베트남쌀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나쁜 정도는 아니었다.

주인은 우리에게 밥이 모자라면 이야기하라고 했다. 물론 그래서 밥을 더 시켰다.

그리곤 남은 김치전골 국물이 아까워서 볶음밥 요리를 시도했다. 이름하여 'CW 김치전골 볶음밥'이다
. 맛? 기차다. 다음엔 'KH 수프와 면'을 소개하겠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아! 얼마나 맛있어 보이는가?

 
이 음식점 바로 뒷건물은 학생감옥이라는 관광명소가 위치해 있다. 황태자를 찾으면 학생감옥을 쉽게 찾을 수 있으며, 학생감옥을 찾았다면 황태자는 바로 하우프트거리쪽 건물이다. 그 이유때문인지 학생감옥엔 유난히 한국어로 된 낙서가 많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자전거와 깃발이 보이는 곳이 바로 학생감옥이며, 이 건물 바로 옆에 황태자 레스토랑이 위치해 있다


하이델베르크에는 한국인식당이 2개가 있으며, 황태자와 달리 나머지 한개업체는 중심가에서 떨어져 있다고 한다. 나올 땐 교포신문을 가져와서 바로 앞에 있는 스타벅스에 들러 커피한잔을 하며 신문을 읽는 것도 알맞은 조합이 되겠다.

바르셀로나에 이어 독일에 와서 찾는 4번째 한국식당인데, 아주 만족스러운 곳이다. 가격이 비싸도 맛있으면 기분이 좋지만, 비싸면서 맛이 없으면 정말 짜증나는 선택이 바로 해외에서 한국음식점을 찾는 일이다.

가격만 빼곤 별 다섯개를 주고 싶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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