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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후반에 영어를 다시 공부해야 하는 것은 어렵고도 힘든 일이다. 문법적인 공부가 아니라 회화나 비즈니스 영어 등의 실용영어를 배워야 하는 일은 생각 외로 쉽지 않은 일이다.

진작 학교 다닐 때 영어공부를 잘 해놨어야 하는데 라는 후회의 마음도 들지만, 공부라는 것은 때가 없는 것이므로 지금도 늦지 않았다는 생각만은 여전하다.

사실 뜻하지 않게(?) 연초부터 유럽을 두번이나 왔다갔다 했더니, 영어의 필요성은 두말할 나위 없다. 더군다나 우리 회사의 제품을 가지고 전시회에 나가서 외국인들에게 우리 제품을 설명해야 하니 영어라는 것이 배우고 싶으면 배우는 것이 아니라, 영어를 하지 못하면 제품을 소개할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이 되었다.

토익시험 한번 치뤄본적이 없는 나로서는 영어로 대화하기는 공포에 가까운 일이었다. 그나마 매주 두번씩 회사에 원어민 강사를 초청하여 영어를 배우기는 하지만, 학교에 다닐 때 배우던 방식과 그리 다를 수는 없다.

그러나 올 초부터 시작한 영어와의 자연스런 동거는 나의 영어 실력에 약간의 업그레이드를 가져왔다.

되도록 영어 듣기를 자주하고, 내가 저 상황이라면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영어 작문 연습 등이 큰 도움이 되었다. 또한 말하기가 중요함을 이제야 깨닫게 되었다.

영어를 배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어를 모르는 것도, 문법을 잘 모르는 것도 아니다.

바로 '부끄러움'과 '자신감'이다.

내가 이 표현을 했을 때 틀리지 않을까? 상대가 나를 무시하지 않을까 하는 부끄러움과 주눅이 영어를 배우는 가장 큰 걸림돌이다.

언어는 사용하지 않으면 퇴화하기 마련이다. 또한 언어의 사용이 줄면 줄수록 실력이 늘지 않는다. 주변에 말 잘하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평소에 다른 사람들과 자신의 의견을 잘 주고 받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우리말도 그렇지만, 영어 역시 자주 그리고 많은 대화가 가장 빠르게 습득하고 실력을 늘이는 방법이다.

영어로 외국인에게 메일을 쓴다거나, 전화를 걸고 받는 일은 처음엔 어려운 일이다. 사실 생각하기에 따라 굉장히 곤욕스런 일이다. 진땀을 빼면서 상대와 영어로 이야기 한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소화불량감이다.

그러나 한 두번의 경험이 쌓이면 다음 번엔 더욱 수월해 지고,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공부를 하게 된다. 이런 표현이 맞을까? 아님 이런 경우 어떤 단어를 사용해야 하나? 그런 고민을 하게 되고 그것이 바로 영어 공부가 되는 것이다.

외국인들의 경우 일반적으로 상대가 영어를 잘 못한다는 점에 대해 무시하거나 깔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우리도 마찬가지 아닌가? 한국어를 못하는 외국인을 무시하거나 깔보는 사람이 없듯이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용하는 단어나 문구가 틀리더라도 대부분 이해해 준다.

우리에게 영어는 English as a Second Language(ESL)다. 서투른 것이 당연한 것이고 틀리는 것이 자연스런 것이다.

내 입장에서 영어를 이렇게 해야한다라고 할만큼 영어에 대해 잘 모르긴 하지만, 영어를 배움에 있어서는 뭔가 약간 감을 잡았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방법이 유용하다고 이야기 하고 싶다.

1. 단어를 많이 다양하게 알아야 영어를 잘 하는 것은 아니다.
회화를 하다보면 대부분의 단어들은 토플에 나오는 어려운 단어가 아니라, 아주 기본적인 일상적인 단어들이며, 사람에 따라서는 같은 단어의 활용 빈도가 높다.
아주 고급 영어를 구사할 정도가 아니라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단어들만 잘 활용해도 대화 소통에는 문제가 없다. 즉, 단어에 너무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

2. 몇몇 대화체를 배운다.
부탁할 때, 상황을 설명할 때 등 자주 쓰는 대화체들에 대한 공부가 따라주면 일반적인 대화는 어렵지 않다. Can I ~~~, I would like ~~~, What can I ~~~, I think ~~~ 등 외우거나 이해하기 쉬운 몇가지 대화방식만 알면 대부분의 대화가 가능하다.

3. 자주 듣고, 자주 표현한다.
자주 듣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빠른 영어 회화를 들으면 반도 이해를 못할 것이다. 영어를 처음 배우거나 어느 정도 배웠을 때, 듣기 연습을 한다고 CNN 뉴스를 듣거나 AFKN 뉴스를 듣다고 절망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나도 그랬다. 이제 조금 자신감이 생기니 그런 말 들이 귀에 들어올까 했지만, 역효과가 컸다.
천천히 그리고 거의 완전히 이해가 가도록 느리고 정확한 원어민의 발음을 듣는 것이 좋다. 그리고 반복해야 한다. 또한 듣는 것 뿐만 아니라 자주 표현하도록 해야한다. 원어민이라면 좋고 그렇지 않더라도 동료 친구들과 영어로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듣기만큼이나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말하기는 자신감의 문제로 이어지므로 중요하다.
가능하다면 외국인 친구를 사귀는 방법도 좋겠다.

4. 적절한 영어 교육 방법을 찾아 꾸준히 공부한다.
살아가다 보면 유학이나 이민을 가지 않을 바에야 영어를 한국말만큼 사용할 일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 영어를 익혔다고 손을 놓으면 퇴화하는 것이 영어다. 심지어 외국인들도 한국말만 하면 영어를 잊어버리게 된다고 한다.
영어를 계속 사용할 일이 없다면 학습을 통해 감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좋다. 느린 속도의 영어 대화를 듣거나, 외화를 원어로 듣거나, 가끔 영작을 해보거나 하는 방법 등이 좋다.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를 영어 자막이나 무자막으로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만, 영화가 지나치게 속어를 많이 사용하거나 말이 빠른 것은 피해야 한다. 잔잔한 애정 영화나 드라마가 좋다.

5. 외국인을 두려워 하지 말자.
우리나라도 많은 외국인들이 체류하고 있고, 생활하고 있다. 우리보다 선진국 사람들도 있고, 후진국 사람들도 있다. 그들이 대부분 한국어에 대해서는 약간 알고 있는 상태이거나 배우는 상태이지만, 여전히 공통어인 영어가 편리할 것이다.
패스트푸드 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곳에서 아르바이트는 어떨까? 어렵긴 하겠지만, 국제 행사가 있을 때 자원봉사는 어떨까? 길을 찾는 외국인에게 먼저 말을 걸어 도움을 주는 것은 어떨까? 괜히 영어도 잘 모르면서 잘난척하는 것으로 비칠까? 절대 그렇지 않다. 자신감을 키우는 길이 영어를 빨리 배우는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렇게 적고 나니 내가 뭐 영어를 좀 하는 사람쯤으로 스스로 과대 포장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는데, 나 역시 영어에 능숙하지 못한 사람이다. 오히려 위에 열거한 방법대로 역시 연습이 필요한 사람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이제 저렇게 하면 되겠다라는 느낌이 있기 때문에 정리해 본 것이다. 즉, 나 자신과 나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바치는 포스팅이다.

위의 다섯가지 중에 가장 권하고 싶은 것은 다음 포스팅에 이야기할 '천천히 말하는 영어 대화 듣기'이다. 팟캐스팅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이트를 소개하겠다.(ESLPod.com) 영어 공부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참고 하기 바란다.

언어에는 마스터가 없다. 언어는 자신만의 표현이 따르는 아주 독창적인 것이다. 언어는 상대에게 내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이며, 상대의 뜻하는 바를 쉽게 이해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영어를 처음 배웠을때 이것부터 배운 것이다.
 
I'm Tom. You are Jane.

PS. 실수를 했다. 사람 이름 앞에 부정관사를 붙이다니 -,.- 뭔가 어색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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