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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식구들이 모였다.
음력 3월 11일, 할아버지 제사는 온 가족을 한꺼번에 모으는 힘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 고향에서 살고 계시지만, 삼촌들과 고모들과 할머니 그리고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우리 가족이 함께 모일 수 있는 몇 안되는 기회이다.
1년에 모두 네 번.
설 명절, 할아버지 제사, 추석 명절, 그리고 증조 할머니 제사.
제사라고 해봐야 단촐한 제사상을 만들고 몇 번의 절이 전부이지만, 제사로 말미암아 가족이 함께 모인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
이제 할머니 할아버지가 된 큰고모와 큰고모부 그리고 사촌동생 내외와 아이까지... 이젠 규모가 제법 크다. 할머니께서는 이렇게 많아진 손주와 증손주를 보고 즐거워 하신다.
가끔 제사 보다는 가족이 모인다는 것에 더 의의를 두는 것 같다. 이렇게 오랫만에 가족끼리 모여 음식을 나누어 먹고, 술잔을 돌리는 것이 제법 기다려 진다. 나도 나이를 먹은 것 같다.
이젠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된 손주와 노쇠한 몸의 할머니는 그저 이렇게 제사상을 핑게로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다다 어느순간 할머니의 제사상을 내 손으로 올려드려야 한다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다.
여전히 건강해 보이시니 마음은 조금 놓여지지만, 먼저 가신 할아버지는 늘 마음 한 구석에 허전함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렇게 대가족이 되어 당신의 제사상을 준비할 줄 아셨을까?
어제 저녁은 1년의 네 번 행사 중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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