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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경북 사람들만 아는 소고기 생고기 음식이 있다.

소의 일정 부위에서만 나오는 생고기, 일명 '뭉티기'는 아는 사람만 먹는 음식이다. 외지 사람들이 이 '뭉티기'를 처음보면 놀란다. 육회가 아닌 생고기를 어떻게 먹느냐고 묻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한번 맛을 보면 다음에 또 찾게되는 것이 바로 뭉티기다.

그런 뭉티기를 전문적으로 하는 곳이 대구엔 몇 곳이 있다. 그 중에 유명한 '거송식당'을 찾아보았다. 사실 나는 미식가가 아니지만, 모시는 분이 참으로 대단한 미식가이시다. :) 감사의 말씀을 전해야 할 것 같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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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송식당 (053-257-0638)은 찾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대구엔 몇 개의 특화된 골목들이 존재하는데, 중구 대신동 오토바이 골목이라는 곳이 있다. 그곳 중간에 위치하고 있는 식당이기에 오토바이 골목만 찾으면 금방 찾을 수 있다. 섬유회관 맞은편 골목이 오토바이 골목이다.

밖에서 보면 왼쪽에 작은 문 하나에 중앙에 식육점 고깃간처럼 생긴 유리창문이 있고(푸줏간 불빛이 보인다) 왼쪽엔 환풍기가 크게 연결되어 있다.

간판엔 '구이 전문점'이라고 표시가 되어 있고, 그 아래 전화번호가 적혀 있긴 하지만, 여느 '구이집'과는 다른 생고기 전문점이다. 광고간판이 크게 기능을 발휘할 것 같지 않아서인지, 전화번호도 예전 두자리대의 번호가 눈에 약간 거슬린다. 그러나 뭐 이런 것이 대수랴. 손님은 늘 끊이지 않으니 간판에 신경쓸 필요야 없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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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들어서면, 인심좋아 보이는 사장님이 반갑게 맞는다. 사실, 사장님이라는 소리보다, 여느 식당 안주인같은 푸근함이 느껴진다. 사진 한 장 찍겠다는데 적극 응해주셨다, 그러나 하필 눈을 감은 모습이라니...

주인의 앞에 놓인 플라스틱 바구니엔 벌건 고기 뭉텅이(경상도 사투리로 '뭉티기')가 보인다. 아마도 하루 판매량으로 보인다. 저 고기가 떨어지면 오늘은 뭉티기 맛을 못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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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가야한다는 이유가 바로 저기에 있었다. 자리도 몇 자리 없을 뿐더러, 고기가 일정량만 공급을 받아 판매하기 때문에 늦게 가면 없어서 못 먹는다. 뭉티기 고기는 순수한 국내 한우만 취급하기 때문에 그 공급량도 한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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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보는 생고기 뭉티기의 양은 '특'자이다. 보통 4명의 장정이 앉으면 두접시면 충분한 양이다. 한접시에 3만원이니, 그리 비싸지는 않다.

생고기 뭉티기는 소의 뒷다리 넓적살 일부에서만 난다. 일명 '처지개'라고 하는 부위인데, 소 한마리에서 약 4Kg의 양만 나온다고 한다. 우리가 육회로 먹는 부위도 그 쪽 부위라고 한다.

육회와 달리 생고기는 양념을 따로하지 않고 먹어도 소화가 되는 특수한 부위이다. 육회를 할 수 있는 고기도 한정되어 있듯이 뭉티기살도 한정된 부위이다.

고기엔 마블링이라고 하는 힘줄이 없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래야 씹어도 걸리는 것이 없이 부드럽기 때문이다. 구워먹는 고기와는 확실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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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고기 뭉티기는 이 양념장과 함께 먹어야 맛이 난다. 그렇게 맵지도 않으면서 고소한 참기름과 고추 등 몇가지를 섞에 만들었는데, 향이 진하지 않아서 고기의 맛과 향을 그대로 살려주는 양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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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 나오는 반찬은 소화에 도움을 주는 양배추와 약간의 채소 그리고 마늘과 고추를 썰어넣은 간장 양념, 땅콩, 그리고 한치회가 나온다.

첨엔 멋도 모르고 왠 오징어회가 나오나 하며 의아해 했었는데, 먹어보니 한치였다. 생고기에 육회라 언뜻 이해가 가지 않지만, 생고기를 맛있게 먹는 방법에 저 한치가 제 역할을 한다고 하니 그제서야 고개를 끄떡였다.

양배추는 모자랄 경우 계속 달라고 하면 준다. 생고기의 특성상 소화에 대한 부담이 있기에 양배추가 소화를 촉진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고 주인이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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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 특별한 안주로 소의 3번째 위인 처녑이 나왔다. 난 처녑을 즐기지 않지만, 즐기는 사람에 의하면 이 집의 처녑이 아주 맛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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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왔다고, 주인이 직접 가르쳐 준 맛있게 생고기를 먹는 방법이다.

양배추를 쌈삼아 양념을 바른 생고기 한 뭉티기와 그 위에 한치 그리고 고추와 마늘을 넣고 싸서 먹으면 맛있다고 알려주었다. 그냥 생고기만 먹던 맛과는 좀 다르다. 생고기와 한치의 맛이 이렇게 어울릴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매콤하지만 그렇게 맵지는 않은 맛에 생고기의 맛과 한치의 맛이 참으로 이채롭다. 구수하기도 하고, 뭔가 설명을 하기 힘든 맛이지만, 그 맛은 대체적으로 아주 긍정적인(?) 맛이다.

한치도 모자라면 더 준다. 한치 아까워 하지 말고 같이 싸서 먹으면 된다. 물론 이런 고기에 소주한잔이 빠질 수 없다. 한 입 먹고 소주 한 잔 털어 넣으면 그것이 곧 천국을 맛보는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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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머리구이도 꽤나 구수하고 맛있는 부위다. 양지머리는 소의 가슴살 부위인데, 보통은 국거리로 사용한다. 그러나 이 부위를 구워 먹는 것도 괜찮은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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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고기를 한번도 먹어보지 않았던 나도, 한번 맛을 본 후 상당히 맛있다는 느낌을 가지게 되었다. 생각보다 질기거나 터벅터벅하지 않았다. 그리고 적당한 양념과 한치회는 맛을 더욱 구수하게 만드는 재료였다.

일단 먹어보면 매니아가 된다는 생고기 뭉티기는 대구 경북에서만 맛볼 수 있다. 아는 사람만 찾는 생고기 맛은 먹어보지 않은 사람에게 소개시켜 주면 아주 칭찬 받을 것이다.

8시가 넘어서면 손님들이 많이 붐빈다. 그리고 손님이 많으면 뭉티기를 맛보지 못할 수 있으니, 미리 연락을 해보고 가는 것도 좋겠다. 입맛만 다시다가 돌아가야 하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이다.

대구에 가거든 생고기 뭉티기를 먹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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