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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자사전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샤프전자가 PMP를 내놓았다. 샤프의 리얼딕 시리즈는 잘 팔리고 있지만, 샤프가 만든 PMP는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까?
애초부터 전자사전은 멀티미디어 기능과는 거리가 멀다. 단순히 사전을 찾아주고 그 결과를 텍스트로 디스플레이할 뿐이다. 읽어주는 기능이 있긴 하지만, 원래부터 그런 기능은 전자사전으로 만족할 기능은 아니었다.
PMP는 전자사전과 다르다. 태생이 멀티미디어 플레이어인 점은 전자사전의 영역과는 분명 다른 분야임에는 틀림없다. 샤프전자가 전자기기 전문 회사는 맞지만, 대기업이 뛰어들지 않는 PMP라는 분야로의 진출이라면 분명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
국내 PMP 시장은 구매하기 부담스러운 고가의 제품위주이며, 시장 마저도 하드디스크가 아닌 플래쉬 메모리를 채용한 MP4나 MP3 시장이 주도를 하고 있다.
PMP는 그저 영화를 OTG(On The Go)하는 장치로만 인식될 뿐인데, 밖에서 영화를 보는 기능만으로는 가격이 비싸다. 여기에 DMB라는 모바일 TV 기능이 추가된 제품들이 나오지만, 그 역시 TV와 영화를 보는 기능만으로는 충분히 비싼 기기이다.
PMP는 네트워크 기능의 UMPC와 아래로는 동영상이 지원되는 MP4P의 사이에 끼여있는 형국인데, 이 혼탁한 시장에 샤프가 PMP를 들고 나왔다.
다른 PMP와 달리 멀티미디어 기능을 강조하는 것이 아닌, 전자사전과 교육으로 특화시킨 기기만의 장점을 내세운다. SP700은 교육용 PMP라는 점을 뇌리에 각인 시킨다. 물론 그런 기능을 가진 제품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엔터테인먼트가 아닌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를 강조하는 점이 기존의 PMP와는 다르다. 다른 PMP처럼 기능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전자사전업체가 만든 PMP이기에 전자사전 기능은 뛰어나다는 것은 알 수 있다.
그 외에도 동영상 플레이어, 오디오 플레이어, DMB(DAB), 각종 뷰어, 다이어리, 외부 오디오/비디오 기기 연결 등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우선 메인 CPU는 TI사의 다빈치(DaVinci)를 채용했다. 다빈치는 ARM코어 기반에 프로그래머블 DSP와 비디오 가속기를 통합한 모바일 전용 프로세서이다.
특히 각종 멀티미디어 코덱을 탑재하고 있어서 별도의 소프트웨어 코덱없이 멀티미디어 처리가 가능해서 최근 모바일 기기에 많이 채용하고 있는 TI사의 대표적인 프로세서이다. SP700에 채택된 다빈치의 정확한 모델은 DM6441이다.
30GB 하드디스크를 가지고 있으며, DMB 수신기가 내장되어 있다. 또한 TV-OUT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PMP의 비디오/오디오를 외부로 디스플레이할 수 있다.
운영체제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WinCE 5.0을 사용하고 있다. 화면은 4.3인치 TFT LCD(1600만컬러)로 와이드 스크린이며, 480*272의 해상도이다. 다른 PMP에 비해 낮은 해상도를 가지고 있다. 그 점은 MCU인 다빈치에서 해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메인 메뉴는 아래 아이콘을 보면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DMB, Video, Audio, Dictionary, Viewer, Diary, Setting의 7가지 메뉴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메인메뉴 아래도 서브 메뉴가 나온다. Video 메뉴의 경우 비디오 플레이어, 플래시 플레이어, 비디오 레코더의 서브 메뉴가 나온다.
동영상은 다빈치칩의 특성을 그대로 이용이 가능한데, DivX, Xvid, MPEG 1/2/4, WMV 7/8/9, H.264, ASF 등의 다양한 포맷의 영상을 지원한다. 플래쉬는 Macro Media Flash Player 7.0이 들어 있어서 플래시 게임이나 간단한 플래시 파일의 재생이 가능하다.
SMI 파일을 지원하므로 일만 DivX에 SMI 파일을 넣어 영화감상이 가능하다. AC3(5.1채널), VBR, PCM 파일도 지원하여 영화 감상시 다양한 오디오 코덱에 대해서도 지원한다.
단, 시중의 일반 PMP와 달리 SP700의 DivX는 별도 제공되는 컨버터를 통해 해상도를 줄여 인코딩해야 한다. 이 점은 SP700 구입을 고려 중인 사람은 반드시 알아야 한다. 컨버팅을 해야만 볼 수 있는 DivX는 시중에 판매되는 대부분의 MP4 플레이어들이 모두 이에 해당한다.
또한 비디오 레코더의 경우 외부 장치를 통해 ASF(Video MPEG4, MP3)로 녹화 및 녹음이 가능하다.
오디오는 MP3, WMA, ASF, OGG Vorbis, WAV, AAC 포맷을 지원하며, MP3와 WMA는 8Kbps에서 320Kbps까지, OGG는 8Kbps에서 500Kbps의 파일을 지원한다. 보이스 레코더는 MP3 파일로 인코딩이 가능하다.
DMB는 T-DMB(지상파 DMB)를 지원하며, 동시에 디지털 라디오인 DAB도 지원한다.
전자사전 PMP이긴 하지만 DMB 지원으로 SP700의 가치는 상당히 높아질 수 있었다. 전자사전과 DMB의 결합은 종종 있긴 하지만 낮은 수신율과 주 기능이 아닌 보조기능으로서 DMB를 만족해야할 수준이었지만, 이번 SP700의 DMB 기능은 만족할만한 성능을 보여주었다.
특히 왼쪽 영상, 오른쪽 채널이라는 단순한 UI는 직관적이고 편리하다. 또한 쉽게 TV(DMB)와 라디오(DAB) 메뉴를 이동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녹화가 가능하다는 점에 큰 점수를 줄 수 있을 것이다.
왼쪽 위에는 신호의 강도를 휴대폰처럼 나타내는 안테나 UI도 괜찮은 아이디어다.
사전기능은 특별히 설명하지 않아도 될만큼 SP700의 기본 기능이며, 가장 강조되는 기능이기도 하다. 국어, 영한/한영, 영영, 한자옥편, 영어 숙어사전, 이메일 영어 표현, 회화구문 등의 사전이 제공되며 펌웨어 업데이트 등을 통하여 사전 추가가 가능하다.
전자사전과 달리 입력도구인 키보드가 터치스크린으로 제공되는데, 이는 전자사전만의 장점인 입력장치의 단순함을 따라가지는 못한다. 손가락으로 입력하기는 다소 무리가 있고, 같이 제공되는 펜으로 입력해야 한다.
뷰어 항목은 E-Book, 포토 앨범, 오피스 뷰어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전자책 솔루션인 에피루스(Epyrus)를 지원한다. 에피루스는 국내 전자책 콘텐츠의 95% 이상을 읽을 수 있는 국내 솔루션이다.
포토앨범은 잘 알고 있듯이 디카 등으로 찍은 사진을 볼 수 있는 기능이다. 특히 USB Host 기능을 지원하므로 디카로 찍은 사진을 USB 연결을 통해 바로 PMP에서 확인할 수 있고, 만일 미디어가 SD카드인 경우 직접 SP700 슬롯을 통해 사진을 읽을 수 있다.
JPEG, BMP(하나의 파일에 20MB 사이즈까지 가능), GIF, TIFF, PNG 지원이 가능하다.
오피스 뷰어기능은 PDF와 비슷한 국내 기업의 제품 포맷 중의 하나인 CSD를 지원한다. CSD 파일 역시 제공되는 변환기를 통해 SP700에 옮길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워드, 액셀, 파워포인트 등을 CSD 포맷으로 옮길 수 있어서 학생이나 직장인들에게는 유용한 기능이 될 수 있다.
E-Book과 오피스 뷰어에서 전자사전으로의 직접 이동이 가능한 Jump 기능은 유용하다. 문서를 읽을 때 궁금한 단어를 직접 찾아서 별도의 작은 창에 띄워주는 기능인데 아주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Setting은 환경설정과 WinCE 설정으로 직접 이동할 수 있는 메뉴이다. 환경설정은 화면, 음향, 시스템 설정과 일반 정보 메뉴로 구성되어 있으며, 시스템의 제반 설정에 대한 것들이다.
기기의 상단면에는 전원스위치와 Hold 스위치가 있으며 반대쪽에는 DMB를 위한 Rod 안테나가 있다.
기기의 왼쪽에는 안테나, 외장 마이크, DMB 수신율 문제가 있을 때 외부로 연결 가능한 DMB 안테나 연결잭이 있으며, 바로 아래는 SD 카드 슬롯이다.
오른쪽엔 위에서부터 고리를 연결할 수 있는 스트랩과 이어폰 잭, USB 미디 타입 단자, USB 호스트 단자 그리고 DC 전원잭이 있고, 제일 하단에 터치 스크린 펜이 있다.
뒷면은 착탈식 배터리와 거치대가 있다. SP700에 제공되는 배터리는 4000mAh의 고용량 착탈식 배터리가 달려있다. 추가 배터리를 구매하면 밖에서도 지속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거치대는 책상 등에 놓고 TV를 보거나 영화를 감상할 때 유용할 것이다.
가격은 478,000원으로 샤프전자에서 가격정책을 강하게 드라이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저가 온라인 쇼핑몰에서 찾아보아도 대부분 이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상으로 KES에서 직접 만져보고 살펴본 샤프전자의 PMP SP700에 대해 적어 보았다.
전반적으로 총평을 하자면 다음과 같다.
전자사전과 DMB TV의 결합이라는 점과 착탈식 배터리의 지원, 그리고 전자사전의 명성을 가진 샤프의 전자사전 기술이 채용되었다는 점, 외부 기기와의 연결성이 뛰어나다는 점은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겠다.
하지만, 일반적인 PMP가 지원하는 800*480의 높은 해상도를 지원하지 못하는 점과 DivX 등의 영상 파일은 변환이 필요하다는 점은 큰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다빈치칩을 채용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만, PMP라고 이름붙인 기기치고는 기존 제품에 비해 멀티미디어 기능은 큰 점수를 줄 수 없을 것이다.
샤프전자만의 교육 콘텐츠 제공은 또 하나의 장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 기존의 PMP들은 기기에만 중점을 두었지만, 샤프의 경우 CX200이나 CX300 등의 전자사전에도 제공되었던 각종 오디오/비디오 콘텐츠의 무료 제공은 기기의 가치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향후 지원될 예정이지만, SKT 멜론의 음악파일이나 시네로 닷컴의 영화 콘텐츠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들은 DRM 이 설치된 기기에서만 작동되는데, 펌웨어를 통해 이들 유료 콘텐츠를 지원할 예정이다.
478,000원의 만만치 않은 가격으로 전자사전 주고객인 중고등학생층과 일부 젊은 직장인층을 겨냥해서 만든 이 제품의 성공여부는 곧 이어질 방학과 크리스마스, 내년초 졸업 입학 시즌에 판가름 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