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부에서 어떠한 법안의 찬반 또는 가부결을 결정할 때, 양측의 의견이 동수일 때, 의장이 양측의 어느 한 쪽에 의견을 가세하여 가결 또는 부결을 결정할 때, 흔히 의장이 캐스팅 보트(Casting Vote)를 쥐고 있다고 표현한다.

'캐스팅 보트'는 결정권을 의미한다. 어떠한 사안이 있을 때 캐스팅 보트의 권한행사의 방향에 따라 결정이 되기 때문에 캐스팅 보트를 쥔 주체는 상당한 권력을 행사하게 된다. 그래서 양쪽 또는 다자간의 경쟁에서 중요한 위치에서 그만한 대접을 받게 된다.

특히나 선거에서 캐스팅 보트는 1등과 2등에게 절대적인 존재이다. 어차피 1등을 할 수 없는 3등 이하의 위치에 있는 자가 1,2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1등을 할 수 없는 자가 누릴 수 있는 권력이 바로 순위에 영향을 미치도록 캐스팅 보트를 행사하는 것이다.

최근 한나라당에는 캐스팅 보트를 이야기할 상황에 직면해 있다.

전 한나라당 총재인 이회창씨의 대선출마가 거의 기정 사실화된 상황에서 지지율 문제로 다급한 이명박 후보측과 당경선에서 패배한 박근혜 전 당대표 이렇게 3명의 관계가 미묘하게 돌아가고 있다.

현재 이회창 전 총재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가상 대결을 할 경우 이명박 후보가 앞서지만, 이회장 전 총재가 두자리수로 이명박 후보를 위협하는 것으로 여론 조사가 나왔다고 한다.

그렇다보니, 당의 일정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의 입지가 상당히 강화되었다. 대선 막판에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에 따라 박 대표의 지지자들이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일정 표를 가진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셈이다.

얼마전 이명박 후보측의 이재오 의원은 '이후보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박근혜 대표측)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발언과 이에 대해 박근혜 전 대표는 '오만의 극치'라는 표현으로 맞받아쳤다.

그러나, 이회창 전 총재의 대선 출마설이 돌자 이재오 의원이 발언에 대한 사과를 표명했다.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입장이 된 박근혜 전 대표측은 이에 대해 이재오 의원 사퇴를 거론하고 나섰다. 캐스팅 보트의 권한은 이처럼 막강하다.

만일 이 전 총재의 출마가 확정되면 박근혜 전 대표는 어느 한쪽을 지원하게 될 것이다. 대선 후의 입지를 확보하기 위한 방법이자, 이번 대선에서의 영향력을 통해 차기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반한나라당이라고 부르는 정치세력의 캐스팅 보트는 누가 될 것인가? 현재로 봐서는 민주노동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노동당이 예전에 비해 인지도는 많이 상승했지만, 아직도 현실정치에서는 '주류'측에 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향은 줄 수 있지만, 1등은 불가능한 상황이므로 민주노동당이 캐스팅 보트가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문제는 여권으로 분류되는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와 창조한국당의 문국현후보, 민주당의 이인제 후보의 단일화이다. 여권에서는 단일화가 가장 큰 변수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이명박 후보와 이회창 전 총재가 동시에 출마한다면 여권은 단일화가 되지 않을 경우 당선권에서 멀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는 야권 후보의 표 뿐만 아니라, 여권의 표 역시 뺏아갈 가능성이 있어서 여권으로서도 부담이 크다.

한나라당과 반한나라당의 대결구도로 점춰졌던 이번 대선구도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출마설로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번 대선에서 정몽준 의원의 캐스팅 보트 역할로 현정부가 탄생한 것과 비슷하게 이번 대선에서도 후보 중에서 캐스팅 보트가 나타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어쨋든 1등을 못할 바에야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으면서 대우를 받는 것도 고려해볼만한 정치 방법이다. 캐스팅 보트로 정치 인생을 살아온 가장 대표 정치인은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가 있다. 정치에서는 1인자보다 영원한 2인자, 3인자가 가끔은 더 중요할 때가 있다. 특히 대선에서 캐스팅 보트의 자리는 아주 중요하다.

Posted by 까칠한 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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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길손 2007.11.06 00: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거 때 조선일보 등을 비롯한 주요언론에서 흔히 '관전포인트'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이것은 무척 잘못되고 유권자들에게 무례한 표현입니다.

    관전(觀戰)이란 말 그대로 '싸움을 구경한다'는 의미인데, 흔히 야구 경기 등의 스포츠를 구경하는 경우 사용하는 표현이지요.

    대선이나 총선, 지방선거는 우리의 일상생활과 직결된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과정이지, 경기자 즉 정치인들이 치고 받는 것을 유권자들이 구경, 즉 '관전'을 하는 한가한 스포츠가 아닙니다.

    그러나 주요언론에서는 선거 때마다 '관전 포인트'라는 표현을 사용, 선거가 일반 유권자들과 상관없는 정치인들끼리의 싸움인 것같은 인식을 알게 모르게 심어주었고, 아니라고 주장하겠지만, 유권자들 또한 자신도 모르는 사이 선거때 마다 '더러운 정치인들이 치고 받는 것을 구경이나 하는' 관전꾼 신세가 되어있습니다.

    선거는 법이 정한 기간 동안 유권자들을 위해 일할 일꾼을 뽑는 과정이지, 아무리 해봐야 유권자와는 전혀 상관없는 정치인 나리들이 치고 받는 것을 우리는 멀찍이 떨어져 도덕정 우월성을 만끽하며 저들끼리 치고 받는 것을 '관전'하는 행사가 아닙니다.

    그러나 글 전체를 흐르는 멘탈리티나, 제목이나, 글쓴분께서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선거를 '관전'이나 하는 게임으로 생각하게 되신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유권자들도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겠죠.
    "이론상 선거가 유권자들을 위해 일하는 공복을 뽑는 것인 것을 몰라서 그러나? 이래도 저래도 어차피 정치인 나리들은 저들끼리 치고 받고 싸우니 우리는 그저 멀찍이 떨어져 관전이나 하는수 밖에"

    이것은 바뀌어져야 합니다.

    우선 선거때 마다 사용하는 '관전', '관전 포인트'라는 말부터 없애야 합니다.

    그래야 선거가 유권자들에게 있어 그저 '관전'이나 하는 정치인들만의 행사가 아닌, 우리 유권자의 행사가 되는 것입니다.